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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인잠 Sep 11. 2019

글을 쓰려면 글쓰기 싫어하는 것부터 고쳐야해요

엄마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한들 아이들의 글쓰기 지도가 수월할까.

일자무식 엄마라도 말만 잘하고 글 잘 쓰는 사람도 수두룩하고 국문학과를 졸업한다 한들 책 싫어하고 글 안 쓰는 사람도 많다.

글은 흐름에 따라 쓰는 것이다. 앞의 글들을 계속 살피면서 글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써야 한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도, 나 조차도 두렵다. 띄어쓰기, 맞춤법, 어법에 맞는 표현인지 아닌지, 매의 눈으로 보자면 실수투성이가 한두 군데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도 쓰고 책도 낸다.

교정 교열, 편집해주시는 분들이 뒤에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손에서 처음 써내는 '글'이 중요하다!)

전문적인 작가가 아니더라도 우리 아이들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무수히 글을 써야 하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군가 뒤에서 일일이 교정 교열, 편집을 봐줘야 할까.

그럴 수는 없다. 아이들은 편하게 쓰면 된다. (단, 자기가 쓴 걸 스스로 고쳐보고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나이 또래에 요구하는 글쓰기 수준이 있고, 다행히도 대체로 낮은 편이다.

대입 논술 앞둔 수험생이 아니고서는, 초등학생 경우에는 그저 열심히 성실히 쓰면 그 자체로 이쁘다.

대견하고 멋지다 칭찬받는다. 그러니 열심히 쓰면 된다. 그냥. 쭉.

(그러다보면 잘써지는 시기가 온다.)

그런데 그 '그냥 쭉'이 안되어서 문제다.


"아니, 좀 '쭉~'쓰라고!"

"쭉 이 안돼? 쭉?"


속으로는 열불 터져도, 겉으로는 웃으며 글쓰기가 질리지 않도록 눈치껏 있어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절대적으로, 지금까지 그런 기다림의 시간이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낼 모레 중학생인데 언제까지 기다려요?")


아이 입장에서는, 아니 유치원 졸업하고 학교 갔더니, 뭘 자꾸 쓰라고 하는 황당하고 부담스러운 상황이 아니겠는가! 평소에 말과 글을 주거니 받거니 편하게 놀이처럼 해본 경험도 부족한데 한글 좀 가르쳐주면서부터 자꾸 숙제가 주어지고 눈 앞의 노트는 당최 불편한 종잇장이 되고 만다.

게다가 노트가 주어지는 시기부터는 간섭과 지시, 평가도 경험하게 되기 때문에 글은 곧 과제가 되어 아이들에게 점점 더 불편한 작업이 된다.


너무 단편적으로 얘기하는 것일 수도 있다. 느끼기에 따라 과장되거나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이미 글쓰기가 '문제가 된 경우'에는, 대체로 아이들은 글쓰기를 싫어한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아이들은 엄마가 느끼는 것보다 훨씬, 훠얼씬 더 글쓰기를 싫어한다.


그런 아이들을 글 쓰게 만들려면, 다른 각도로 접근해야 한다.

글을 쓰는 것이 편안하고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먼저 경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서 대체 글은 언제 쓰냐고?

쓰고 싶을 때 쓰면 된다.

나는 그렇게 말한다. 쓰고 싶을 때 쓰는 게 글이라고, 쓰고 싶을 때 쓰라고.

단, 그때 가서 혼자서 바로 쓰기는 어려울 테니, '이렇게 선생님이 있을 때 글을 쓰면 선생님은 힘들지 않게 도와줄 수 있다'라고 안심되게 설명한다.


그럼 엄마들은 묻는다. 대체 어떻게 된 거냐고.

아이가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글쎄요. 저는 말하고 논 것밖에요...

글은 아이가 직접 쓴 거예요...


"그래서, 대체 글은 어떻게 쓰라는 거예요?"...


그런 이야기들을 앞으로 나누고자 하는 것이다. 아직도 안 나눠서 죄송....



그런데 잠시 우리...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아요.


"글쓰기를 싫어하는건 내 아이인가요, 나인가요?"

"글쓰기가 힘든 건, 나 인가요? 내 아이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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