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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들꽃 일원이 Oct 22. 2019

달려온 삼십년 달려갈 십년

빼앗긴 십년의 보상은  손수 작성한 퇴직금 청구 였을까?


이십여년 전
1998 년 12월
매서운 날씨만큼이나
마음도 얼어붙었던 겨울

힘없는 이들에게
내려보낸 해고예고 통보
그리고 사직서 양식
뒤이어 손수 작성하게된
퇴직금 청구서

외환위기 여파로
불어닥친 구조조정의 칼바람
그 바람앞에 무너져버린 이들
꿈 희망 가정도 잃으며
돌아올 수 없는 길을 선택한 사람들

열아홉 햇병아리 때
느꼈던 배신보다
더 큰 마음의 상처를 담아
지내온 시간
여전히 잠재되어 있는
원망의 불씨

화려한 겉포장에 가리어
보이지 않는 내면의 세계
세월의 흐름속에 묻혀있는
감정들을 내 한마음 돌려
영원히 잠재우고 싶다

빼앗긴 십여년
거기에 대한 보상은
손수 작성했던 퇴직금 청구 였을까?
퇴직금액은 흔적없이 사라지고
희미해진 기억만 남아있다

앞으로의 십년
지나온 삼십년과 함께
원망의 불씨 잠재우며
종착지에 꽂힌 깃발을 향해
달려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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