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찌개 vs 샐러드

by 유플리트

누구나 날씬한 사람을 지향하는 시대다.

한때는 플러스 모델을 예찬하기도 하고, 천편일률적인 모델 기준에 반기를 들며 건강을 주장하기도 했지만 오래가지 않아 힘을 잃었다.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설득력 있는 주장은 날씬함이다.

건강하면 더 좋고.

(사실 ‘날씬함 = 건강함’이란 공식이 성립된 지 오래다.)


건강을 위해 날씬해지자, 결단한 순간 찾게 되는 건 크게 두 가지다.

운동과 샐러드.

PT를 하든, 필라테스를 하든, 달리기를 하든 식단의 주 메뉴는 샐러드다.

닭가슴살이나 스테이크 등 고단백 육류에 양상추, 브로콜리, 파프리카 등의 신선한 야채를 곁들이는 샐러드.

소스 또한 발사믹 소스나 올리브유 정도가 적당하다.

이렇게 먹어줘야 “너 정말 건강 챙기는구나!” 감탄사가 나온다.


어르신들 보기엔 큰일 날 식단이다.

고추장이나 간장 양념 없이 닭가슴살을 구워 내놓질 않나, 비싸기만 한 풀떼기를 그냥 썰어 내놓질 않나.

우리나라 사람은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음식을 먹어야지 어디 외국 사람 흉내 내냐며 쯧쯧 혀를 찰 식단이다.

된장찌개를 필두로 고사리나 시금치나물 정도는 있어줘야 하고, 두부나 조기 정도 올려 구색을 맞춰줘야 하며 김치가 빠지면 큰일 난다.

하지만 샐러드로 건강을 챙기는 사람에겐 어르신들의 식단이 적이다.

탄수화물을 적게 섭취하기 위해 반공기를 덜어내야 하고, 어느 반찬이든 나트륨 투성이라 죄의식이 는다.


샐러드가 맞는가, 된장찌개가 맞는가?

확실한 건 ‘무조건 된장찌개가 맞지!’라는 주장이 힘을 잃었다는 것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먹혔을 주장이나 지금으로선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가 되어 버렸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일하니 잘 챙겨 먹으란 말이 응원인지 비난인지 한 끗 차이다.

“아이고, 제대로 된 한 끼도 못 먹고 참 안타깝네. 시간 내서라도 잘 챙겨 먹길 바라.” 메시지는 밥으로 친해지는 우리나라 문화 상 참 따뜻한 말이다.

“한국인은 한국인의 밥상으로 먹어야지. 그렇게 먹어서야 기운이나 나겠어?” 메시지는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는 오지랖이자 꼰대 발언이다.

안타까운 건, 진심으로 걱정되는 마음에 “잘 챙겨 먹으라” 전한 따뜻한 마음이 듣는 사람에겐 간섭으로 들릴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된장찌개 정도는 챙겨 먹으란 따뜻한 말이 샐러드로 웰빙 하는 후배들에겐 오류 신호일 수 있다.

선배들이여, 시대가 변했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자.

그들에게 된장찌개를 먹이고 싶으면 손수 집밥 맛집에 데려가 지갑을 열고, 그럴 게 아니라면 말을 삼키자.

소크라테스 시절부터 지금까지, “요즘 것들은..” 보다 “요즘은 그런가 보다.” 수용해야 존경받는 어른으로 꼽힌다.

어쩔 수 없다.

시간은 흐른다. 세상은 변한다.

새로운 주인에게 맞는 새로운 문화가 있는 법이다.


필자에게는 해외에 사는 가족이 있다.

한국에 들어오면 한두 달 조카들을 돌보곤 하는데, 아주 작고 여린 막내 조카가 늘 맘에 걸렸다.

편식이 심했는데, 새로운 것은 입에 대려하지 않고 매번 밥 대신 우동이나 빵을 요구했다.

밥상 앞에서 입을 꾹 닫는 아이도, 달라는대로 우동이며 빵이며 젤리를 사다 먹이는 형님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달음이 찾아왔고, 이후 조카에게 밥으로 스트레스 주는 일을 멈출 수 있었다.

며칠 같이 지냈던 형님의 편식을 목도한 것이다.

자신의 막내 딸만큼이나 가려 먹고 적게 먹었다.

그리고 프랑스에 거주하는 큰 딸과 프랑스 식문화에 대해 얘기 나누다 “한국 사람은 골고루 잘 먹는 걸 유별나게 강요하잖아.” 말할 때, 입 짧은 형님이 그간 느꼈을 피로도를 읽을 수 있었다.

그런 형님이 나보다 7cm나 더 크고 건강하다.

영양 따지는 게 부질없어지는 순간이었다.


내게 맞는 게 남에게 맞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럴 때 필요한 건 뭐다?

바로 '수용'

이번 한 주, 유플리더에게 권하는 메시지다.

세상을 품자.



유플리더가

사랑받는 사람이 되도록

트렌디한 사람이 되도록

재치있는 사람이 되도록

다양한 잽을 날릴 것이다.


대화의 소재를 주고

사색하게 하고

발전하게 할 것이다.

그래서 유플위클리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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