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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명 른 Jun 10. 2024

9살 아이의 만다라트

공식 용어는 만다라차트지만 한국에서는 만다라트가 일반적

아이의 숙제 


아이의 과제가 꽤 길어졌다. 책을 읽고 이번에는 다섯 줄. 그것도 매일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가.


교육열을 올리는 아이 엄마들 곁에서 나는 최소의 것을 선택하기로 했다.

"하고 싶은 거 해. 그림도 그리고. 그런데 학교에서 내 준 과제, 우리가 해야 할 일들만 스스로 끝내 줘."

그렇게 아이에게 자유 시간을 줬다.


아이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최대한 미뤄 버리는 일을 선택했다. 

먼저 끝내면 속이 편할 텐데. 그 속은 내 속이겠지. 나 역시도 하기 싫은 일은 미루는 편이니 피차일반. 반협박성으로 말한다. 

"좋아. 하고 싶은 대로 하는데 엄마는 이제 더 이상 그거 하라는 말은 안 할 거야."


"그런데 엄마는 뭐 해?"

"만다라차트 써."

"그럼 나도 그거 쓸래."


아이와 함께 차트를 쓰기 시작한다. 큰 신경은 쓰지 않았다. 알아서 해 봐. 엄마 하는 거 보고. 

아이도 줄을 그어 주제를 정한다. 

'건강하게 사는 법'

제법 고민하는 시간이 길다. 신중하게 칸을 채워 나간다.

"엄마 손이 너무 아픈데?"


아직 손에 굳은 살도 생기지 않았으니 제법 아플만하다. 

"그래도 잘 쓰는데?"

보지도 않고 한 마디하고는 내 만다라차트에 집중한다.

엄마가 봐줬으면 하는 마음에 아이는 계속 뭐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잘 들리지 않았다. 미안.


"다 썼어 엄마."

아이가 자랑스럽게 차트를 내민다. 

고개를 돌려 아이가 만든 차트를 본다. 

"우와 멋진데? 근데 맞춤법이.."

"맞춤법은 보지 말고."

"엄마 직업이 그래. 어디 보자."

"와 진짜 잘했다. 최고야. 이거 지키는 거야?"

 

아.. 마지막 질문은 하지 말았어야지 조재옥

아이는 건강한 생활을 위해 8가지를 내놓았다. 그림을 좋아하니 그림까지 담긴 정성 가득한 차트다. 

그럴싸한 만다라차트를 보니 너무나 대견하다. 


콩밭에는 콩이 나지 


가끔 아이를 보면 신기하다. 

성질부리는 것도 비슷하고 책 좋아하는 것도 비슷하고 이제는 학교에서 제법 글을 잘 쓴다는 칭찬도 받아온다. 그 말은 나도 어디 가서 못 쓴다는 이야기를 듣고 살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칭찬에 인색했던 부모님이라 결핍이 있는지라. 이제는 내가 나를 칭찬하며 살기로 했다. 


즐겁기를

환하기를 

너의 인생이 그러하기를

많기를



기록


식단: 아침-cca주스, 점심-카레밥, 저녁-불고기(2수저), 간식-아이스크림

운동: 1분 플랭크

소감: 오늘은 모처럼 책 쓰기에 집중. 내일 코칭이 있어서 그런지 집중이 잘 됐다. 이제 질문을 좀 정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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