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대신 닭

by 정선주

전 부서에서 근무할 때 있었던 일이다

하나에서 열까지 시키기 좋아하는 전 담당자로 인해 느꼈던 점을 적어보고자 한다


오늘은 꿩 대신 닭이 된 기분이다

조직개편과 인사이동 관계로 업무담당자도 바뀌고 전임자는 다른 업무를 보면서 엄청 바빠졌다


공익요원이 없는 관계로 아무렇지도 않게 펙스 넣어달라고 시키는데 내 속이 좁은건가 나이가 들은 탓인가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사회 생활 햇병아리 시절부터 삼십대를 바라보는 시점까지 일반 과에서 사환 일을 한 탓인지 예전으로 다시 돌아간 기분이었다


생각해보면 별 것도 아닌데 새로운 업무 때문에 바쁜줄 알지만 평소에 내가 가졌던 안좋은 이미지로 인해 오늘 하루는 요란했던 것 같다


예전에 아무렇지도 않게 해오던 일들인데 나도 내 업무가 있는데 개인비서도 아니고 그렇게 시키고 싶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그 사람과 따질 수도 없는 일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해주었으면 내 마음이 좀 편했을텐데 꽈베기처럼 꼬여 있었다


모든 것을 내가 해결하기 바래고 시끄럽게 하는 민원이나 있어야 나서서 해결하려 하는 스타일 인듯 싶다


이중 납부로 환불 처리해주어야 할 것도 계좌번호까지 받아놓고 미결로 남겨 놓더니 후임자에게로 넘겨버렸다


하나에서 열까지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늦어도 보름안에는 들어오던데 한달 이상이 되어도 입금이 안된다는 민원인 말에 할 말이 없었다


미운 사람 이쁘게 봐주기가 어렵듯이 한번 박힌 이미지 때문에 모든 것이 부정적으로 보였던것 같다


내 입장에서는 담당자가 바뀐 것이 좋기는 하지만 한번 떠난 마음은 쉽게 돌아오지 않는듯 싶다


열아홉 시절부터 뭣 모르고 해왔던 커피, 담배심부름, 아침 청소 그리고 문서수발까지 그들에게 느꼈던 배신감이 더해져도 놓을 수가 없었기에 고난의 짐을 짊어진채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때로는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말이다


업무가 끝나갈 무렵 고등학교 후배이자 전에 근무했던 여직원 지금은 자영업을 하고 있는 사업가로 변해있는 모습으로 우연히 만났다


27년째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세월이 많이 흘렀음을 여직원을 보며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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