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합대회

15년후 나는 베일에 가려진채 퇴임하겠지?

by 정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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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낮의 뜨거운 태양을 식혀주듯

선선한 바람 맞으며 뒷 산을 오른다

새콤달콤 빨갛게 무르익은 앵두 한줌과

대나무 줄기 따라 돋아나는 어린 죽순 한 토막이 산책길 동반자가 된다


도심을 벗어나 외곽에 자리잡은 아담한 전원주택 초록빛 잔디가 깔려있는 마당옆 테라스에는 야외용 식탁이 자리잡고 커다란 파라솔이 눈부신 태양을 가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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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들의 등장으로 사정 없이 짖어대는 진돗개 한마리와 닭들이 경계를 하며 파드득 파드득 날개짓 한다


커다란 바베큐 통 밑을 달구며 타오르는 불꽃과 매운연기 맡으며 익어가는 고기냄새에 너도 나도 재빠른 젓가락질 타고 입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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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그레한 얼굴과 땀 범벅 모습으로 하산하신 분들의 허기를 달래줄 밥상이 한상가득 차려지며 웃음소리 넘쳐나는 단합대회 시작을 알린다


서산에 지는 해 바라보며

옹기종기 모여 사진 한 장에 추억을 담고

담소를 담으며

이야기 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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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한 밤을 밝혀주는 가로등 불빛아래서 주거니 받거니 발그레한 모습으로 하하하 호호호

모기와 전쟁을 치르며 단합대회의 정점을 찍는다


퇴임을 맞이하시는 과장님과 함께하는 마지막 단합대회 삼십여년을 걸어온 직장생활을 마감하시는 모습을 바라보며 세월의 무상함과 왠지 모를 쓸쓸함이 느껴진다


15년후 나는 어떤 모습으로 퇴임을 맞이할까?

아마도 베일에 가려진 채 조용히 퇴장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