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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플리트 May 09. 2023

"그래서, 결론이 뭔데?" 답답했다면.

말 한마디로 올 킬한다고?!

작가 가와카미 데쓰야는 ‘한마디로 상황을 올 킬하는 7가지 말의 기술’이라는 부제로 일언력(一言力)이란 책을 저술했습니다. 5번째 기술이 새로운 이름이나 제목을 만드는 기술인 명명력인데, 본인이 주장한 기술을 활용해 책 제목을 잘 뽑았네요. 제목을 보자마자 책장에서 꺼냈고, 표지를 보자마자 책을 펼치게 됐으며, 서두와 목차를 보자마자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계획이 착착착 그려졌어요. 내 의식의 흐름이 작가가 설계한 직선 위에 올라탄 느낌이랄까요? 영리한 작가의 이 책이 참 쉽고 재밌게 읽힙니다.

'일언력' 표지와 목차



이 무기를 들 자 누구인가?

본질을 꿰뚫는 한마디는 당신을 똑똑한 사람으로 보이게 하고, 이러한 일언력은 평생에 걸쳐 든든한 무기가 될 것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일언력을 길러보라며 작가는 권합니다. 워낙에 바쁘고 워낙에 다양한 상황과 사람을 만나는 유플리더들이기에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에 목말라 있지 않을까 싶어 소개하고 싶었어요. 일단 7가지 기술에 대해 간 좀 볼까요?


1. 요약력 : 정보나 의견을 짧게 요약하는 기술

2. 단언력 : 위험을 감수하며 단언하는 기술

3. 발문력 : 상대가 무심코 답을 찾도록 묻는 기술

4. 단답력 : 상대의 질문에 짧고 적확하게 답하는 기술

5. 명명력 : 새로운 이름이나 제목을 만드는 기술

6. 비유력 : 순발력 있는 비유로 상대를 설득하는 기술

7. 기치력 : 다수를 끌어들이는 기치나 슬로건을 만드는 기술


우리는 회의를 자주 해야 하고 직책에 따라서 보고서도 작성해야 합니다. 글로 남기지 않아도 보고해야 하는 상황은 누구나 맞닥뜨리게 되고요. 말이야 누구나 하지만, 효율적인 말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법인가 봐요. 말솜씨는 타고나는 거라고 남일인양 밀어두지 말고, 우리도 배워봅시다. 대통령도 베테랑 카피라이터도 하루아침에 명문을 만들리 없죠. 

일하는 현장에서 ‘짧게 본질을 꿰뚫는 표현’으로 소통해야 할 구성원들에게도, 지루한 잔소리가 아닌 반박할 수 없는 따끔한 한 마디로 구성원을 이끌어갈 리더들에게도, 상투적인 말이 아닌 본질을 꿰뚫는 말로 자신의 방침과 이념을 끊임없이 드러내야 하는 대표님께도 공부가 필요합니다. 저절로 되면 좋으련만 얻어서 쟁취해야 하는 것이니, 또한 우리는 애자일하게 일해야 하니 말하는 방법에도 관심을 가져봅시다.



내 앞에 산이 탁 버티고 있어!

예전에 리본님을 인터뷰했을 때 앨버트님에 대해 설명해 주신 내용이 기억나네요. 

“내 앞에 산이 턱 하니 있어. 나는 빨리 지나가야 하니 이 산이 엉덩이를 들어 비켜주거나 길을 뚫어주거나 했으면 좋겠는데 꼼짝도 안 해. 그런데 이런 게 있다. 이 산에서 갑자기 손이 쓱 나와서 나를 데려가. 아니면 내가 필요한 사람을 내 앞에 데려다 놔. 얘가 그래.”

정확한 워딩은 다를 수 있겠으나 맥락은 같습니다. 재밌지 않나요? 산으로 비유한 이 내용 안에 앨버트님의 캐릭터와 리본님의 상황, 그리고 앨버트님에 대한 리본님의 애정이 담겨있습니다. 

탁월한 비유는 긴 설명이 필요한 내용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죠. 쉽게 이해됩니다. 표현이 참신하면 사람이 멋져 보이기까지 해요. 일언력에 의하면 서로 거리가 먼 비유 대상 간에 공통점을 찾는 것이 비유를 구사하는 첫걸음이라고 하네요. 대상 간의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인상 깊은 비유가 되지 않는대요. 가령 ‘유행에 한 발 늦는다’를 ‘양복’에 비유하면 대상 간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 임팩트가 약해집니다. 냉면은 보통 여름 한정 메뉴인데 11월에 ‘냉면 개시했습니다.’라고 하면 재밌죠? 대상 간의 거리가 멀어서예요.

훌륭한 정치인, 종교인, 경영자, 작가 중에는 비유의 달인이 많습니다. 유플리더들도 시간이 나면 비유를 연습해 봅시다. 비유의 기본 모델인 ‘OOO는 ㅁㅁㅁ이다.’로 평소 꾸준히 연습하면 좋대요.

인생은 등산이다. 인생은 여행이다. 인생은 축구다.. 이렇게 연습하다 보면 어느새 상황과 사람에 맞는 비유가 딱 떠오를지 모르죠.



정답은 없어! 결국 선택인 것을.

어떤 사람을 따르고 싶나요?

주저하며 결정을 못 하는 팀장

어떤 안이 더 좋은지 그 자리에서 단언하고 근거를 제시하는 팀장

정답 UX, 정답 디자인, 정답 기술이 있을까요? 일을 하다 보면 결국 선택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담대한 리더들은 그 이치를 깨우친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정답이 아닌 선택의 영역이기에 정답이 아닐까 봐 노심초사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나의 선택에 확신을 갖는 시간을 많이 확보하는 것 같아요. 제가 존경하는 리더분들을 떠올리면 주로 확신의 언어(단언)를 사용했으며 따라서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많은 유플리더들에게 유용할 듯하여 일언력 중 ‘단언력’의 내용을 발췌해서 전달할게요.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을 때는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그럴 경우 꼼꼼하게 데이터를 조사하고 시뮬레이션 한 다음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무엇을 선택하든 결과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 그렇기에 이러한 경우 리더라면 주저함 없이 하나의 길을 정해 단언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결정에는 당연하게 책임과 위험 부담이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신뢰를 얻을 수 있고 결과적으로 더욱 튼튼한 팀워크를 다지게 된다. 그러한 결정에 대한 근거를 물어온다면 반드시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말이다.

근거의 옳고 그름은 사실 중요하지 않다. 무책임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옳다고 믿을만한 근거를 논리적으로 제시하면 그만이다. 

단언의 핵심은 ‘믿음을 줄 수 있는 자신 있는 태도’다.


팀원들과 협업하고 고객을 설득하고 결국엔 사용자들을 매혹시킬 자신이 생기지 않나요? 말꼬리를 흐리기보다는 단언합시다. 중언부언하지 말고 단언합시다. 망설이지 말고 단언합시다. 그렇게 현장에서 일언력을 길러봅시다.



탄탄한 말은 탄탄한 생각에서 나오는 법.

말을 잘하려면 생각을 잘해야 합니다. 말은 결국 생각에서 나오니까요. 일언력은 머리에서 자동으로 한 줄 딱 나오는 게 아닙니다. 머릿속에 떠다니는 수많은 생각들을 재료 삼아 이리도 꿰어보고 저리도 꿰어보며 진짜 해야 할 말, 진짜 필요한 말을 골라내는 작업이 먼저 필요하죠. 이 작업이 잘 되면 꼭 일언력이 없더라도 통찰력이 있는 사람으로 꼽히게 되는 것 같아요. 본질을 먼저 찾아낸 후 그걸 어떻게 적시적소에 때려 꽂느냐, 이것이 일언력의 하이라이트가 아닌가 싶네요.

요약해야 할 때 단언해버리거나, 비유해야 할 때 명명해 버리면 눈치 없는 사람입니다. 언제 무엇이 필요한지 눈치 빠르게 캐치하고 일언으로 상황을 올 킬하는 유플리더가 되길 응원하며, 일언력을 기를 수 있도록 충분히 사색할 시간이 넘치도록 주어지길 소원하며, 이번주 유플위클리를 마무리합니다. 




유플리더가

사랑받는 사람이 되도록

트렌디한 사람이 되도록

재치있는 사람이 되도록

다양한 잽을 날릴 것이다.


대화의 소재를 주고

사색하게 하고

발전하게 할 것이다.

그래서 유플위클리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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