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지속 가능한 놀이의 기준은 '재미'에 있다.

투명 시트지로 가능한 미술 한글 놀이

by 아인잠

아이들에게 손가락을 많이 움직여 쓰게 하는 것이 지능, 정서, 표현, 창의 등 모든 면에서 이로운 점이 많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이론적으로 알고 넘어가는 것과, 생활 속에서 반영시키는 것에는 아이들이 자라 갈수록 집집마다 큰 차이가 생기기 시작한다.

여기에 첫 번째 비극이 있다. (공부하고 학원 다녀오는 것에서 아이들이 생각보다 손가락을 많이 움직이지 않기 때문)


손가락을 움직이고 활용하는 것은 뇌를 사용하는 일이다. 뇌와 운동신경이 연결되어 있고 뇌는 수많은 명령을 내려서 손을 조작하고 움직이게끔 실시간으로 많은 판단을 내려서 하게 한다.

어릴 때부터 적어도 초등학교 졸업 전까지는 '바짝' 신경 써서 최대한 많이 움직일 수 있도록 놀이시간을 확보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 놀이시간에서 길러진 힘을 이용해서 아이는 생각하고 표현하고 그림을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글을 쓰게 된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성취감을 느끼고, 엔도르핀이 생성되고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분비되고, 스트레스가 저하되고 아이는 점점 더 행복해지고, 행복의 힘으로 아이는 자신의 자기 효능감을 키워나가며 자신감과 자존감으로 연결된다.

쓸데없고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진 아이들이 적지 않다. 큰 능력이 아닌데 대단한 능력으로 오인하는 어른들도 적지 않다.

아이가 어릴 때 책을 좋아하고 그림을 잘 그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엄마의 자식사랑에서 기인하는 것이지, 대부분은 '평균'이다. 그 나이 때에 좋아하고 즐겨하고 곧잘 표현해야 '정상'이다. 그 상태로 쭉 갈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계속되는 동기부여가 있어야 하고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본능적 기질적으로 새로움을 추구하고 색다른 것을 좋아하는 '즐거움'을 안다.

이런 본능이 어느 순간부터 '이른' 학습에 길들여지고 미디어에 익숙해지고 잡다한 만남과 놀이에 먼저 안주하게 되면, 아이들의 창작 본능과 의지는 점점 사그라들고 갈 바를 못 찾고 길을 헤매게 된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잘 노는 것이 가장 '큰' 일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아이들이 놀이를 재미있어하고 즐기고 있는지를 알려면 '지속시간'과 '몰입'을 지켜봐야 한다.

흥미와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몇 분하다가 다른 곳으로 가버린다. 지속시간이 짧은데 몰입의 긴 시간이 있을 수가 없다. 그런 경험이 반복되면 짧고 간단하고 쉽고 즉흥적인 작업만 대충 몇 번 해보고 흥미를 잃어버린다. 더 이상 생각해보고 노력하고 시도하고 성취감을 느껴 만족하는 가장 절정의 순간을 모른 채로 어느새 커버린다. 몸만 커지는 어른 아이들은 참 빨리도 큰다.

한글을 좀 읽는다 싶으면 어느새 자기주장을 강하게 펼치며 엄마 손아귀에 쉽사리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들 놀이의 방향과 방법을 길들일 수 있는 골든타임은 유아기부터 초등 1학년 정도이다. 그 시기가 가장 엄마에 대해 의존도가 높고 놀이를 생각하고 표현하려는 본능이 치솟을 때다. '놀고싶어! 놀고싶어'를 왜치며 놀고싶어할 때 신나게 놀아볼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왜냐하면 머지않은 미래에 원하든 원치않든 육기관에서 체계적 학습단계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교육은 마땅히 필요하다. 그러나 제대로 놀아보지못하고 한이 맺힌 아이들은 공부에 몰입하기도 어렵다.

아이 입장에서는 원통하다. 제대로 놀아보지도 못하고 어느새 학생모드로 살게 되고, 그때부터 피곤하고 하기 싫고 엄마의 기대와 아이의 마음이 엇박자가 나는 일이 생긴다. 그래서 나는 육아의 정점은 초등 1학년까지라 생각하는 바이다. 그때까지만 잘 키워놓으면 그 이후는 쉽다. 따로 엄마의 손이 갈 일이 별로 없고, 놀이든 학습이든 독서든 알아서 해나가는 근성이 생긴다. 그것도 많이 놀아봐야 가능한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고 할 일 찾아 하고 인성에 재능에 습관까지 나무랄 때가 없으면, 그 부모는 전생에 나라를 구한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엄마는 아이가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는 일게 '일병'이다 생각하고 열심히 육아의 전장을 누벼야 한다. 용맹스럽고 부지런히.



쓰다 보니 쓸데없이 말이 길어졌나 죄송하려는 찰나, 그냥 우리 집 애정 놀이 아이템 하나를 소개하려 한다.


앞면은 비닐이고, 뒷면은 종이로 되어있는 접착 투명 시트지를 활용하면, 훌륭한 놀이 도구가 된다. 값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고 활용도가 높아서 떨어지지 않고 집에 두고 사용해오고 있다.

뒷면은 종이 시트지. 원하는 크기대로 잘라서 쓰고 그림을 그리거나 글자를 써서 가위로 오려요.

7살이 된 막내가 요즘 한창 애정 하는 스티커 놀이.

네임펜이나 매직으로 그림을 그리고 색을 칠한 뒤 가위로 오린다. 뒷면이 종이 재질이어서 가위로 쉽게 자를 수 있다.

애써 표현한 작품을 집안 곳곳에 붙인다.

쉽게 탈부착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디든 마음껏 붙였다가 떼어내도 된다. 집안 곳곳에 종이스티커를 붙이면 엄마들이 기겁을 하고 못하게 하거나, 덕지덕지 붙여놓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흉물스러워지는데 비해, 시트지를 이용해 표현하면 원하는 크기나 모양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어서 아이들에게 적절한 놀이가 된다.

단, 전시기간은 1주일로 약속했다. 그렇지 않으면 온 집안에 1년 열두 달 그림으로 도배가 될 수도 있기에. 우리는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보았을 때 아름다움이 느껴져야 작품으로 인정하고, 시간이 지나면 떼어내든 교체해서 붙이도록 한다.

적절한 기간과 부착 장소를 미리 정해두고 약속을 지키면, 아이들은 더 이상 바라지도 않고 그 안에서 마음껏 표현하고 하고 싶은 놀이를 한다. 스트레스가 없고, 계속해서 창작이 가능하며, 재미있게 즐기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것, 그 상태가 '놀이'와 '몰입'의 경험이다.

그리고 전시를 하게 되면 오며 가며 뿌듯하고 다음 번엔 더 '놀라운' 작품으로 표현하고 싶은 동기부여가 된다. 가족들이 함께 감상하고 축하하면서 느끼는 보람과 기쁨은 덤이다. 행복도 따라온다.

컴퓨터에서 인쇄한 그림이나 사진에 투명 시트지를 붙여 오리면 인형놀이나 캐릭터 놀이가 가능하다. 마음껏 초원을 꾸밀 수도 있고, 이야기를 만들어가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이때 생각하기, 말하기, 표현하기, 나아가 글쓰기까지 가능해지는 밑거름이 된다. 나의 빅 픽처는 글쓰기이고, 아이들은 차근차근 놀면서 자라고 있는 중이다.

시트지에 글자를 써서 여기저기 붙여놓으면서 글을 읽히도록, 한창 한글 떼기 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학습을 스트레스와 연결하면 복잡해진다.

어릴 때부터 쉽게 갈 수 있는 것은 쉽게 가야 한다. 나중에 진짜 하고 싶은 뭔가를 해야 할 때. 그때 막판 스파크를 올려서 추진해나가야 하니까.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의욕과 근성이 키워지려면 항상 고무줄이 잡아당겨져 있는 것 같은 스트레스가 없어야 한다. 스트레스가 없는 상태가 아이들에게도 가장 좋다. 그건 가정의 평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고마움의 표시로, 아이가 선물을 주겠다며 눈을 감고 있으라고 했다. 뭐라고 글자를 쓰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는 뽀뽀를 해주며 이제 눈을 떠도 된다고 했다.

무슨 글일까, 궁금해서 본 눈 앞에는, 나를 웃음 짓게 하는 아이의 선물 같은 마음이 쓰여있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주인공' by 아인잠



>>> 참고 :

(제가 구입한 시트지예요. 협찬 아니고 제 돈 주고 사고요 혹시 뭔지 모르실까 봐 참고하시라고 링크 올려둡니다)
https://www.coupang.com/vp/products/27753185?sourceType=share&itemId=107163395&vendorItemId=3206211144




https://brunch.co.kr/@uprayer/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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