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쩌다 프리랜서 Feb 02. 2021

집에서 일하는 프리랜서에게
코로나란?

생활은 같은데 유독 힘이 든 이유

누군가가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출퇴근 길에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마주치며 회사로 가는 사람들보다는 원래 너는 집에서 일을 하고 있으니 다행이라는 말이었다. 말로만 따지자면 틀릴 것 하나 없는 이야기였다. 나는 원래도 집콕, 집순이, 재택근무자였으니까. 내 생활 패턴에도 그닥 달라진 건 없었다. 


한번씩 하던 카페에 나가 일하는 재미를 잃었다는 것 정도? 

답답하면 밖에 나가 공원에서 한잔 하던 캔맥주를 못하게 됐다는 것 정도? 

어쩌다 한번 있었던 약속이 모두 취소되는 것 정도?


그리고,

뭘 하든 "그러면 안되지 않나"하는 두려움이 생긴 정도?


 



날짜가 유독 기억나지 않는 언젠가 있었던 일이다. 친구는 원래 딱히 내가 사려던 스탠드를 살 계획이 없었다. 그런 물건에 관심도 없던 친구였다. 어느 스탠드가 더 예쁜지 함께 골라주던 친구는 문득 이런 말을 했다.


"좋겠다."

"뭐가 좋아~ 너 원래 스탠드 별로 관심 없었잖아. 구경하다보니 갖고싶어졌어?"

"아니~"

"근데 뭐가 좋아?"

"그냥~ 전에는 필요 없는거라서 안 산 건데, 지금은 돈 없어서 못 사 ㅋㅋ 그래서 괜히 부럽네"


그 때는 그러려니 넘겼던 말이었다. 그런데 문득 집을 나가지 않은 5일차쯤 이 대화가 불현듯 생각났다. 그리고 나는 같은 생활 패턴인데 내가 왜 힘든지를 알아냈다. 




같은 생활을 반복하는 프리랜서이지만 그래서 다른 이들보다 생활 환경이 크게 달라질 것 없는 프리랜서이지만 그보다 가장 크게 바뀐 게 하나 있었다.


나는 "안"하는 것들 보다 "못"하게 된 일들이 많아졌다.


아침에 일어나 기분이 좋고 날씨가 좋으면 괜히 생각도 없으면서 "카페나 한번 나갈까~"하던 읇조림을 입밖으로 꺼낼 수 없어진 것이었다. 괜히 친구에게 전화해서 "언제 밥이나 한번 먹자 보고싶다."라고 하는 말 마저, 기약이 없는 약속조차도 꺼내기가 조심스러운 이 것.


그래, 나는 이 것때문에 방안에 갇혀 꾸역꾸역 만두를 먹던 올드보이가 되었다.



작가의 이전글 브런치는 날 왜 작가로 만들었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