멱살을 잡을 텐가, 잡힐 텐가.

by 유플리트

최종 목표가 있으면 중간 목표의 실패는 실패가 아니다. 큰 꿈이 있으면 작은 좌절들은 실패가 아니다. 그냥 과정일 뿐이다. 아기가 뒤집기를 못한다고 포기하는 부모는 없다. 뒤집기가 옆집 아기보다 한두 달 늦을지언정 언젠가 앉고 일어서고 걷고 달리는 게 인간이기에 오늘도 뒤집지 못했다고 이 아기의 인생이 어찌 될지 걱정하지는 않는다. 어떤 일 앞에서 좌절할 때 그걸 작게 만드는 큰 무언가를 볼 필요가 있다. 이게 과정일 뿐이란 걸 일깨워 줄 궁극적인 목표나 가치들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니까, 지금 프로젝트가 미치도록 힘들다면 내 가치나 목표가 이 프로젝트 하나로 아작나지 않는다는 걸로 위안 삼기를 바라며 열어본 서두다. “전설의 UXer가 될 몸인데 이 프로젝트가 나를 막을쏘냐, 반드시 꺾고 간다.” 선언하고 버틸 수 있기를 바란다(고 쉽게 말하는 재수 없는 사람이 돼버렸네. 하지만 그게 정답이더라.)


정 안되면 위대한 사람의 이야기를 접해보는 것도 좋다. 위대한 사람이 분명 겪었을 위기와 역경은 암담한 줄만 알았던 나의 처지를 작은 투정으로 축소시킨다. 위대한 사람도 나와 같은 좌절을 겪었음에 위로받을 수 있다. 좌절을 이겨내고 위대한 위치로 올라선 그의 이야기가 한껏 쪼그라든 나의 심장에 빵빵한 바람을 넣어줄 수도 있다.

우리 잠깐, 위대한 일을 해낸 사람들을 떠올려볼까?

스티브잡스.png 애플 전 CEO 스티브잡스, 이미지 출처- 블로그 '프리즘'

일단 스티브 잡스. 떠다니는 일화를 통해 그의 캐릭터를 유추해 보자면 괴짜, 완벽주의자, 워커홀릭일 것이고, 성공으로 이끈 포인트는 웬만해선 타협하지 않는 극도의 섬세함, 예민함일 것이다. 그는 친절하고 조화롭기보다는 모난 돌이었다. 그렇기에 아이폰을 만들어냈고 이후 세상은 엄청나게 변화했다.

우리의 자랑, 이순신 장군. 그는 12척의 배로 133척의 왜군 배를 물리친 전략가다. 왜군의 공격으로부터 우리나라를 지켜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낸 업적도 있지만 더 황홀한 업적은 그가 왜군의 해상 보급로를 완벽하게 차단함으로써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아시아를 향해 뻗어나가려던 일본의 진입을 일절 허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순신 장군이 지키는 서해안으로 들어올 때마다 왜군들은 얼마나 바들바들 떨었을까.

모두가 동쪽으로 뱃머리를 향했을 때 홀로 서쪽으로 뱃머리를 돌린 마젤란이 태평양을 통해 인도로 들어갔고, 얼떨결에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바람에 세상은 비로소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요즘 핫한 ChatGPT에 위대한 사람을 물어보니 간디부터 시작해 줄줄이 읊어주더라. 어린 시절 위인전으로 접했을 땐 그들의 활약상이 하늘의 것인 양 대단해 보였는데, 어른의 눈으로 다시 보니 ‘조금만 더, 한 번만 더’의 영역이더라. 누구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간 사람은 조금 더, 한 번 더 해서 위인이 되었다.


우리의 영웅들은 모두가 안된다고 하는 것을 했다. 모두의 멱살을 잡고 끌고 간 사람들이 뭐라도 해낸 것이다. 위인전을 봐도 드라마를 봐도 팀의 멱살을 질질 끌고 간 ‘한 사람’이 결국 한 건 해냈다. 비록 짤로만 접하지만 요즘 ‘대행사’라는 드라마에 푹 빠져있는데, 왜 빠졌는고 하니 리더들의 카리스마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비록 음모와 정치질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 안에서 펼쳐지는 대범한 시도들이 나 같은 새가슴 소시민에겐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매사에 굼뜨고, 나서기보다 뒤에서 지지하는 게 편한 필자는 누군가가 끌어줘야 앞으로 전진한다. 그런 내가 싫지는 않은 게 나도 한몫하기 때문이다. 끌고 가는 ‘한 사람’도 끌려와 주는 ‘한 사람’이 있어야 일할 맛 나는 법이니까. 내가 잘하는 건 궁시렁거릴지언정 따라가는 거다. 알고 보면 내가 못할 거 같아 궁시렁거리는 거지 사실 그렇게 멱살 잡는 사람 없으면 느릿느릿 걷느라 저 아담한 동산의 정상 한 번 못 밟아볼걸?

대행사.png 드라마 '대행사'의 한 장면. 이끌던가 따르든가 비키라며 모지리들을 압박하는 고아인 상무


‘회사는 사람을 부품으로만 취급한다.’는 말은 누가 듣더라도 공감되고 처음 듣더라도 이해되는, 아주 직관적인 말이다. 저 말을 하는 사람은 더는 설명을 들을 필요도 없이 매우 힘들고 소모된 상황이다. 그런데 저 말을 들을 때의 입장은 둘로 나뉜다. “회사가 사람을 부품 취급하다니! 그만둬!”와 “어차피 부품이지, 그런데 그게 왜?” 저 말을 듣는 사람은, 이라고 하지 않고 저 말을 들을 때의 입장은, 이라고 한 이유는 저 말을 들을 때의 상황이나 감정에 따라 그 둘을 넘나들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때는 괜찮고 어느 때는 괜찮지 않다. 어차피 다들 회사라는 조직에 속한 이상 부품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거고, 각 부품으로써의 역할을 잘해야 회사가 잘 돌아가는 법이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부품이라는 역할에서 연합, 조화, 책임 등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때다. 반대로 부품 대접밖에 못 받는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소모, 무자비, 비효율성 등의 가치가 떠오는 때다.


팀 안에서 나는 어떤 사람인가? 필자는 앞서 밝혔듯이 성실한 부품으로써 따라가는 사람이다. 좋게 표현하자면 팀장의 큰 그림에 감탄하며 그의 재능을 부러워하며 성실한 부품으로써 그 그림을 완성해 가는 사람이다. (제이스님, 늘 부러웠어요!)

분명한 건, 팀은 전진하기 위해 존재한다. 열심히 제자리걸음하기 위해 만들어진 팀은 없다. 우로든 좌로든, 전으로 가든 후로 가든 한 발 뻗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열정이 넘치는 ‘한 사람’이 필요하고, 그를 지지하는 ‘한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 요즘 자꾸 ‘전설의 팀’이라는 단어가 맴돈다. 전설의 팀을 만들어보고 싶은 야망가 한 사람이 유플리트에 있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서툰 야망을 모양새 좋게, 세련되게 다듬어줄 전략가 한 사람도 있어줬으면 좋겠다. 그 두 사람을 보고 배워서 더 독한 야망가, 더 똑똑한 전략가가 나오면 너무 좋겠다.

‘대행사’라는 드라마가 있듯 ‘디지털에이전시’라는 무대에서 펼쳐지는 어마무시한 성공스토리가 유플리트에서 나오는 상상을 하다가 짜릿한 전기가 흘렀다. 너무 나갔나? 최전방에서 버티고 있는 유플리더들에게 돌 맞으려나? 필자도 이쪽에서 야망가가 되어보겠다며 면죄부를 자가발행해본다. 더 재치 있는 글, 더 의미 있는 글, 더 짧은 글을 써서 유플리더들의 월요일이 프레시하게 시작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

본래 야망이 없는 사람인데 윈디님께 사부작사부작 전염되는 것 같다. (비록 지면이지만) 생전 처음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심장이 벌렁거리네. ‘못하면 어쩌려고?’ 내면의 소리가 왕왕 울리지만 무시해 보고 [실패를 용인하자]며 썼던 글을 되새김질해본다. 이 선언을 수습하기 위해서라도 도서관에 달려가야겠다. 1의 아웃풋을 위해 10을 인풋하리라!

매번 더 잘하겠다고 선언하는 윈디님은 사실 엄청난 강심장의 소유자셨네. 새삼 깨닫게 된다. 팀이나 조직을 끌고 가는 사람의 심장은 보통의 심장이 아니고, 그렇게 달리면서 단련될 수밖에 없겠다. 필자처럼 새가슴인 사람은 한 번 질러보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멱살 잡고 끌고 가는 사람은 사실 잘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 해내기 위해서 지르는 거였구나. 오, 질러본 후에야 깨달았다. 다이어트하려거든, 금연하려거든 주위 사람에게 선언하라는 게 이런 이치였구나. 오늘 이 글을 읽는 유플리더라면 모두 질러보길 바란다. “난 올해 전설의 팀을 만들어보겠어!” 그 지름이 성취되는 2023년이 되길 두 손 모아 응원하겠다.



유플리더가

사랑받는 사람이 되도록

트렌디한 사람이 되도록

재치있는 사람이 되도록

다양한 잽을 날릴 것이다.


대화의 소재를 주고

사색하게 하고

발전하게 할 것이다.

그래서 유플위클리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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