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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플리트 Jun 16. 2023

Just don't it!

복잡하다, 복잡해!

프리랜서 2년 차인 지인이 있습니다. 프로젝트가 때에 따라 순차적으로 찾아오면 좋으련만 어디 인생이 그리 호락호락한가요? 두 번째 프로젝트를 찾던 지인은 투입시기가 비슷한 프로젝트 다섯 개를 두고 고민 중이었습니다. 프로젝트 기간과 위치, 레퍼런스 등을 두루두루 고려하여 S, H프로젝트 두 개를 추려 컨택했습니다. 모든 게 맞아떨어지면 좋으련만 계약 직전까지도 프로젝트가 진행되네 마네, 일정이 지연되네 마네 등 변동사항이 너무 많았어요. 매사에 열정이 넘치나 앞날에 대한 의심도 많고, 놓고 온 선택에 대한 미련 또한 많은 지인은 두 번째 프로젝트가 결정되는 날까지 온갖 경우의 수를 셈하느라 뇌가 닳을 지경이었어요. 결과적으로 S프로젝트와 연결되어 4개월째 부지런히 달리고 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H프로젝트가 중단되어 그쪽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나오게 됐는데 여기서 까딱 잘못하다가는 내가 잘리고 그쪽 사람들로 채워지는 거 아냐? 아, 짜증 나!” 말하더군요. 우스갯소리라 했지만 ‘지금 뭔가 잘 안 풀리는구나.’ 긴장감을 느꼈습니다. 작년이었던가? ‘지금은 프리가 우세인 것 같지만 1~2년 안에 판도가 바뀔 거다.’라는 전망이 있었는데 그게 현실이 되려나 싶어요. 세상에, 대기업 중 대기업인 H프로젝트가! 그 큰 비용을 감수하고도 중단이라고?! 정말이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세상이네요.


프리 시장에 대해 말하려는 건 아닙니다. 우리가 참 복잡한 세상을 살고 있으며, 평정심을 유지하기 힘든 처지라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필자는 단순한 편입니다. 뇌가 닳을 정도로 셈하는 지인을 볼 때 자꾸 간섭하게 돼요. “그건 네가 컨트롤할 수 없는 문제야, 그것까지 고민하지 마.”, “연락 올 때까지 기다려. 이럴까 저럴까 예측한들 아무 소용이 없어.”, “한번 선택했으면 뒤돌아보지 마.” 그는 했던 고민을 또 하고, 필자는 했던 간섭을 또 하죠. 당사자는 복잡하고 제삼자는 단순한 법이지만 그래도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자극이 들어올 때 크게 반응하는 사람이 있고, 제법 평정심을 유지하는 사람이 있더군요.



호랑이에 쫓기는 현대인

우리의 뇌는 원시인의 뇌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합니다. 위기상황이 닥칠 때 편도체가 활성화되는데 두려움, 불안한 감정이 일어나고 이게 빨리 해결되지 않을 때 맞서 싸워야 하니 공격성이 올라옵니다. 분노와 짜증으로 표현이 되죠. 호랑이에게 쫓기는 원시인에게도, 마감에 쫓기는 현대인에게도 동일해요. 편도체가 활성화되면 새로운 피를 근육에 보내기 위해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두근거리게 됩니다. 호흡이 가빠지고, 면역시스템, 소화시스템 등을 다운시키는 등의 신체화가 0.5초 만에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이러한 자극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면 습관화가 되어 별것도 아닌 상황에서 심장이 뛰기 시작하고, 이게 심해지면 공황이 온다고 하네요. 눈에 보이지 않는 호랑이에게 쫓겨 사는 우리들의 서글픈 자화상입니다.


자, 이제 전전두피질에 주목해 봅시다. 전전두피질은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정보처리를 하는 기관이며, 25세가 되어야 완전히 성장된다고 합니다. 편도체와 전전두피질은 시소처럼 한쪽이 활성화되면 한쪽이 비활성화된다고 하네요. 그러니 우리가 강심장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김주환 교수의 내면소통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긴장되는 순간일수록 의도적으로 편도체를 안정화하고 전전두피질을 활성화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그래야만 자기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하고 긴장되는 순간일수록 오히려 편도체를 안정화하고 전전두피질을 활성화하는 새로운 습관을 뇌에 새기는 것, 이것이 바로 마음근력 훈련이다.”

몸에 근력이 있어야 건강하듯 마음과 감정에도 근력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이를 키워야 합니다. 우리는 마음도 감정도 성장할 수 있다는 걸 알아요. 그러니 헬스장에서 PT를 받듯 내면도 트레이닝해야 합니다.



심장을 통제하는 자가 강심장

내면소통의 저자인 김주환 교수의 영상 중 발췌하여 소개해볼까 합니다.

불안감의 신호를 올려 보내는 기관은 심장입니다. 심장을 천천히 뛰게 하면 불안감이 내려갑니다. 편도체를 안정화하려면 심장을 천천히 뛰게 하면 되죠. 그런데 유플리더 중 심장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 있나요? “좌심실아, 천천히 뛰어라.”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생명에 관계된 건 사람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율적으로 기능하기에 자율신경계라고 하죠.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없기에 훈련이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통제불가 심장과 연결된 기관 중 통제가 가능한 곳이 딱 한 군데 있다고 합니다. 자율신경계 중 통제가 가능한 단 하나의 기관, 바로 폐. 우리는 호흡을 통해 심장이 천천히 뛰도록 훈련할 수 있습니다. 긴장될 때, 불안할 때, 공격성향이 올라올 때 심호흡을 하는 것은 굉장히 과학적인 방법이죠. 심장이 천천히 뛰는 사람이 강심장입니다. 강심장이 되기 위한 첫걸음으로 호흡을 컨트롤하기로 해요.

심장에 직접적으로 자극을 주는 더 좋은 방법은 유산소 운동이라고 합니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은 감정조절을 잘 해냅니다. 이전처럼 분노와 두려움이 유발되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어도 감정이 끼어들지 않게 됩니다. 편도체가 아닌 전두엽이 반응하게 되는 거죠. 운동으로 단련된 심장은 건강한 내면근력으로 연결됩니다.



Just don’t it!

오늘 전하고 싶은 진짜 메시지는 이겁니다.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그러니 우리는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컨트롤 불가능한 심장 대신 컨트롤 가능한 호흡으로 내면근력을 강화하듯 할 수 없는 것을 붙잡고 소모하는 일은 없어야 해요. 지혜로운 사람은 분별력 있는 사람입니다. 내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내가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을 구별하여 내 통제 밖의 것들은 멀리 치워버려야 합니다.

뇌가 닳을 정도로 셈하는 지인에게 물었습니다. “아직도 짜증 나?”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그렇다고 말하더군요. 다음 날 또 물었습니다. “오늘도 짜증 났어?” 그렇다고 했지만 슬쩍 웃음도 섞였습니다. 다음 날 또 물었습니다. “오늘은 짜증지수가 몇이야?” 마침내 “상황이 나아진 건 아니지만 그래도 짜증은 많이 줄었어.”

잘리냐고 묻지 않았습니다. 자르고 말고는 회사의 일이죠. 지인과 필자가 주고받을 내용은 ‘감정’입니다. 지인보다 조금 더 단순하고 평정심이 있는 필자가 그를 통제불가의 영역에서 조금씩 빼내었습니다. 엉뚱한 곳에서 발버둥 치며 힘 빼고 있는 남편이, 아니 지인이 안타까웠던 거죠. 혹시 주위에 발버둥 치는 친구가 보인다면 손잡고 빼내어주세요. 안 그래도 복잡한 세상인데 자기가 할 일을 하기로 해요. 자기 할 일 안 하고 남이 할 일을 대신 걱정하며 나 바쁘네~ 하는 사람이 손해입니다.


마음이 복잡하고 지칠 때, “내 편도체가 활성화됐구나, 가라앉혀야겠다.” 잠깐 심호흡을 해요. 시간을 내어 짬짬이 운동을 합시다.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몸을 건강히 지킵시다. 자꾸 짜증이 나고 분노가 일어난다면 사실 두렵고 불안하다는 신호입니다. 마음과 감정이 무딘 사람이 있어요. 이미 스트레스를 온몸으로 맞고 있는데, 그걸 알아채지 못합니다. 그렇게 번아웃이 오고 공황이 오는 법이죠. 우리 유플리더분들은 몸의 신호를 바로바로 알아채길 바라고, 신호가 오면 멈출 줄 알고, 멈춰있는 동안은 발버둥 치지 않기로 해요. 모든 것이 평안함에 이르렀을 때 다시 달릴 수 있길 응원합니다. 복잡하고도 복잡한 세상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과감히 버릴 줄 아는 자가 위너입니다!



유플리더가

사랑받는 사람이 되도록

트렌디한 사람이 되도록

재치있는 사람이 되도록

다양한 잽을 날릴 것이다.


대화의 소재를 주고

사색하게 하고

발전하게 할 것이다.

그래서 유플위클리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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