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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플리트 Nov 04. 2019

[시스루] 오픈뱅킹 베일을 벗다.

U-Biz Consulting Div. 핫님

OPEN BANKING

2019년 10월 30일 10개 메이저 은행에서 오픈뱅킹 사업이 베일을 벗게 됐습니다. 이전 브런치 글인 오픈뱅킹, 열려라 참깨! 에서도 설명드렸다시피 오픈뱅킹 사업으로 한 플랫폼에서 모든 은행계좌를 등록할 수 있고, 송금, 이체와 같은 업무까지 가능해졌습니다. 올해 오픈뱅킹 이슈는 뜨거운 감자였고 드디어 10월 30일에 베일을 벗은 이 오픈뱅킹의 모습은 어떻게 등장했을까요?



오픈뱅킹의 시작.

기존 은행 X 핀테크 서비스


사용자가 무언가를 탐색· 구입· 사용 · 소멸하는 소비과정 중 작게 세분화된 단계에 집중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를 디커플링이라고 하며, 전 세계적으로 시장을 점령한 신흥 기업들에서 쉽게 보입니다. 이러한 디커플링 현상이 금융 서비스와도 만났습니다. 국내의 대표적인 사례로 '신경 안 써도 되는 자산관리'에 초점을 맞춘 뱅크샐러드, '빠른 송금'에 집중해 서비스를 시작했던 토스 등의 서비스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보수적이었던 기존 은행 서비스의 틀을 깨고 새로운 서비스로 소비자들에게 새로움을 주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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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간에 따라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많은 핀테크 업체가 우후죽순 등장하고, 기존 은행들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사용자들은 도대체 어떤 서비스가 나에게 정말 필요한 서비스인지 길을 잃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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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의 해체' 다음은 '서비스 간의 새로운 결합'인 걸까요? 자본과 정보를 가지고 있지만 기존 틀에 묶여서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려웠던 기존 은행권과, 자본과 정보는 없어도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핀테크가 서로의 간극을 이기지 못하고 있던 중, 그 간극을 줄여줄 새로운 정책이 반영된 서비스가 등장합니다. 바로 "오픈뱅킹" 서비스입니다.




오픈뱅킹의 첫걸음마.

좋긴 한데… 다 똑같네?


10월 30일, 오픈뱅킹이 출시된 그 날 계좌를 등록해보았습니다. 각 은행별로 계좌번호를 입력하고, 계좌가 맞는지 확인하는 작업들을 해보며 '그렇게 보수적이던 은행에서 타 은행의 계좌를 확인할 수 있다니! 너무 새롭다!!'라며 새로운 서비스를 만난 반가움에 빠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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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반가움도 잠시, 계좌까지 등록하고 난 후의 느낌은 차별성이 없다였습니다. 

기존 사용자 정보 기반으로 자동으로 계좌들을 가져오는 것이 아닌 개별로 입력을 해야 하는 수동적인 프로세스 때문이었을까요, 아님 오픈뱅킹에서 제공하고자 하는 기능은 모든 은행에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이었을까요? 사용자가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의 질이 고도화되고 편리성이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기능적인 면에서는 차별화가 부족하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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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벤트의 오픈뱅킹'의 느낌도 들었습니다. 오픈뱅킹은 무엇인지, 어떤 서비스를 어떻게 지원하고 있고, 사용자들에게 어떤 이점을 줄 수 있는지를 알려주기보다는 프로모션이 전면에 내세워졌습니다. 각 은행 별로 추첨하여 모바일 캐시를 주는 은행부터, 음료나 제품의 교환 쿠폰을 준다고 하면서 고객들에게 오픈뱅킹 서비스를 가입해보라고 제안합니다. 

이러한 프로모션 전략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더 많은 사용자들에게 이 서비스를 널리 알리는 일환으로써의 프로모션은 필요합니다. 

아직은 10개 대형 은행권에서만 오픈뱅킹이 적용되었기 때문에 프로모션 경쟁이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등의 인터넷 전문은행, 더 나아가 새로운 핀테크 업체들이 오픈뱅킹 API를 활용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사업을 갖고 등장했을 때는 어떤 방식으로 은행들이 고객들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은행 입장에서는 장기적 측면의 서비스를 함께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요?





오픈뱅킹이 나아가야 할 길.


-오픈뱅킹의 다음 걸음

당장 12월이 되면 앞서 이야기해드린 대로 오픈뱅킹을 적용한 더 많은 핀테크 업체들이 나오게 될 것이고, 그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조금 더 독특한, 조금 더 새로운, 조금 더 트렌디한 아이디어들이 필요할 것입니다. 은행도 보수적인 형태로는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계좌를 만들고 은행의 서비스를 누리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닌 은행 자체 내에서도 새로운 서비스와 도전들이 나와야 할 것입니다.


-Forward,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것

정부는 앞으로의 오픈뱅킹을 위해 상시적 모니터링과 보안을 통해 시스템 안정성 확보는 물론이고, 법적인 안정성과 생태계를 확산시킨다고 합니다.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이 말은 곧 오픈뱅킹 서비스의 범위를 확장시키기 위한 초석을 다진다는 말입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현재는 결제 자금이 있는 이체·송금 서비스 업체들만이 오픈뱅킹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결제자금을 보유하지 않고 '정보만으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급 지시 서비스업인 마이페이먼트 분야까지 참여 업체를 확장시킬 것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현재는 'Open Banking'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앞으로의 나아가야 할 방향은 더 확장된 개념인 "Open Finance"라고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정부의 지원과 기술의 발전, 그리고 사업의 확장을 따라 물질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의 새로운 금융으로 탈바꿈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오픈뱅킹의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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