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요리 프로그램을 봐도 '만능 레시피'가 척척 나오고, 인간관계나 자기 계발에 대한 책에도 나름의 매뉴얼이 등장한다. 그런 책처럼 글쓰기 책도 찾아보면 연령과 대상에 따라 수많은 책이 이미 출판되어 있고 나도 필요에 따라 꽤 많은 책을 읽어온 것 같다.
나는 글쓰기에 관한 책을 보면 '이걸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까'싶은 부분도 있고, 이대로 하면 글쓰기 실력이 좋아질까 싶기도 했다. 그렇기에 내가 대단한 국어학자나 교사가 아닌 이상, 글쓰기에 대해 정리하는 것이 몹시 조심스럽고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알고 있는 만큼일지라도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아마도 모든 저자는 '어느 한 사람에게라 할지라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기꺼이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을 갖는 사람이 아닐까 한다.
글쓰기에 있어 뭔가 비법이 있을 것 아닌가 묻는 사람도 있다. 글쓰기 비법?
이렇게 정보가 넘쳐나고 바쁜 세상에 시간과 돈을 들여서 아무리 글쓰기에 대한 수업을 받는다 할지라도, 정작 자신이 써보지 않으면 글쓰기에 대해 알아갈 도리가 없다. 그렇기에 무조건 써야 한다.
글쓰기. 그게 뭐 어려운 일인가. 당신은 원래 글재주가 있어서 잘 쓰는 것 아닌가,
원래 재능이 있어서, 직업이 그러니까... 등등의 이유로 온갖 이유를 말하며 여전히 글쓰기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사람도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써야 한다고 나는 말한다.
글을 잘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나도 어떻게든 글을 원하는대로 쓸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마법 같은 비법을 들이밀면서 이렇게 쓰면 글쓰기의 달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내 코가 석자라...
나도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노벨평화상 수상이 부럽잖을 것이다.
그런데 '글쓰기 단기 속성'을 원하는 사람일수록 글쓰기를 쉽게 여기는 면이 있다. 이야기를 나눠보면 그냥 써지는 대로, 쓰고 싶은 대로 쓰고 그것으로 뚝딱 완성본으로 통과되길 바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단한 작가들이라 할지라도 수십 번의 퇴고 작업을 거치고 또 거치고, 더 이상 손댈 수 없을 정도가 되어도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글쓰기다. 그렇게 쉽게 여길만한 작업은 솔직히 아니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에게 요구되는 일상 속, 또는 과제의 글쓰기 경우, 그렇다고 글 잘 쓰는 비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우리 옛말에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삼다'가 필요하다고 했다.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이다.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는 것이 글을 쓰는 단계에 반드시 필요하다.
'평소 책을 꾸준히 읽고, 생각하고, 생각하고, 글쓰기'가 바로 글잘쓰는 비법이다.
어쩔수가 없다. 아무리 풍부한 지식과 생각을 갖고 있어도 문장으로 표현해내지 않고서는 글이 완성될 수가 없는 것이다.
다만 이 비법이 통하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실천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이야기를 하면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지만, 아예 포기하고 듣는 사람도 적지 않다.
글쓰기, 책 읽기, 생각하기, 꾸준히 쓰기, 이런저런 거 다 할 자신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 역시 글을 잘 쓰기 원하고, 아이에 대해서도 같은 소망을 품게 된다.
그러니 글쓰기에 있어 '비법'을 만들어낸다고 해서 실행할 확률은 여전히 낮을 것이다.
그래서 나름 생각해보는 것은, 일종의 '연습법'이다. 비법이 담긴 매뉴얼이 아닌, 일반적인 연습법이라면, 우선은 나부터 조금씩 실천해 볼 수 있으리란 생각에서다. 그리고 그 연습법의 주제가 바로 '쉽게 써보기'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덜 어렵게, 덜 복잡하게 일단 써보자는 마음가짐이다.
글쓰기 연습법.
산책하기가 건강에 좋다는 건 알지만, 막상 꾸준히 산책하는 사람에게 좋은 것이다.
현미채식이 몸에 좋다고해도, 그렇게 먹는 사람에게만 좋은 것이다.
꾸준히 실행하는 능력. 뭐든 꾸준히 하면, 솔직히 잘못하게 되기도 어려울 것이다.
글쓰기도 그렇다.
꾸준히 쓰는 사람은, 분명히 스스로 글에 대해 느껴지는 임계점이 있다.
마지막 마침표를 찍었을 때 쉬어지는 그 가뿐한 한 숨. 청량한 기분. 무겁지만 산뜻해지는 성취감.
일단 써냈을 때의 기쁨. 성취감이 자존감으로 이어지고, 그 자존감이 글을 계속해서 쓰게만드는 동력이 된다.
그때까지, 우리 써보자.
그래서 글쓰기 비법은, 누구라도 '내가 만들어갈 수 있는 나만의 레시피'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나의 글쓰기 비법은 이것이다 라고 우리가 함께 얘기할 수 있는 그날을 꿈꾸며...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