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칠줄 모르는 굵은 빗줄기
곱디고운 어머니의 기약없는 기다림
그 모습에 당신의 얼굴을 보는 듯
한참을 지켜봅니다
세월의 흐름에 굽은 허리는
보조기구에 몸을 맡기고
조심스러운 걸음걸음
우산이 되고 동행자가 되어드린다
고마워요 미안해요
괜찮아요 미안해하지 마세요
볼일 보시고 조심히 돌아가세요
나 홀로 돌아오는 길
장대비에 젖은 슬리퍼와
바짓자락 물 한 바가지 씻기어 가고
바람에 축축함을 말린다
짧은 만남과 동행의 시간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그리움에
밀려오는 오묘함
깊은 여운으로 남는다
오늘은 당신이 더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