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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인잠 Oct 10. 2019

독서에 게으르다면 당신은 유죄

나는 아이들에게 글짓기 수업을 할 때 글을 써야 하는 이유가, 글짓기 잘하고 일기 숙제 써내고, 독서감상문 쓸 때 쓰는 것 말고도, 꼭 글을 써야 하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


뭔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속상할 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 사람은 글을 씀으로써 마음에 있는 무거운 짐을 덜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글을 쓰지 않고 덜어낼 수 있는 방법이 있냐고 물어보면 아이들은 답한다.


안 덜어내도 돼요

- 왜? 네가 아직 힘든 일을 덜 겪었구나...



스트레스받으면 먹거나 자거나 티브이 보면 돼요

- 그래? 그럴 때마다 먹고 자고 보자면 앞으로 얼마나 많이 먹고 자고 보게 될지 생각해본 적 있니? 그것이 네가 꿈꾸는 삶의 방향이니?



사람들한테 얘기를 하면 되죠

- 어떤 사람들이 너의 말을 계속 잘 들어줄까? 들어준다 해도 그 말이 다른 식으로 소문이 나서 너의 뒤통수를 후려칠 때 너의 기분은 좋을까?



그냥 말 안 하고 글도 안 써도 돼요

- 그래? 그럼 어느 날 화병 생긴다!


적어도 누구에겐가, 무엇엔가 억울하고 안 되는 일을 당했을 때, 적어도 나의 권리와 가치는 글로서 표현하고 드러내라. 그것이 글의 힘이다.

어느 날 슬프면 슬픔의 글을, 화가 나면 화나는 이유에 대한 글을, 기쁘면 기쁨의 글을 남기고 고마움에 대한 마음을 글로, 미안함에 대한 심정을 글로 표현한다는 것은 내가 제대로 숨을 쉬고 살아가고 있다는 이치와 같다.

말보다 더 정확한 것은 글이고, 글은 신께서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주신 삶의 무기이다.

(문제는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악성댓글이나 비방, 인신공격 등의 부작용을 낳는 것... 그러나 성숙한 글쓰기는 사람을 살린다고 나는 믿는다. 글이 사람을 살리고, 사람이 글을 살린다. 그래서 나는 글을 좋아하고, 글의 힘을 믿는다.)





웃어가며 하는 말이지만, 나는 진심으로 하는 말이다.


나의 생각과 감정, 고민, 마음에 찌꺼기처럼 남아있는 일들이나, 혹은 부유물처럼 떠올라 뿌옇게 되어버린 감정들을 비워내지 않고서 인간이 맑은 정신으로 어떻게 살아갈 수가 있단 말인가.


그렇게도 살아진다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나는 나의 억울함과 분노, 슬픔과 괴로움, 원망과 회한, 기쁨, 행복, 사랑, 후회 모든 감정들을 글로 쓰면서 치유되고 회복되어 왔기에 글쓰기의 위력이 몸과 마음, 영혼으로 오롯이 느껴진다.


아마, 대부분의 작가들이 혹은 글 쓰시는 분들, 책 읽는 분들이 이에 대해 공감하실 것이다.


문제는 공감은 하나 여전히 글 쓰고 책 읽는 일을 망설이는 사람들. 그들이 염려된다.


언제까지나 그렇게 글에 대해, 책에 대해 무감각한 채로, 그저 독서는 공부하는 아이들에게나 절실하고 필요한 것으로, 글쓰기란 글 쓰는 사람에게나 필요한 도구인 것으로, 글은 서류 작성할 때나 쓰는 것으로 오인하고 계시지 말기를...


*** 문제는 글쓰기는 독서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에 있다.

글쓰기의 key는 독서가 쥐고 있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에게 독서를 강력하게 권하고 싶다. 이렇게 좋은 독서, 같이 하자고!






글을 쓴다는 것은 생각한다는 것이다. 생각 없이 글을 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글을 쓰는 동안 하나의 생각에 몰입할 수 있다. 이때 몰입한 생각은 온전히 내 것이 된다. 수많은 생각을 해도, 그것을 글로 쓰지 않고 기록해 두지 않으면 잠시 머물렀다가 사라진다. 글로 쓸 때 확실하게 내 생각이 되고, 내 삶에 스며들어 변화의 원동력이 된다.

- <필요한 부분, 핵심만 골라 읽는 대충 독서법, 김충만>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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