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QR코드는 편해서라고?
U-Biz Consulting Div. 소맥
지난번 중국의 지불결제로 본 신뢰 이동이라는 글에 이어 중국의 지불 결제 서비스의 특징을 알아보고자 한다. 중국의 지불결제 시장은 QR코드(二维码)로 대표된다.
대표적인 QR코드 결제는 MPM(主扫) 방식과 CPM(被扫) 방식으로 나뉜다.
MPM(主扫) 방식은 가맹점이 QR코드를 생성하여 소비자가 QR코드를 스캔하여 결제를 하는 방식
CPM(被扫) 방식은 소비자가 QR코드를 생성하여 가맹점이 QR코드를 스캔하여 결제를 하는 방식
QR코드를 통한 지불결제 서비스의 발전에 영향을 준 요소는 많지만(앞선 글 참고) 특히 의미 있는 시사점은 소액결제시장에 침투했다는 것이다. 그간 지불결제 수단의 적은 현금이었다. 현금으로 소비하는 소액이지만 횟수가 잦은 지출 포인트를 QR결제 방식이 대체한 것이다.
중국 못지않게 우리도 QR코드를 활용한 서비스들이 등장했다. 서울시의 제로 페이나 카카오페이의 QR코드 지원 서비스 등 흔치 않게 주변에서 QR코드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단순 결제 서비스로 QR코드를 이용할 때 중국은 QR코드의 진화를 시작했다.
대중교통 수단까지 QR코드를?
소액 결제의 대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대중교통에도 QR코드가 활성화되고 있다. 우리가 대부분 사용하는 NFC가 사용성 측면에서는 더 빠르고 간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굳이 핸드폰 어플을 켜서 QR코드를 스캔하는 것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Tencent의 고장인 심천에서는 이미 지하철 탑승을 QR코드를 통해 하는 경우가 50%에 이른다.
지불이 서비스를 리드한다!
중국의 QR코드는 지불이 서비스를 리드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테이블 QR코드를 통해 주문부터 결제까지 가능하다. 음식이 서빙될 때 이외에는 점원이랑 말을 섞지 않을 정도다. 어쩌면 주요 경제 활동인구인 MZ세대(밀레니얼, Z세대)의 특징인 Untact성향에 최적화된 서비스라고도 볼 수 있다. 게다가 QR코드를 스캔하면 보유 디바이스의 운영체제를 인지하고 해당 언어로 제공하는 정도로 고도화됐다.
지불의 편리함이 가져온 새로운 시장
공유경제로 태어난 각종 대여 서비스의 확장도 두드러 진다. 조금 센스 있는 식당이나 매장이라면 공유 충전팩을 대여할 수 있는 머신을 들여놓는다. 빌린 충전팩은 정해진 시간 내에 다른 곳에 있는 충전팩 함에 넣어놔도 된다. 이전엔 현금결제가 압도적이었던 자판기 또한 QR코드를 통해 다시 부흥기를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품의 스펙트럼은 계속 넓어지고 있고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상품 소개뿐 아니라 쿠폰을 함께 제시하는 등의 공격적인 마케팅도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무인 상점, 주차장 사전 결제 서비스 등을 통해 기다림의 시간도 줄여놨다. QR코드 결제가 만들어 낸 현상은 AI와 만나기도 IOT, VR, Bigdata와 결합해 무궁무진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자, 다시 돌아와서 이렇게 많은 QR코드를 사용하는 것은 편리함과 시간의 효율성 때문일까?
알리페이와 위젯 페이의 사용량은 결제의 93%를 차지한다. 그렇게 모여진 소액결제를 통한 고객 데이터는 알리페이와 위젯 페이에 고스란히 저장된다.
알리페이 미니앱알리페이 내에는 약 100만 개 이상의 미니앱(小程序)이 존재한다. 앱스토어에서 따로 앱을 다운로드하지 않더라도 페이앱에서 원하는 앱을 탑재시킬 수 있다. 위의 화면은 실제 내가 사용하는 알리페이 앱인데 비행기 티켓을 예매할 수도, 스타벅스 결제를 할 수도 있다. 알리페이는 내가 어떤 브랜드를 사랑하는지,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 얼마를 지불하는지도 모두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자주 쓰는 앱을 통해 결제를 하면 결제 후 비슷한 서비스 앱을 추천하기도 하고, 자주 가는 식당만 등록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으로 적립과 쿠폰 서비스도 제공하는 식으로 결제 하나로 나를 이해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쯔마 신용 알리페이가 론칭한 쯔마 신용은 더욱더 발전된 형태로 실명 사용자의 결제내역, 신용카드 연체 여부, 각종 요금 납부 상황, 모바일 결제 내역, 재테크 상품 가입 현황 등 온라인에서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점수를 주고, 이에 따른 특혜를 제공하기까지 한다.
가령, 600점 이상이면 자전거 대여 시 보증금 면제 /650점 이상이면 렌터카를 대여할 때 보증금 면제 /700점 이상 시 싱가포르에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는 혜택까지 실제 생활에서 신뢰를 기반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에 혜택을 주고 있다.
초두에 던졌듯이 단순히 QR코드가 가져온 건 사용성 측면의 편리함 뿐이 아니다. 이 기대 감소의 시대1)에서 당장 받을 수 있는 나의 혜택, 추천, 서비스 등에 사용자가 반응한 것이다. 버튼이 어디에 있고 프로세스가 어떻게 구성되는지는 겨우 일부일 뿐이다.
알리페이라는 플랫폼에서 결제기반, 고객의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고객을 떠나지 못하게 세밀하게 Lockin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NFC가 아닌 QR코드로 지하철을 타는 것이다. 고객을 이해하고 고도화된 개인화 서비스로 사용자도 모르는 사이에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시할 정도가 되야 사랑받는 시대인 것이다.
1) 기대 감소의 시대 : The Age of Diminished Expectations / Paul Krugm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