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장이 궁금하지 않아?
해야 할 일들을 다이어리에 적는다.
당장 돌아오는 일요일 특강이 잡혔다. 이 특강부터 그림이 그려져야 마음이 놓인다.
다른 일들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지나친 원씽.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
하나.. 둘... 아홉... 적어 보니 뭐 하고 있는 건가 싶다.
결국 맥락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데 그 하나의 맥락을 위해 해야 할 리스트다.
속으로 생각한다.
얌전히 교열사로 살 것이지.
얌전히 대학강사나 할 것을.
사업을 왜 한다고.
온갖 불만과 부정적인 생각들이 내 사고를 침범한다.
그리고 변명 같은 이유를 갖다 붙인다.
-해 봐야 후회가 없지.
-가 봐야 알지.
그렇게 원해서 사무실을 열더니 그것도 못 지켰으면서.
-덕분에 지금 정부지원도 받게 된 거잖아. 한 계단 올라간 거 아닐까?
교열사로 살 때가 돈은 더 잘 벌었어. 무슨 욕심이야?
-욕심이 아니고 내 목표.
가족한테 너무 소홀한 거 아냐? 착각하지 마. 그거 욕심이야.
무슨 애가 끝이 없어. 정신 못 차리니?
-그래도. 음. 그래도. 나중에 아이들이 크면 이런 나를 자랑스러워하길 바라.
-내 도전을 보고 그들의 도전을 쉽게 해 볼 수 있기를 바라.
건강도 못 챙기면서 하는 일이 무슨 목표야? 너 그러다 후회한다?
-나도 내심 그게 두려워. 그래도 이 산은 한 번 넘어보고 싶어.
생각들이 충돌한다.
드라마 보고 뒹굴고 쉬고 놀고 여행 가고
그렇게 살고 싶은 나도 있는데
그렇지 않은 나도 있으니까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
나는.
좀 그렇다.
그래도 희망이라고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