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가명 른 May 23. 2024

뮤지컬 헤드윅이 전한 메시지

"니 맘대로 살아 이년아"

희곡론의 추억


희곡론 수업을 좋아했다.

과제는 늘 공연을 직접 본 후에 쓰는 평론이었다.

이 수업 덕분에 한 학기 동안 여기저기를 다니며 공연을 즐겼다.


행복했다.

국문과를 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한 두 번째 행복이었다.


이 기억 덕분인지 졸업 후에도 종종 공연에 다니며 그들의 삶 속에 빠지곤 했다.

그런데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니 이 즐거움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최근에는 아이를 따라 번개맨도 봤지만

내 눈은 아이의 안전을 우려하는 엄마의 눈으로 공연을 보고 있었기에 즐거운 마음은 크지 않았다.

다만 아이들이 행복한 게 그날의 목적이었다.


온전히 공연에 빠져본 게 얼마만이던가

잊고 있던 간만의 행복을 느끼는 시간을 보냈다.


뮤지컬 헤드윅


학교의 복지가 아니었으면 생각도 못했을 시간이었다.

모처럼 공연 자체에 빠져드는 시간을 보냈다.


컴퓨터 작업이 많아지면서 눈이 흐릿해서 놓치고 싶지 않은 장면은 연신

눈을 깜빡이며 공연에 빠졌다.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배우에게 집중되는 공연이라 얼마나 힘들지 그의 역량이 존경스러웠다.

게다가 세상에. 저렇게 이쁜 남자라니.

노래에 빠져들고 연기에 빠져들었다.

내일 공연이 없다며 공연이 끝났음에도 쉬어버린 목으로 다시 노래를 연이어 불러주는

유연석 배우의 열정에 나도 동참했다.


즐겼다. 행복했다.

이번 방학은 개인적인 일정으로 모든 여행을 포기했는데

비행기 한 번 타고 내린 기분이다.


헤드윅의 스토리는 트랜스젠더가 되기까지 헤드윅의 삶과 사랑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였다. 분위기가 영화 빌리 엘리어트가 연상되기도 했다.

강렬한 비주얼과 함께 전해지는 메시지는 하나였다.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


둘째 아이의 질문


"엄마 왜 우리는 여기에 살아? 사람은 왜 태어난 거야?"

오늘 아침 둘째 아이의 질문이었다. 한참 질문이 많은 때라는 건 알지만 원론적인 질문이 많은 편이라

나도 자주 말문이 막힐 때가 많다.


"음. 선물인 거야."

"우리는 원래 하늘에서 살고 있는데 가서 재미있게 놀고 오라고 소풍온 거야."

"그러니까 우리는 다시 돌아가게 될 때까지 재미있고 행복하게 살라고 여기에 있는 거야."


잘 둘러댄 것 같기도 하고 힘들 때마다 내가 했던 생각 같기도 하다.

나한테 해 주고 싶은 말이기도 했고 너한테 해 주고 싶은 말이기도 했다.



기록


식단 계획 : 아침-CCA주스/쿠키/라테, 점심-햄버거, 저녁-CCA

운동 계획 : 구르기 100, 자전거 20분, 플랭크 1분, 복근 10분

감정 계획 : 편안해지자.



#기록 #일지 #헤드윅 #백일백장 #책과강연


 



작가의 이전글 살기 위해 쓰는 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