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아프냐 나도 아프다
정말 이름처럼 아주 난잡하게
손, 발, 입에 물집이 올라온다.
아이는 그게 싫은지 자꾸 밴드를 붙여 달라고 한다.
"나중에 뗄 때 더 아플 텐데?"
오늘은 모든 할 일을 뒤로 미루고 아이 위주로 아이와 함께 하자고 결심했다.
알까기 게임을 하고, 가위바위보를 하고, 책을 읽어주고
같이 노래를 부르고..
어느 순간 지쳐서 둘이 같이 잠이 들었다.
평소보다 더 피곤하다.
미안.
아이와 놀아주는 게 세상 쉽지 않음을 다시 한번 느낀다.
아이는 내내 좋은지 잠시 내 책을 읽는 짬도 뚱하다.
미안.
아이가 둘이라서 정말 다행이다.
첫째가 학교에서 돌아오자 바로 누나에게 간다.
"고마워"
"응?"
노는 아이들을 보며 글을 쓸 여유가 생겼다.
책도 좀 보고 해야 할 일들이 정리되지 않지만 정리라는 걸 또 해 본다.
오늘은 10시 전에 잠들 것 같다.
이상하다.
굉장히 열심히 운동을 한 것처럼 눈이 감긴다.
피곤하다.
내가 나쁜 엄마가 된 것 같다.
평소에 놀아주지 못한 게 티가 난다.
아이들이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며 살 수 있도록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도록
내 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부족한 나를 또 느끼는 날이다.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내 에너지를 끌어올려 시스템을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