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ID

by 유플리트

호주의 스타트업 ‘파이버트레이스’는 섬유 안에 공급망 정보를 저장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20여 년 간 세계를 사로잡은 패스트패션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손꼽히자 이에 경각심을 가진 한 인물이 옷의 일생을 추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파이버트레이스의 설립자인 다니엘 스태텀은 최고 수준의 친환경 재배환경을 조성하여 양질의 목화를 키워냈지만 방적 공장에 보내면 전체 생산 비용을 낮추기 위해 저가 섬유와 섞어버리니 친환경 재배가 무의미해지는 것을 느꼈다. 결국 특수 염료를 개발하였는데, 이 염료는 섭씨 1,700도에도 녹지 않는 내구성으로 섬유 공정의 모든 과정을 견딜 수 있으며,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하고 재활용 가능했다. 방적 과정에서 이 특수 염료를 첨가하면 의류 매장에서 원단만 스캔해도 옷의 목화 재배 과정부터 완성품이 돼 소비자를 만날 때까지의 모든 스토리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다니엘은 가치 있는 패션 소비의 시작을 열었다.

『2022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 중 ‘컨셔스 패션 : 가치를 위한, 의식 있는 패션 소비’ 부분에 소개된 사례다. 2022년 세계 트랜드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공존사회인데 이제 사람들은 가치를 위한, 의식 있는 패션 소비를 한다는 것이다.


옷도 이러할진대 사람은 오죽할까? 함께 일 할 만한 사람인가, 우정을 나눠도 좋을 사람인가, 사람에 대해서도 우리는 판단을 한다.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과는 별개로 ‘나’와 관계 맺을 사람인지를 판단하는 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계속하는 과정이다.

요즘은 태그나 QR코드, 그리고 앞서 말한 대로 원단만 찍어도 많은 정보를 알게 되는 세상이다. 문득 나는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읽힐지 궁금해졌다. 아마도 학창 시절에 만난 친구들이 말하는 나, 사회생활하며 만난 사람들이 말하는 나, 가족이 말하는 나, 이웃이 말하는 나 모두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역할에 따라 내게 기대되는 말이나 행동이 있기 마련이고, 우리는 얼추 그 기대에 맞춰가며 살아간다. 누군가는 수월하게 되고 누군가는 힘겹게 맞춘다. 하지만 자연 그대로의 편한 상태에서 드러나는 나야말로 진짜 나다. 내가 만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것들로만 이뤄진 것도 아닌, 어쩌다 그렇게 태어난 나.

원단을 찍으면 그것이 친환경 목화솜이라는 정보를 전달해주지만 결국 그 옷이 어떤 사람에게 가서 어떤 일생을 보냈는지는 또 다른 이야기다. 우리 또한 학력, 경력으로 채워진 이력서와 별개로 어떤 사람들을 만나 어떤 기억을 남겼는지는 그건 다른 차원이다.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하는 말을 들어보면 어떤 말은 맞고 어떤 말은 틀리다. 어떤 말은 좋게 들리고 어떤 말은 억울하게 들린다. 그래서 종종 생각한다. ‘저 사람은 나를 몰라.’ 혼란이 계속되면 이런 생각도 든다. ‘나도 나를 모르겠어.’


자신을 잘 알고 사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때론 자존감으로 표현되고 때론 자기 객관화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어쨌든 자신을 잘 안다는 건 혼돈의 인생길을 걸어가는데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자기 인생의 정답과 기준은 자기기 때문이다. 자기에게 딱 맞는 옷이 있듯 자기에게 편하고 좋은 길을 가야 심신의 안정이 찾아온다.

나에 대해 하는 말들이 내 안의 필터에 걸러질 수 있어야 한다. 넌 참 매정해. 공격이 들어올 때, ‘나는 관대한 사람이지만 이 상황에서는 절대 타협할 수 없는 정의로움도 가지고 있지. 이게 최선의 선택이야.’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 넌 왜 이렇게 인내심이 없어? 공격당할 때, ‘인내심 없는 게 나의 단점이긴 해. 그런데 그건 일 벌이기 좋아하는 호기심 대장으로선 어쩔 수 없는 반대급부인 걸.’ 빛과 어둠을 동시에 보고 어둠에 주저앉아선 안 된다.

나는 나대로의 정체성이 있다. 나라는 사람을 태그 할 때 나오는 정보가 무엇일지 스스로 정해보자. 쭉쭉 나열된 것 가운데 버릴 거 버리고 남는 몇 가지, 그게 나라는 확신이 들면 그 가치를 키우고 그 가치에서 오는 만족감으로 평안을 누려보자. 내게 없는 거 바라다 인생 허망해진다.

그리고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당신은 친환경 목화솜이다. 당신을 그렇게 낳아 키워준 존재가 있다. 그리고 귀하게 지켜준 사람들이 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당신을 응원할 사람이 있다. 당신의 심장을 좀먹는 사람이 있거든 얼른 머릿속에서 지우고 당신의 인생길이 평안하길 바라는 사람들의 애정을 떠올리며 파이팅 해주길 바란다.




유플리더가

사랑받는 사람이 되도록

트렌디한 사람이 되도록

재치있는 사람이 되도록

다양한 잽을 날릴 것이다.


대화의 소재를 주고

사색하게 하고

발전하게 할 것이다.

그래서 유플위클리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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