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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선주 Nov 07. 2022

순수한 마음을 쓰는 시인이된 큰딸

새벽닭 울음소리 고단한 몸 일으키고

허리춤에 찬 곳간열쇠 문이 열리면

함지박 한가득 채워주는 쌀 한 바가지

가마솥 아궁이 불피우며 분주한 아침을 연다


부엌 너머 들려오는 아기 울음소리

큰딸 부르는 엄마 소리

어린 동생 업고 거니는 오솔길

또래의 등굣길 모습 발길을 멈춘다


흙바닥 공책 삼아 나뭇가지 연필 삼아

들려오는 소리 따라 썼다 지우고

미안한 마음 담은 엄마의 볼멘소리

딸은 서러움에 눈물 고인 눈망울만 깜빡깜빡


주름진 얼굴 침침한 눈 돋보기 끼고

한 글자 한 글자 읽고 쓰며 배운 한글

배시시 웃으시는 수줍은 아이의 모습

소중한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뭉클함 숙연함을 담고있는

모진 세월 이겨낸 나에게 쓰는 시 한 편

놓지 않는 배움의 열정

큰딸은 순수한 마음을 쓰는 시인이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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