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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플리트 Jun 23. 2023

나만의 리조트

드디어 오늘 워크샵이네요. 오랜만에 동료들을 만날 생각에, 게다가 리뉴얼을 마친 리조트라 설렐 듯해요. 무엇보다 금요일 오후 근무를 제치고 떠나는 여행이니 참으로 꿀맛일 테죠^^ 많은 시간 수고한 유플리더분들께 쉼의 시간이 찾아와서 필자도 덩달아 기쁩니다.


리조트에서의 워크샵 일정을 브리핑받다가 문득 리조트의 어원이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미국의 웹스터 사전에 의하면 프랑스 고어인 Re-sotier에서 유래되었으며, ‘Re (=again) + Sotier (=to go out) -> 자주 방문하는 곳’이란 의미를 갖는다고 합니다.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람들이 휴가기간에 휴식이나 레크레이션을 위하여
빈번하게(반복적) 방문하는 장소
 

빈번하게,라는 단어에서 갸우뚱했습니다. 우리에게 휴가란 일 년 중 여름에 반짝 떠나는 느낌이잖아요? 물론 반차, 월차, 연차 등의 휴가도 있지만 여행씩이나 떠날 수 있는 휴가의 개념은 아니죠. 게다가 한국인은 같은 장소를 가기보다 다양한 장소에서 다른 경험을 하길 원하죠. 그래서 리조트의 정의가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유럽의 휴가는 우리와 다르단 걸 떠올렸어요. 그래서 검색해 보니 독일인의 경우 저축하기보다 1년에 4번 있는 학교 방학에 맞춰 여행으로 돈을 왕창 쓴다고 하네요. 특이점은 한 번 방문한 휴양지를 매년 반복적으로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리조트의 개념이 얼추 들어맞는 것 같아요. 프랑스의 경우 6월부터 8월까지, 8주에서 최대 14주간 바캉스 시즌이며, 공공기관이고 뭐고 원하는 날짜에 원하는 만큼 쉬기 때문에 파리에는 관광객만 남는다는 말도 있어요. 하던 일을 멈추고 맘만 먹으면 한 달 정도 푹 쉴 수 있다는 게 참 부럽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진정한 휴식인 유럽인>


한창 리조트에 이어 휴가에 대해 알아보다가 차이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유럽인의 휴가란 자택이나 휴양지에서 그야말로 24시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거래요. 그래서 휴가시즌에도 뭔가를 열심히 하는 한국인을 신기하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클럽에서 밤새 술 마시고 놀거나 레저 활동 등으로 충전하는 모습을 보며 “한국인은 대체 언제 쉬는 거야!” 하면서. 그러다가 한국인에게 휴가란 ‘일을 쉬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때’를 의미한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합니다. 휴가 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시간을 버리는 거죠. 덧붙이기를 한국인은 일주일 내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 때리는 유럽인의 휴가를 견딜 수 없을 거래요. 만족감을 느끼는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에 휴식과 휴가의 개념까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 못하던 걸 알차게 해 보는 게 휴식인 한국인>


방도 넉넉하게 쓸 수 있고, 최고급 뷔페와 노을 지는 바닷가의 조개구이집에서 미각을 깨울 수 있고, 전문 MC와 함께 즐거운 레크레이션 시간도 가질 수 있으니 그야말로 ‘잘 먹고 잘 놀고 잘 쉬어 보아요’ 슬로건 그대로 리조트에서 즐길 수 있네요. 1박 2일의 여정동안 꽉 채워서 잘 쉬시길 응원합니다. 

워크샵의 추억에 빠져들다가 몇 년 전에 윈디님께서 워크샵이 아니라 나들이다, 강조하셨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정확한 워딩이 기억나지 않아 유플리트 블로그를 뒤져보다가 발견했어요.

“무의식 중에 워크샵이라 말하면 윈디님께 혼났죠. 가벼운 마음으로 유플리트 전 멤버가 한 자리에 모여 쉼표를 찍고자 ‘힐링 & 방치’ 컨셉의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라고 기록되어 있네요. (https://blog.naver.com/upleat/220387200403) 회사에서 가는 거라며 부담 갖지 말고 맘 편히 쉬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한결같습니다.

다른 워크샵에서의 기억도 있습니다. 윈디님께서 영상 한 편을 보여주셨는데, 어느 언덕에서 한 남성이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고 있었어요. 홀로 춤출 땐 미치광이처럼 보였죠. 그런데 어느 한 사람이 호응하여 같이 춤추기 시작했고, 또 다른 사람이 합류했습니다. 처음 춤추기 시작한 사람은 더 이상 미치광이가 아니라 즐기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선도한 사람이 되었죠. 각 방에서 삼삼오오 모여 술 마시던 자리에 윈디님이 나타나 같이 미쳐보자며 춤으로 흥을 유도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돌이켜보면 워크샵 때마다 꼭 하나씩 추억거리가 생겼던 것 같아요. 이번 워크샵 때는 어떤 추억이 생길까요?!


빈번하게,라는 단어가 계속 맴돕니다. 요즘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면 쉼에 대한 책이 부쩍 많아졌어요. 그만큼 우리가 쉬지 못하며 산다는 거겠죠? 또 한쪽에서는 새마을운동하던 시절에 대한 향수 어린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우리 세대 때는 4시간 자며 일했다며, 그래서 이렇게 발전한 거라며, 지금 세대들은 정신부터 틀려먹었다며 훈육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무엇이 맞는 걸까요? 

저는 요즘 세대라 그런지 이제 우리도 쉬면서 리밸런싱 할 줄 알아야 하는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잘 쉬어야 일도 잘할 수 있어요. 역시 일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인인가요? ^^; 수정합니다. 일과 별개로 쉼도 인생의 요소입니다. 어떤 쉼이 본인에게 잘 맞는지 알아갔으면 좋겠어요. 생각보다 쉴 줄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어떻게 쉬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을 많이 만났어요. 반대로 본인만의 쉼을 찾은 사람도 만났습니다. 필자의 지인은 주말마다 자연을 찾아 떠납니다. 5인의 가족 구성원 모두 주말이면 예외 없이 모여 캠핑을 가거나 바닷가를 찾더군요. 그렇게 쉴 때 가장 좋다는 것을 알게 됐고, 수년간 반복적으로 떠나고 있었습니다. 

우리 직장인이 자주, 빈번하게, 반복적으로 어딘가를 방문하여 휴식을 취하는 건 아직 희망사항인 것 같아요. 안타까웠다가 금세 꼼수를 찾았습니다. 일하는 평일, 일하는 공간에서 나만의 리조트를 찾자!! 필자는 퇴근길 어느 베이커리 카페에서 쉬곤 했어요. 간단히 저녁을 챙겨 먹거나 커피 한 잔 앞에 두고 멍 때리곤 했죠. 그게 참 좋았던 것 같아요. 그때 그 공기, 온도, 습도 모든 것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거든요. 이전 회사에서는 건물 계단에서 잠깐 쉬곤 했죠. 생각해 보면 어느 회사를 다니든 나만의 공간이 있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찾아냈던 것 같아요. 때로는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말이 잘 통하는 사람, 마음이 맞는 사람과 잠깐씩 나누던 대화는 잔뜩 긴장했던 신경을 유들유들하게 만들어주곤 했어요. 

김창옥 강사가 정서를 채우는 방법을 찾았다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시간이 빠르게 흐르게 하는 사람과 장소, 그건 사람이 집중했다는 뜻이다. 
게다가 뇌는 재밌다고 느낀다.
재미를 느낀 뇌는 그때 만족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영혼의 허기를 채우려면 내가 집중할 수 있는 장소나 사람을 만나야 한다.”

유플리더분들께 그런 장소나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과 내일은 고급 리조트에서 맘껏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며 즐기시고, 그렇게 회복된 마음으로 일상의 리조트로 돌아와 일을 통한 몰입의 즐거움과 교제를 통한 소통의 즐거움을 발산하시길 바랍니다. Have a nice day!



유플리더가

사랑받는 사람이 되도록

트렌디한 사람이 되도록

재치있는 사람이 되도록

다양한 잽을 날릴 것이다.


대화의 소재를 주고

사색하게 하고

발전하게 할 것이다.

그래서 유플위클리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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