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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명 른 May 15. 2024

지극히 평범하고 특별한 날  

결혼 10주년? 100주년 아니고? 

결혼은 미친짓이다


나도 몰랐다. 내가 결혼하게 될 줄은.

나도 몰랐다. 내가 결혼한지 벌써 10년이 됐다는 사실을. 

 

결혼하지 않겠노라고. 

내 삶을 결혼이라는 시스템에 구속하지 않겠노라고.

그렇게 다짐했었는데


30대가 되자 흐름에 나를 맡긴 것도 같고

부모님의 성화에 한 것 같기도 한 

결혼 생활의 시작.

평균선을 찾아가는 일의 시작.


아침을 잘 먹지 않는 나와 번도 아침을 놓친 적이 없다는 그.

우리는 그렇게나 달랐다.


처음에는 반갑지 않은 아침을 차려줬다. 새색시는 왠지 그래야할 것만 같았다.

반항끼를 눌러가며 최대한 코에 힘을 주고 시부모님께 어멍닝~~아벙닝~~했다. 

며느리는 왠지 그래야할 것만 같았다.


문제는 거기에서부터 시작했다. 

나를 놓은 결혼 생활은 역시나 삐걱대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다. 걔는 내가 아니었다. 



진짜 나의 결혼 생활


나는 걔를 놓아야했다. 그래야 내가 산다는 사실을 알았다.

우리는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야했다.

그렇게 찾다 보니 벌써 10년이 흘렀다. 

성난 개가 이빨을 보이듯 38선 구간 같은 곳은 여전히 존재한다.

참다가 병이 난다는 사실을 아는 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래서 이제는 적당한 타협점에서 적당히 참지 않는다. 


그 결과

우리에게는 적당한 평화가 찾아왔다. 

최소한 나한테는.

나는 나의 행복추구권을 존중한다.

그가 내 남편이어서 다행이다. 



오늘의 인증


일정: 첫 데이트 장소인 다산 공원에 가려고 했지만 날씨 상태가 심상치 않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브런치가 먹고 싶었다. 오늘 컨디션은 최악. 중간에 약국에 들러 약을 집어삼켰다. 일정을 마치고 집에 오자마자 기절한 듯 잠에 빠져 저녁이 되어서야 눈을 떴다. 

소감: 게으르게 흘러가는 시간이었다. 큰 기대는 없었다. 그래서 편안했다. 기대는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 나에게 기대하며 살자. 타인에게 기대하지 말고.     

아침 겸 점심 : 브런치, 라테 / 저녁 : 뼈다귀감자탕

운동: X

반성: 물 부족 2리터는 마시자. 



#백일백장 #일지 #기록 #책강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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