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편의점에서 있었던 일이다. 지인이 아이들과 간식을 고르느라 편의점에 꽤 머무는 중이었는데, 어느 노부부가 편의점을 여러 차례 오가며 무언가 찾더랜다. 안되겠는지 알바생에게 까스활명수가 어디 있는지 물으니 이렇게 말하더랜다.
“저는 계산하는 사람이지 물건을 찾아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 알바생은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MZ세대인 걸까? MZ세대여서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남들만큼 하면 안돼요. 그 이상 노력해야 성공하죠. 저는 일이 좋아요.”
당찬 젊은이들도 종종 본다. 이들은 MZ세대의 돌연변이인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요즘은 부정적인 의미로 MZ세대답다 말하고, 긍정적인 의미로 말하고 싶을 땐 MZ세대같지 않다고 말한다. 어르신들도 한때 “X세대면 다 오렌지족이냐?” 억울한 적이 많았기에 모든 걸 MZ세대화하지 않지만 어쨌든 사회적 분위기상 MZ세대를 ‘쓸데없는 노력은 굳이 하지 않는 세대’로 알고 있다.
결국 선택이다.
편의점에서 손님 대응은 일절 거부하고 계산만 하겠다면 그 알바생은 그저 캐셔일 뿐이다. 이런 저런 진상 손님도 겪어가며 인간의 본성과 유형에 대해 통달하고, 쌔빠지게 일해서 번 돈을 보며 내 노동의 대가가 실로 초라함을 느껴본 자라야 생활인문학자의 경지에 오르게 된다. 자신의 역할을 자기 옳은대로(편한대로) 제한한 사람은 딱 그 시야만큼 보고, 환경에 나를 열어놓는 사람은 그 이상의 것을 보게 된다. 결국 마음을 닫느냐 여느냐, 그게 그 사람의 크기를 정한다.
자, 마음을 열기로 결단했는가? 그렇다면 이제 주의사항이다.
‘비교는 그 어떤 경우에도 득이 되지 않는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인간은 매사에 급을 나누고 비교하는 존재다. 노숙자 세계에도 계급이 있다고 하는데 삼성냉장고 박스를 덮고 자는 사람은 재벌, 그나마 신문지라도 덮는 사람은 중산층, 아무 것도 없이 자는 사람은 서민이랜다. 우스개소리만은 아닌 게 실제 노숙자 분들 대상으로 봉사하는 분의 자조 섞인 증언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급나누기와 비교는 우리 인간에게 기본 탑재된 성질인데 제대로 활용하기 힘든 녀석이니 조심해야 한다. 위를 올려다보면 위축되고 아래를 내려다보면 교만해진다. 고만고만한 끼리끼리도 비교한다. 행여 쟤가 잘 나가면 인정하기보다는 시샘하고 질투한다. 인정할 수 없어 생기는 감정이 시기와 질투다. 콩콩팥팥의 이치에 따라 비교를 심으면 좌절, 거만, 시기, 질투 등이 자란다. 뽑아도 뽑아도 나타나는 잡초처럼.
새내기들은 더욱 더 비교할 필요가 없다. 이제 갓 싹을 틔우는데, 어떤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을지 알 수가 없는데, 옆 싹을 보면 뭐하나. 자신만의 보폭과 속도가 있고, 자신만의 쓰임이 있다는 것을 붙잡고 가야 한다.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게 진리다. 내가 가진 떡이 남이 보기엔 먹음직스럽고 커 보인다는 것을 기억하자. 남의 단점을 굳이 크게 볼 필요는 없으나 내 장점은 크게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잠재력은 더 크게 쳐주기로 하자. 난 큰 일을 할 사람이라고, 반드시 큰 사람이 될 거라고 주문을 외면 뇌는 그 말을 받아들여 그에 맞는 아웃풋을 내준다고 하니 믿고 가보자.
여러 단톡창에 벌써 봄이 왔다며 사진이 오간다. 새순이 올라오고 꽃봉오리가 빼꼼 열리는 사진을 보며 ‘나도 이제는 깨어날 때’가 되었음을 온몸으로 느낀다. 겨울 내내 어깨를 세게 흔들어서라도 깨우고 싶을 땐 그 어떤 의욕도 없더니 지금은 저절로 뭐 좀 해보자는 의욕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우리 어르신들이여, 알게 모르게 힘이 차오르는 중이신 거 다 압니다. 우리가 봄 아니면 언제 또 이렇게 충만하겠습니까? 다시금 으쌰으쌰하여 새내기들에게 공급할 영양분을 부지런히 끌어올려 유플리트의 2023년에 큰 획 한 번 그어봅시다.
우리들의 빛, 새내기님들! 얼마 전 줌화면을 통해 만났는데, 어찌나 생기발랄한지 존재 자체만으로 빛이 나더이다. (어르신들만 느낄 수 있는 갬성이란 게 있죠.) 첫 사회생활이 유플리트라니,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라오. 말로 다 못할 만큼 반갑소. 유플리트에서의 모든 일에 마음을 활짝 열고 A에서 Z까지 몽조리 받아들여 자신만의 무언가를 소중히 만들어 나가길 응원합니다.
매화꽃이 팡 터지는 바람에 오늘 하루 아름답게 살아보자며 감성에 젖어 유플위클리를 열어보았는데, 새벽에 쓴 글도 아님에도 오그라들어 큰일이다. 3월에만 느낄 수 있는 갬성이니 밀어붙여본다. (이 글이 브런치에 실렸다는 건 편집단게에서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야호!)
유플리더가
사랑받는 사람이 되도록
트렌디한 사람이 되도록
재치있는 사람이 되도록
다양한 잽을 날릴 것이다.
대화의 소재를 주고
사색하게 하고
발전하게 할 것이다.
그래서 유플위클리가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