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인잠 Feb 26. 2020

아이들 한글 떼기 쉽게 할 수 있어요.

개학이야 연기는 되었지만 이제 곧 3월이 되면 초등학교 입학이 시작된다.

한글을 다 익혀서 가지 않아도 너무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글을 익히지 않아서 불안한 사람은 아이가 아니라 엄마인 경우가 많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재미있고 차근차근 알아가며 또래들과 배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알아지는 것들이 있다. 대부분 1학기 마칠 때쯤이면 한글을 마스터하게 되고, 만약 그래도 한글을 다 익히지 못했다면 1학기 여름방학 때 책 많이 읽고 놀면 다 마스터할 수 있다. 문제는 게임을 한다거나 tv에 사로잡혀있는 경우이지 한글 자체는 어려운 문자가 아니다. 한글을 도저히 익히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본 적이 없는 것을 보면, 세종대왕께서 얼마나 과학적이고 친절하게 글자를 만드셨는지를 알 수 있다.


언젠가부터 통글자로 단어를 많이 익히는 경우가 있는데 통글자로만 익히면 그 많은 단어를 외울 수가 없다. 영어단어처럼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단어들을 외울 수가 없는 것이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 받침을 조합하면 읽을 수가 있기 때문에 조합하는 과정을 알아가면서 단어를 익히는 순서가 빠른 방법이다.


어릴 때 주야장천 '당근, 토끼, 다람쥐' 하며 카드 낱말을 보는 것은 글자를 이미지로 같이 보여주고 아는 사물들을 확장시켜주기 위한 것이지 한글을 떼려는 목적은 아니다.


요즘은 마침 좋은 도구가 많다.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일일이 종이를 코팅해서 만들어서 자음, 모음을 연결해서 단어를 표현해보곤 했었는데 요즘은 맘만 먹으면 쉽게 교구를 구할 수 있으니 아이들 학습도 편안해졌다.

한글을 한창 익히는 아이들과 수업할 때 자주 사용하는 도구이다. 자음, 모음을 연결하면 글자가 어떤 조합을 거쳐 완성되는지 아이들이 놀이처럼 알아갈 수 있다. 글자를 배우고 알아가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글자를 배울때는 놀이처럼

"원리를 아는 것이 빠른 방법이다."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원리를 빨리 파악한다.

쉬운 것부터 맞춰본다. 엄마, 아빠, 가족의 이름, 아이스크림, 과자, 과일 이름, 만화 제목, 캐릭터 이름 등을 맞추라고 하면, 한글을 익힐 나이 또래가 되면 신바람이 나서 맞추며 알아간다.

점점 자신감이 붙으면서 제법 글자를 읽어보기도 하고 써보기도 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단, 엄마의 조급함, 확인하려는 마음이 아이의 탐구 본능에 찬물을 끼얹는다.

항상 놀이처럼 아이가 재미있고 편안한 가운데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하는 '친절한 안내'가 필요하다.


나는 아이들을 키울 때 내가 '옆집 이모'라고 생각했다. 옆집 엄마도 자기 아이들한테 시달리면 힘들기 때문에, 옆집 이모쯤 되면 다른 집 아이도 귀엽고 눈길이 가고, 그 아이가 서툴고 느리다고 해서 애가 타지 않는다.

나는 '옆집 이모'다 생각을 하면서 아이들을 느긋하고 한 뼘 떨어져서 바라보려 했다. 그러면 아이에게 화낼 일도 없고 닦달할 이유도 없고, 그저 이쁘고, 도와줄 일을 도와주면서 살아갈 수 있다. 그러면서도 아이는 진짜 '옆집 아이'인 것은 아니기에 '옆집 이모'의 마음으로 바라본다 하더라도 실제 옆집 아이보다 더 예쁘고 사랑스럽고 소중하게 다가온다.


'옆집 이모'와 같은 마음으로 내 아이를 '옆집 아이'대하듯 귀하게, 함부로 애틋하게, 글자를 하나하나 알아갈 수 있도록 친절한 이모 노릇을 해보면 어떨까.


"옆집 야옹이들아, 잘들어~" (그림출처:픽사베이)
매거진의 이전글 책 읽어주기의 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