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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플리트 Aug 29. 2019

'현금 없는 사회'와 '아이폰 도둑'의 상관관계

U-Biz Consulting Div. 소맥


현금 없는 사회(cashless)

현금 없는 사회가 도래했다. 주머니 속 동전 소리를 들은 지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외출할 때마저 핸드폰 케이스 속 카드 한 장이 지갑을 대신한 지 꽤 됐다. 온라인으로 물건을 살 때 더 이상 공인인증서는 필요 없다. 페이 서비스에 연결된 계좌에서 알아서 돈이 나간다. 어느 순간 내가 얼마나 돈을 가지고 있는지 물리적으로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없어졌다. 나는 이미 현금이 귀찮아진 사람이다. 얼마 전 엄마가 생일이라고 준 오만 원권 2장은 고스란히 지갑 속에 모시고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 모바일 지금 결제수단이 이미 현금을 대체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닌 시대다. 출근길에 있는 스타벅스(서교점)는 현금 없는 매장으로 스타벅스 카드를 쓰거나 체크카드/신용카드를 통해서만 결제가 가능하다. 회사가 있는 홍대 길거리 상점마저도 카카오페이 혹은 계좌이체를 통해서 결제되고 있다.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 돈을 셀 필요도 없고 불필요한 Loss를 줄이게 되는 사소한 이유부터 제도적으로 탈세를 방지하는 방법으로도 현금 없는 사회는 당연해지는 추세다.

스타벅스 제공



동전 없는 사회(coinless)

게다가 2016년 12월에 한국은행은 동전 없는 사회 추진방안을 발표했었다. 동전 사용 및 휴대에 대한 국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동전을 유통하고 관리하는 사회적 제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함이었다. 10원짜리 동전을 만들 때 20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단다.


마트와 편의점, 즉 잔돈으로 동전을 내는 업체들은 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전국에 있는 백화점, 슈퍼를 포함 해 870여 개 매장에서 동전을 거슬러 주는 대신 L.point(롯데멤버스)에 적립해 준다. 마찬가지로 이마트는 쓱 머니, CU는 캐시비나 티머니 카드에 충전을 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잔돈은 선불카드에 담고 해당 브랜드의 생태계에서 연이어서 사용하게 만드는 일종의 고객 Lockin전략으로도 쓰고 있다.



은행마저 현금이 없는 사회

은행마저 현금이 없다 보니 우스운 일도 많이 생겨난다. 몇 해 전 스웨덴 한 은행에 강도가 들었던 사건이 있었다. 강도는 아무것도 훔쳐가지 못했는데, 그 이유가 은행에 현금이 없었기 때문이다.

출처 : NPR(https://www.npr.org)

스웨덴은 위에 보이는 그럼처럼 "어떠한 손님도 환영이지만 현금은 사절"이라는 안내문을 쉽게 볼 수 있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스웨덴은 유럽에서 처음으로 지폐를 발행한 국가지만 지금은 전체 결제에서 현금 거래가 1%에 불과한 세계에서 가장 현금 없는 사회다. SEB은행은 전국 118곳 중 단 7곳에서만 현금을 취급한다고 한다.


현금 대신 다른 것을 노리는 범죄가 늘어났다는 견해도 있다. 한 무리는 2년 전 시속 80km로 달리던 아이폰을 잔뜩 실은 트럭의 적재함을 털다가 잡히기도 했다. 명품 매장인 샤넬 매장을 트럭으로 들이받아 털어가려던 시도도 있었다. 은행에서 현금을 터는 것이 아니라 쉽게 현금으로 전환 가능한 범죄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만질 수 없는 내 돈

물론 급작스러운 현금 없는 사회는 모바일 기기를 미사용 하거나 숙련도가 떨어지는 사용자에게는 당혹감을 안겨줄 수 있다. 은퇴한 노년층, 장애인, 유럽 국가의 경우 난민이나 이민자는 실제로 디지털 거래에서 소외당하고 있기도 하다. NPR의 'Sweden's Cashless Experiment: Is It Too Much Too Fast?'라는 기사에 따르면 이러한 상황을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 현금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현금을 못 내는 것은 나의 지불결제 수단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체안으로 극단적으로 지폐와 동전을 없애는 대신 가상화폐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지갑 없는 사회는 도래했고 현금이 없어지는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돈은 디지털 숫자뿐인 시대에 살게 됐다. 내 돈은 광활한 네트워크 어딘가에 둥둥 떠나닐 뿐 만질 수도 없고 내가 필요한 순간에 알아서 돈이 찾아오는 형태가 되었다. 나는 그저 그 돈을 불러올지 말지 지문을 문지를 뿐이다.




※관련 글

금융서비스 미래와 밀애하다(https://brunch.co.kr/@upleat/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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