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의 미션을 수행하시며 어려움도 있으실텐데 기꺼이 독서생활을 감당해가시니, 나도 조금은 일말의 죄책감(?)을 내려놓고자 한다. 온라인으로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는 질타와 독서모임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조금씩 느끼는 요즘, 그러나 아랑곳 않고 간다. 우리 회원님들이 좋다고 하시는 말에 기대고, 나도 의지하면서 가고 있다. 내가 어느 일부분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나로서도 큰 보람이고 감사한 일이므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는 법. 나는 만능이 아니니까,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시간이 허락하는 데까지, 모임이 지속되는 데까지는 한 분에게라도 '책'이라는 은혜로 갚고 싶다.
온라인 독서모임이 시작된 이후 처음 맞이한 주말, 주제독서 미션으로 '자유'를 드렸다.
평소 마음만 먹었으나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독서, 손이 닿지 않던 책, 내 시선과 관심밖에 밀려나 있었다거나, 서점에 가신다던가, 무어라도 독서를 하실 수 있는 자유 '시간'을 선물해드리고 싶었다.
우리의 미션, 과연 자유가 있었을까?
@에이미 님
<기억 전달자>, 로리스 로리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고 뉴베리 상을 받은 책입니다. 청소년 필독도서이지만 저 역시 굉장히 인상 깊게 읽은 책입니다.
주인공 조너스가 사는 곳은 완벽한 행복이 존재하는 곳입니다. 치열하게 싸울 필요도 없고 태어남과 죽음이 이미 다 결정되어 있는 곳이죠. 누군가와 경쟁할 필요도 없습니다. 본인의 임무는 각자의 재량에 따라 정해지고, 피부색이나 언어와 같은 차별도 없이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사는 곳입니다.
사랑의 결과로 아이를 얻는 것이 아닌 정해진 산모가 아이를 낳고, 그 아이들은 배분되며, 정해진 나이게 죽습니다. 위험도 없지만 모험도 없습니다. 폭력도 없지만 정의도 없습니다.
조너스가 12살이 되던 해 받은 임무는 ‘기억 보유자’에게 모든 기억을 전수받게 됩니다. 사랑, 고통, 가난, 전쟁, 공포, 즐거움 이 모든 것을 하나씩 받게 되며 조너스는 마을 생활에 회의를 느끼며 떠나려고 결심합니다.
완벽한 세상, 고통도 없지만 즐거움도 없는 사회, 장애가 없는 나라, 사랑의 감정도 없고, 욕구는 약을 먹으며 진정시킵니다.
언뜻 보면 굉장히 평화로워 보입니다. 경쟁 없는 사회, 능력에 맞게 주어지는 직업, 모든 가정이 평등하게 두 자녀가 있고 결혼도 성격에 맞게 짝을 배정받습니다.
가끔은 나의 고통이, 나의 고난이, 나의 슬픔이 감당하기 힘들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고통이 없다면 기쁨도 없을 것이고, 노력 없이는 성취감도 맛볼 수 없을 것입니다. 사랑을 해보았기 때문에 그에 따르는 고통도 느끼고, 또한 행복함도 느낍니다.
이 책은 저에게 너무나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책입니다. 과연 내가 색깔 없는 세상에 산다면, 이 아름다운 세계가 회색이라면, 저는 하늘과 꽃에 감사하지 않았겠죠. 고통으로 아이를 낳아보니 조건 없는 사랑도 알게 되었습니다.
인생에 모든 것은 거저 오지 않습니다. 희생이 따르는 대가가 반드시 오는 게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힘드셨나요? 내일은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
@보리 님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 제임스 도티
도티는 의사가 된 후 의료장비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큰 부자가 되었다가 한 순간에 모든 재산을 다 날리게 됩니다. 돈이 많으면 행복할 줄 알았지만 공허했고, 결혼생활도 실패하고 좋은 아버지도 되지 못하고, 모든 것을 다 잃은 순간 그에겐 친구 한 명 조차 없습니다. 오만한 자신을 돌아보던 도티는 루스의 가르침 중 마음 열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건너뛰었음을 깨닫습니다. 타인과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여는 것은 연민을 가지고 용서하고 사랑을 보내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행복해지는 삶의 실천은 받을 때보다 줄 때라는 걸 느끼며 다시 찾은 전재산을 약속대로 기부합니다.
낙후한 지역에서 의사생활을 다시 하고 연민과 이타심을 의학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센터를 만듭니다.
어렵고 힘든 환경과 불운에서도 따뜻한 격려와 믿음은 한 사람의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운명 또한 바꿀 수 있게 합니다.
가장 마음에 와 닿는 글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들은 대개 상처를 가장 많이 받은 사람들입니다, 만약 자신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면 더 이상 상처 입지 않으며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도 않습니다.
우리 마음에 상처가 생기면 그때가 바로 마음을 열어야 하는 순간입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돌보는 것도 마음을 여는 한 부분이고, 나머지 한 부분은 자신을 사랑하고 돌보는 것입니다.
유대감의 결핍은 고독과 불안, 우울병 등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오늘날 넷 중의 한 명은 이야기를 나눌 사람 없이 살아가고 있다네요, 우리에겐 해피트리가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
@아인잠
<이중섭 편지와 그림들>
화가 이중섭 선생이 아내에게 전한 편지들과 그의 그림이 엮어져 있는데, 한편으로는 내 마음이 '아무렇지 않지가' 않았다. 그가 아내와 아이들을 향한 그리움을 글로 표현한 것을 보면... 나도 지금 아이들 아빠와 떨어져 있고, 같은 이별은 더더욱 아니지만, 그의 (남편이자 아버지로서의) 마음이 애잔하게 다가오고 그의 사랑이 새삼 다르게 다가왔다.
"많은 것을 바라기 때문에 마음이 괴로워지는 것이 아니겠소. 중요하고 필요한 것을 꼭 하나만 희망하고 노력하여서 지키도록 합시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마음을 한 군데로 집중하고 골몰하는 일이오."
"어떤 일이 우리 네 가족 앞에 닥치더라도 조금도 염려할 것 없소." " 내 머릿속과 가슴은 귀여운 당신의 일로 꽉 차 있소. 당신을 힘껏 포옹하고 몇 번이고 입 맞추오. 그럼 건강하오. 이제부터는 가난쯤은 두려워하지 말고 용감하게 인생의 한 복판을 매진해갑시다."
@숙아 님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 버락 오바마
"우리는 이 진리들이 자명하고 생각한다. 즉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고, 창조주는 몇 개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했으며 그 권리 중에는 생명과 자유와 행복의 추구가 있다."
'나는 나의 자아를 몰랐었다. 나로서는 나의 자아, 나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위험에 노출되고 싶지 않아서 그게 두려워서 더 안전한 장소로 재빨리 몸을 피하곤 했다. 그게 내 모습이었다.'
@보리 님
'저도 오래전에 이 책을 읽으며 깊은 감동을 받았었네요, 버락 씨의 선한 눈빛, 마른 체형, 무엇보다 정치적 신념이 요즘 트럼*씨와 대조되어 더 선명해집니다.
자국의 이익만을 고집한 정치가 결과적으로 분열과 갈등을 넘어 손실을 가져다준다는 걸 깨달았으면, 따뜻한 휴머니즘이 당장 눈에 보이는 숫자로 뭘 얻지는 못한다 해도 세상에 화해와 통합을 가져온다는 걸 인정해 주면 좋겠습니다.'
@Heeeeeji 님
(주말이 오히려 더 바쁜 기혼여성들의 삶에서 독서는 정말이지 애써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시간의 보상이 아닐까. 겨우 겨우 짬을 내어 미션을 수행하시랴, 독서를 이어가시는 모습이 느껴질 때면, 그래도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이렇게 귀한 분들이 기꺼이 내게 마음을 열어주시고, 온라인 독서모임에 합류해주셨다는 것은 인생에 몇 번 만나기 어려울 그런 만남이 아닐는지.)
@에이미 님
"전 독서모임 안 했음 책 안 읽었을 거예요. 무언가 해야 한다는 의무가 있어야 하는데 한번 놓으면 하염없이 게을러지더라고요.. 오늘 같은 날은 너무 바빠서 그냥 유튜브 버면서 잤을 거예요.. 근데 미션이 있으니 읽은 책 한번 훑어보고 글도 쓰게 되니 너무 뿌듯합니다."
@보리 님
"미션이나 글에 대한 부담감이 다 있을 거예요. 그럼에도 해피트리 취지가 책을 읽고 나누는 거니까요..
길게 잘 다듬어진 글도 좋지만 진솔한 짧은 한 줄의 글이 더 가슴을 울릴 때가 많아요,
글을 통해 과거, 현재를 보고 미래를 생각할 수 있는 게 전 좋아요,
특히 숨겨둔 마음을 열게 해서 지금처럼 좋은 감정을 나누는 게 좋습니다.
1등만 기억하는 해피트리가 아니니 부담감 살짝 내려놓으시고 여기서는 편안하게 계셔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