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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들꽃 일원이 Feb 21. 2017

철새 담당자

철따라 옮겨 다니는 철새들처럼 정기적 인사철마다 업무담당자가 바뀌고 있다
 그것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본청이나 구청이나 철새 담당자들이 된다
 어떠한 문제로 막히면 누구에게 물어야지? 라는 질문을 해본다.
 며칠 전에는 공무직 인사가 났다
 

내 옆 여직원이 바뀌는 관계로 벌어지는 상황이 참 가관이라 해야되나?
 담당자도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아 공익요원이 가르쳐주고 있는 것을 보면서 말문이 막혔다
 창구에서 실제로 업무를 봤던 여직원은 가는 순간까지 민원처리를 해주고 갔다
 신임 업무담당자도 업무에 대해 알지는 못하지만 떠나는 순간까지 처리를 하게하는 것은 아니 다고 본다.

그동안 창구에서 봐준 직원에 대한 배려는 조금도 없었다.     

나의 직장생활 28년째 일반직원들과 근속년수 만 따지면 대등하거나 더 오래된 계열에 속한다.
 단지 그들과 다른 것이 있다면 그들의 업무보조라는 것이다
 환상의 파트너를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19세라는 나이에 뭣 모르고 시작했던 사회생활 직원들이 주는 문서발송 및 접수 타이핑, 청소 및 커피 담배심부름까지 그때는 아무 느낌 없이 했던 기억이 난다. 

자신들이 불편하니까 봉급 조금 주면서 고용해놓고 사용기한이 다 된 듯 버려버리는 직원들을 보면서 배신감도 느꼈었다. 

그래도 그 연이 이어져 수많은 일을 겪으면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경험이 쌓일수록 어느 순간부터 보조로서 무관심한 담당자한테 서운함도 가지게 되었던 것 같다.     

폭풍우가 몰아치듯 한번 씩 비상을 거는 민원접수건수 앞에서 벌어지는 일들 뒤에서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기대를 해보지만 포기하는 쪽이 빠르다는 것을 느낀다.
 

인원부족 탓만 하는 사람들 물론 내가 봤을 때도 맞는 말이지만 조금이라도 주인의식이 있다면 아니 관심이 있다면 그렇게 모른 척 하지 않을 것 같다 
 과부하의 업무를 맡았어도 모두가 그 사람에게 주어진 업무인데 보조가 있으니까 하는 마음에 중요도에서 밀리는 것 같다
 그러다 또 철새들이 되어 이동하고 이런 현상이 반복적으로 되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지난해 남은 연가를 쓰고 출근 한 날 점심시간 담당자에게 부탁하고 점심을 먹고 오니 앞 창구는 비워있었고 점심때마다 커버해주는 공익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순간 내가 다른 직원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동시에 무관심한 담당자가 좀 야속했지만 전 담당자들도 무관심한 것은 마찬가지였기에 현 담당자한테 서운한 감정 가질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    

어떠한 상황에 처하면 부정 원망을 거쳐 체념하고 받아들이는 단계를 거친다고 하는데 나도 이제는 체념의 단계에 접어든 것일까? 아님 원망과 체념의 중간에 있는 것일까?    

하루8시간 사무실이라는 커다란 배를 타고 민원실이라는 닺을 올리고 선장의 지휘아래 수많은 이들과 부딪치며 살아간다. 

담당자와 보조자 두 사이의 소통만이 원활한 업무처리의 지름길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주인이 솔선수범 하면서 시키는 것과 본인은 하지 않으면서 명령만 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    

일상생활에서 수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느끼는 감정을 대조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스트레스를 풀 듯 낙서해가며 내 마음에 대조하는 공부를 해 봄으로써 나도 또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지? 

마음공부 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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