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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플리트 Sep 30. 2022

내 안에 '영향력' 있다!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주방에 딸린 작은 TV를 보며 설거지하는 중이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이 뉴스를 통해 보도되고 있었다.

많은 이들의 슬픔 가운데 진행되는 장례식과는 별개로 먹고 치우는 나의 일과는 계속되었다. 

존경받던 위인이 생을 다해도 세상은 멈추지 않았다.

누군가의 생이 영원히 멈췄는데, 그거와 상관없이 다른 이의 생은 흘러간다. 

사람 사는 인생이 다 똑같은가 싶다가도 저 먼 나라 여왕의 서거 소식이 나에게까지 흘러 들어오는 걸 보면 다 똑같지는 않은 것 같다.


영향력에 대해 생각해본다.

나는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사람과 상황을 떠올려본다.

좋은 영향인지 나쁜 영향인지 돌아본다.

평범한 내게도 인생의 굽이 굽이에서 만난 인연들이 있다.

인연들이 있으니 주고받은 영향이 없을 리 없다.

그들이 나를 어떻게 떠올리고 기억할지 나와는 조금 다를 수도 있겠지만 나는 나대로 그들에게 영향받았고, 나 또한 그들에게 영향을 끼쳤으리라.


영향력은 쉽게 말해 다른 사람의 말, 행동, 성격에 영향을 주는 능력이다.

어렸을 때는 그야말로 주변 사람과 상황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기에 부모나 형제, 선생님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내 멋대로 하고 싶은 욕구와 충돌될 때 누구의 말을 듣게 되는지를 보면 누가 영향력이 큰지 알 수 있다.

아이들은 좋아하는 사람 말을 따르기 마련이다.

훈육하려는 부모보다 무조건적인 공감을 보여주는 조부모에게 달려간다. 

다툼이 생겼을 때, 내가 좋아하는 친구 편에 서서 싸운다.

그 사람의 말이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나이가 되어도 우리는 옳고 그름에 우선하여 좋아하는 사람의 말을 따르게 된다.

인간은 참 복잡하기도 하지.


그래서 영향력은 상대적이다. 

물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처럼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는 존재가 있다.

하지만 고만고만하게 어울려 사는 우리들 세상에선 절대적 영향력보다 상대적 영향력을 더 자주 접하게 된다.

나에게 훌륭한 저 사람이 누군가에겐 평범한 사람일 수 있다.

나에겐 흥미가 돋지 않는 저 사람이 누군가에겐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어준 사람이다.

우리 유플리트 안에서도 좋아하는 사람, 닮고 싶은 사람이 저마다 다르다.

영향력엔 정해진 답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 하나를 기억했으면 좋겠다.

가까이 지내는 사람은 좋든 싫든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필자의 업무 중 하나가 직원들 인터뷰인데, 닮고 싶는 사람이 누군지 자주 묻는다.

대부분은 함께 일하는 동료를 얘기했다.

팀을 잘 이끌어주는 리더, 나의 고충을 헤아려주는 선배, 열심히 해서 나의 열정까지 자극하는 동료..

일을 잘해서라기 보다 일이나 사람에 대한 태도, 소통하는 모습에서 반하는 듯하다.

좋은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는 게 능동적 영향력이라면, 좋지 않은 모습을 삼가는 건 수동적 영향력이다. 

굳이 남에게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되려는 욕심이 없을지라도 반면교사는 되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특히나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말이다.


어릴 때 인성 교육이 중요하다고들 말한다.

필자는 커서의 인성이 진짜 인성인 것 같다.

사는 동안 온갖 부침을 겪다 보면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이 느슨해진다.

“그럴 수도 있지~”라는 수용적 태도가 삶의 여유를 가져다준다면 참 좋지만 그 수용이 부도덕, 불법, 무질서까지 이르게 한다면 나잇값 못하는 어른이 되어버린다.

어릴 때의 선명한 기준을 얼마나 잘 지키는지가 그 사람이 인성이 될 수도 있겠더라. 


사람이 자기 집에서 기르던 닭과 개가 도망가면 찾을 줄 알면서 자기 마음을 내버려 두고도 찾을 줄을 모른다. 공부하는 방법은 다른 것이 아니다. 풀어진 마음, 해이해진 마음을 굳게 다잡는 것일 뿐!
-맹자, <고자> 상편-

나이 들수록 마음이 흩어지고 추해짐을 느꼈다. 

정답이나 기준이 자꾸 흐려짐을 느꼈다.

세상 사느라 마음공부를 게을리해서란 진단에 이르렀고, 마음을 자꾸 닦아 보살피기로 결단했었다.

이런 마음을 보였더니 벗들이 공감과 지지의 마음을 보여줬다.


우리는 누구나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을 떠올려 보면 그렇다.

세상이 가끔 우리를 괴물로 만들어도 다시 선하게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있고, 그런 사람 곁에 머무르려는 본능이 있다.

내가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갖고 싶다면 그런 사람이 되면 되지 않겠는가?

세상이 나를 그렇게 내버려 두지 않아, 세상 사는 게 그렇게 만만해?라는 속삭임에 속지 말자.

내 안에 있는 선량하고도 평안한 마음을 지켜 내 곁의 사람도 함께 지키자.

치열한 때를 보내는 유플리더에게 보내는 9월의 응원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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