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쪽이 되어준 적이 있는가?

by 유플리트

부모가 자식에게 조건 없이 열성적일 수 있는 이유는 ‘청출어람’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사랑해 마지않는 내 자식은 나보다 배부르기를, 나보다 존경받기를, 나보다 행복하기를 바란다. 내 시간과 에너지를 다 퍼주고도 아까워하지 않는다. 투자한 만큼 돌려달라 하지도 않는다. 나의 진짜 성공을 바라 마지않는 존재가 부모 말고 또 있던가?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은 정말 행운아다!


지난 연말부터 이번 연초까지, 윈디님은 2023년 유플리트 문화의 키워드로 '친절'을 선언하셨다. 그 누구보다 윈디 본인이 친절해지겠다고 선언하셨다. 필자는 이때 청출어람을 떠올렸다. 리더분들과 인터뷰할 때마다 느꼈던 마음도 비슷했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청출어람이었다. 리드하는 위치에 서게 되면 어느 순간 ‘나보다 나은 후배’가 나오길 기대하나 보다. 내가 했던 실수가 반복되지 않길, 내가 누렸던 성취감을 상대도 느껴보길, 이 단계만 넘어서면 보일 텐데 어서 넘어와 같이 보게 되길 바라게 되나 보다.

자연의 섭리가 그러하듯 인간의 섭리 또한 정밀하다. 어미가 되어서도 본인이 치장하고 즐기고픈 마음이 앞서면 갓 태어난 새끼는 어떻게 키운단 말인가. 신기하게도 어미가 되면 다른 욕구는 사라지고 새끼에게 몰입하게 된다. 의지를 가져야 하는 게 아니라 저절로 그리 된다. 나이가 들수록 야망으로 들끓던 가슴이 바람 빠진 풍선마냥 쪼그라들어 무얼 봐도 헛되게 느껴지는 대신 들꽃 한송이에도 한없이 행복해지는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 있다.

섭리대로 살면 저마다의 것들이 나름 조화를 이루게 된다. 늙어서도 젊은이들을 밟고 일어서려 발악하면 노인네가 되고 젊은이에게 비빌 언덕이 되어주면 어르신이 된다. 회사 안에서도 나름의 섭리가 있다. 선배는 선배로서 할 일이 있고 후배는 후배로서 할 일이 있다. 가르쳐야 할 사람과 가르침 받을 사람이 모두 있어야 회사가 조화롭게 돌아가게 되며 이런 걸 굳이 전문용어로 표현하자면 지속가능성 아닐까? (깊이 파고들지는 말자.)

그런 의미에서 친절하자는 윈디님의 제안은 서로를 키워주자는 제안으로 들렸다. 온갖 전문용어가 일상용어처럼 쓰이는 회사에서 ‘친절’이라는 예스럽고도 친근한 단어가 오히려 이색적으로 들렸다. 그동안 달리느라 놓쳐왔던 가치일지도 모른다. 다시금 옆을 보고 뒤를 보고 속도를 맞춰 함께 가야 하는 시점에서 친절이라는 가치를 건져 올린 건 올해 연말에 ‘대어’로 회상되길 바라는 바다.

자녀에게 바라는 청출어람에는 ‘욕심’이 끼어들 여지가 다분하다. 어떻게든 잘하게 하려고 강제성을 행사하기도 한다. 으름장을 놓고 상과 벌을 내밀며 독재자처럼 굴 부모가 아니라 친절한 선배가 있는 회사라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다 큰 어른으로서 만난 회사에서 부모처럼 굴면 청출어람이 실현되기 힘들다. 쪽빛에서 청색을 빼내려면 친절이라는 매개체가 있어야 한다. 애초에 친절한 사람으로 느껴지지 않으면 곁에 다가서기까지 에너지를 다 쓰게 되니 내가 누군가의 성장을 돕기로 작정하였으면 친절한 태도로 먼저 무장해야 한다. 물어보면 답하겠다는 열린 마음, 아직 부족한 게 당연하니 부족함을 부끄러워말라는 신호로 보내주는 미소, 실수해도 괜찮으니 도전해 보라는 다독임을 연습해야 한다. 내가 존경하는 선배들이 그러하지 않았는가.


다 아는 내용이지만 상기해 보자. 청출어람은 ‘푸른색 염료는 쪽에서 얻지만 쪽보다 푸르다.’는 의미다. 쪽이라는 식물을 본 적이 있는가?

쪽.png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주로 염료자원으로 재배되는 식물인 '쪽'>


내가 누군가의 쪽이 되어 그의 청춘을 푸르게 푸르게 해 줄 마음이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참으로 대인배요, 훌륭한 인격이다. 누군가의 삶에 좋은 흔적으로 남는다면 훗날 얼마나 흐뭇할까. 우리 인간은 명예를 아는 존재라서 누군가가 나를 알아주면 그렇게 기분이 좋다. 나의 말과 행동에 도움을 받았다는 인사를 많이 받는 유플리더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 인생에 한 획을 긋고 그 힘으로 누군가의 인생에도 한 획을 그어주면, 그리하여 그가 나를 스승 삼아 쭉쭉 뻗어나가는 모습을 보고 박수를 칠 날이 오면 얼마나 뿌듯하겠는가. 콩 한쪽도 나눠먹는다는 조상들이 우릴 보고 한탄하지 않도록 내게 큰 재능이 없다며 남 얘기로 흘려듣지 말고, 내가 가진 소소한 재능도 아낌없이 나누는 2023년이 되길 응원한다. 그렇게 ‘친절한 유플리더’를 본인의 목표로 삼아 누군가의 쪽이 되어주자.



유플리더가

사랑받는 사람이 되도록

트렌디한 사람이 되도록

재치있는 사람이 되도록

다양한 잽을 날릴 것이다.


대화의 소재를 주고

사색하게 하고

발전하게 할 것이다.

그래서 유플위클리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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