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둘째 아이와 나눈 대화를 새삼 끄집어내어 보며 나는 멈칫, 눈시울이 뜨거워짐을 느낀다.
그 당시, 일곱살 된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아서 끼니때마다 실랑이를 벌이던 때였던 것 같다.
엄마: 엄마가 밥을 먹어라 먹어라 하기 전에
자기 밥은 자기가 알아서 먹어야 하는 거야
자라 자라 하기 전에
자기 잠은 자기가 알아서 자는 거야
생각해보니 엄마가 00한테 먹어라. 자라 잔소리를 하는 것 같아. 이젠 안 하려고...
아이 : 엄마. 그럼 엄마가 나한테 바라는걸
하나님한테 기도를 해.
저번에 엄마가 무서운 꿈 꾸지 않고
재미있는 꿈 꾸게 해 주세요 기도해주니까
진짜 재미있는 꿈 꿨더라?
엄마: 그래?
하나님 우리 00이, 밥 잘 먹고 골고루 먹고.
건강하게 자라게 해 주세요...
아이: 하나님. 우리 엄마 포동포동 살찌고
공주님처럼 더 이뻐지게 해 주세요...
엄마: 00아? 그건 좀 아니다. 엄마 여기서 더 살찌면 굴러다녀야 돼... 살 빠지고 더 이뻐지게 해 주세요 해줘
아이: 아니야 지금도 이뻐
살쪄도 이뻐
엄마: 엄마는 지금도 충분히 살찌고
공주님처럼 사랑받고 있으니
살찌라고 기도는 안 해줘도 돼. 알았지?
아이: 알겠어
하나님 우리 엄마 밥 잘 먹고
건강하게 자라게 해 주세요.
'건강하게 자라 가는 엄마'되게 해 달라는 아이의 기도가 현재 나에게 얼마나 이루어졌을까.
나는 분명 그때부터 건강해졌고, 밥도 잘 먹고 건강하게 자라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부디 앞으로 더 건강하게 자라 갈 수 있기를...
무엇보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주어 고맙다.
더 이상의 바램을 가진다면 욕심 같아서, 나는 차마 더 이상의 기도를 할 수가 없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건강한 인격과 정신으로 자신의 삶을 건강하게 살아나가기를 나는 앞으로도 기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