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후 나의 퇴임
300쪽이 넘는 나의 낙서장
처음 낙서를 시작했을때 동사무소에서 복지도우미 했던 여직원을 위해 소설아닌 소설을 쓰게되었는데 하다보니 나의 지나온 이야기가 되었다
퇴임할 때를 생각하며 적어본 내용이 눈에 들어온다
“저를 아시는 모든 분들께 이 글을 올립니다. 제가 직장생활을 시작한지 어느덧 39년 이라는 세월을 흘러서 왔네요.
돌이켜 보면 정말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이 수많은 세월 동안 저에게는 비정규직이라는 꼬리가 달려있습니다. 열아홉 살 풋내기가 이제 어느덧 퇴임을 앞두고 있으니 그동안 제 자신을 돌이켜보면 서러운 마음만이 남는 것 같네요. 제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여러분 저와 같은 위치에 있는 직원들 모두가 형제자매요 아들 딸 이라고 생각하고 많이 감싸 주시고 챙겨 주세요. 저희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아요. 그저 따뜻한 말 한마디와 진심어린 마음으로 대해 줄 때 저희 가슴속에 맺힌 한 들은 봄눈 녹듯 녹아내릴 것입니다. 그동안 박혀있던 고정관념을 바꿔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저 역시 근무하면서 참 많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소수의 분들은 저희를 이해하고 따뜻하게 대해 주셨지만 의견이 있어도 가슴속에 맺힌 것이 있어도 속으로만 품고 있었습니다. 자유도 없고 명령 따라 움직이는 로봇 같은 생활이 지겨웠습니다. 지금 와서 이런 이야기를 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고쳐 주세요. 저는 비록 떠나지만 제 밑에 있는 직원들은 좀 더 인간적이고 좀 더 좋은 조건에서 근무하기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똑같은 일을 하는데 왜 소외감을 받아야 합니까. 아마 지금 제가 정식이 되어서 높은 위치에 있었더라면 이런 씁쓸한 기분은 들지 않았을 겁니다. 힘은 들었지만 그래도 희망은 버리지 않았는데 그 희망은 꿈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퇴임이라고 생각하니 1998년도가 생각이 나는군요. IMF가 오면서 힘없는 우리한테 칼바람이 몰아쳤습니다.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만 그때가 떠오르네요. 명예롭게 물러나야 할 퇴임이 왜 이렇게 쓸쓸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어떤 분들은 어리석다고 하겠죠. 일명 백그라운드라도 써서 탈피하지 그랬냐 하시겠지만 정말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그렇게 매력을 느낀 것도 아니고요. 정말 당당하게 인정받고 싶었습니다.
언젠가 한번 제가 하고 싶은 말들을 신문에 기재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반응은 정말 차가웠습니다.
내가 공연한 짓을 했나 그렇게 생각하면서 과연 상사분이 우리를 대신해서 말씀하셨다면 어떤 반응이었을까 궁금했습니다. 그 뒤로는 정말 벙어리로 살았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가슴속에 묻어둔 채 30년 이상을 훌쩍 넘겼습니다.
종이 한 장 차이라는 이유 때문인가요?
서로가 서로를 아끼며 사랑해주세요. 이제 정말 떠날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저는 베일 속에 가려진채 조용히 떠나려 합니다. 그동안 진심어린 마음으로 대해주신 소수의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전해 드리고 싶네요.
모두들 건강 하시고 행운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하면서 이만 줄입니다. 행복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