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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대자동차에서 소형 SUV인 '베뉴'를 출시했습니다.
혼라이프 SUV, 베뉴(VENUE) 런칭 광고 - 취향 편, 현대자동차 (YouTube)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했다는 포지셔닝에 걸맞게 '혼라이프'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시리즈화된 광고와 내 마음대로 커스터마이징 가능하다는 특징은 면허조차 없는 제 눈길을 끌기에도 충분했습니다. 몸체와 루프 컬러, 범퍼 등의 외관 형태는 물론 내부까지 반려동물, 오토캠핑, IoT 패키지 등의 커스텀 옵션을 적용 가능하도록 해 '모듈화 서비스'가 적극적으로 반영되어 있었습니다.
건축업에서 시작된 모듈이라는 개념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물리적인 상품은 물론 디지털 환경의 서비스에서도 적극적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서비스에 적용되는 측면에서 모듈의 개념을 정리해보면, 독립된 개체들을 특성에 맞게 조합하여 하나의 완성품을 만드는 것으로 각각의 개체(기능)들을 분리 및 교체가 가능하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초창기 디지털 시대에는 그저 좋은 기능이 있는 것만으로도 사용자를 사로잡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그 기능이 어떻게 배치는지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는데, 인터넷 환경에서 그런 기능을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터넷 초창기 시절의 네이버 혹은 야후와 같은 포털사이트를 떠올려보면 수많은 링크들이 복잡하게 나열되어 있던 형태가 생각날 겁니다.
하지만 디지털 서비스와 기능이 풍요로워지면서 소비자의 요구는 빠르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UX·UI라는 개념이 생기고 강조되기 시작했고,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어떻게 잘 만드느냐가 중요해졌습니다. 공급자 시점에서 좋은 기능들을 모두 꺼내놓기에 급급했던 복잡한 UI는 사용자 행위 중심으로 점점 심플해지고 정제된 형태로 고도화됐습니다. 시중에 공유되고 있는 디자인 가이드만 잘 따라도 기본적인 사용성은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처음에는 기능, 그다음은 인터페이스, 그다음은?
기능과 UI는 상향평준화 되었고, 시장의 변화는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서비스 제공자들은 서비스의 확장성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용자 케이스와 니즈가 무궁무진해졌고, 초연결 시대로 들어서면서 하나의 플랫폼 내에서 사용자를 고려하는 것보다 또 다른 서비스, 플랫폼, 심지어 오프라인까지 포함해 사용자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 내에서 맥락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모듈화는 이렇게 다각화된 사용자 니즈, 그리고 초연결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좋은 형태입니다.
어떤 사용자들은 기능이 너무 많으면 학습에 진입장벽을 느끼고, 반면 기능이 너무 없어서 불편함을 느끼는 사용자도 있습니다. 이렇게 양극으로 향하는 사용자 취향을 기능의 모듈화를 통해 커버가 가능합니다.
크롬의 확장 프로그램, 디자인 툴인 스케치 앱이나 어도비 XD의 플러그인, 노션에서 제공하는 템플릿 및 컴포넌트 등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디지털 환경에서의 모듈화 된 형태입니다. 즉, 프로그램 내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기능에 더해 개인의 취향과 필요한 기능의 레벨에 맞게 쉽게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합니다. 최소한의 기능으로 최소한의 학습만 하고 싶은 사용자도, 다양한 기능을 사용하고 싶은 사용자의 니즈도 해소해줄 수 있는 형태입니다.
앞선 예시는 사용자가 하나의 플랫폼 내에서 사용하는 기능에 대한 모듈화였다면, 채널 관점의 모듈화는 다른 채널과의 결합이 용이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채널 자체가 모듈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특히 이런 변화가 잘 보이는 산업 중 하나는 금융 분야입니다. 핀테크 기업의 성장과 오픈뱅킹 등의 이슈로 전통 은행 중심으로 흘러가던 금융산업 구조가 흔들리고 있고, 전통 은행들은 새로운 역할을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참고 : 금융서비스 미래와 밀애하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은행 밖으로 벗어나고 있는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7월의 두 번째 F-news에서도 소개했듯이, 은행 지점 방문 없이 차 안에서 환전·현금인출 서비스가 가능한 드라이브 스루, 통신사와 금융 서비스를 결합한 상품 등 자체 은행 내에서만 머물러 있었던 금융 서비스가 점점 다른 채널 혹은 산업분야와 결합하는 형태로 모듈화 되고 있습니다. 은행에서만 가능했던 현금인출, 상품 가입 등의 서비스를 외부 채널에서도 활용 가능하도록 제공하는 것입니다.
금융권 외에도 트렐로, 노션, 슬랙, 에버노트 등의 협업 툴 서비스 또한 그 역할에 걸맞게끔 모듈화 된 형태로 서로 간 연동이 가능합니다.
모듈화에 대해서는 효율성·지속적 사용성·표준화 등과 같이 좋은 이야깃거리가 될만한 포인트가 다수 있지만 이 글에서는 커스터마이징, 즉 개인화에 초점을 두고 써보았습니다. 모듈화 형태는 이미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해왔지만, 사용자의 니즈 변화와 초연결 시대에 맞물려 다양한 산업과 관점에서 생각해 볼만한 시스템인 것 같습니다.
TMI; Trend Multi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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