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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잠의 다시쓰는 육아일기
이렇게 아름다운 봄을 마음껏 끌어안고 싶어요
by
아인잠
Mar 24. 2020
나는 봄이 좋다. 봄을 만나기 위해서 나머지 계절을 인내하며 기다릴 만큼, 나는 봄을 사랑한다.
봄은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를 주고, 만물이 잠에서 깨어나며 자신이 가진 가장 아름다운 색채를 드러내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노란 산수유꽃도 내가 사랑하는 꽃.
대학 때 해마다 산수유꽃이 피어나는 것을 보기 위해서 하동, 구례를 찾아다녔다. 지천으로 피어있는 벚꽃도 아름답지만 산수유꽃을 보는 것도 기쁨 중 하나였다.
자연의 색은 요란스럽지 않으면서도 품격 있고 아름다움을 주면서도 자연스러운 멋이 있다.
잠깐 집 근처를 산책하면서 아파트 안에서 잠시 봄을 느껴보았다.
봄아, 제발 천천히 오고 더 천천히 가주면 좋겠다...
코로나 때문에 계획했던 여행도 가지 못하고 마음껏 산천을 다녀보지도 못하고 있는데, 코로나 끝났다는 소리에 나가면 이렇게 싱그럽게 돋아나는 꽃들과 새싹들, 새잎들이 진작에 여물어서 사라져 버릴까 봐 마음에 조바심이 난다.
해가 뜨고 지는 동안 기다렸다가 이렇게 때맞춰 활짝 피어가는 꽃들이 너무 아름다웠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그대들.
해 뜨는 것 보고 잠들고 해질 때쯤 일어나 노는 우리 아이들은 지금 낮밤이
완전히
바뀌어서 마음껏 놀고 있다.
이럴 때 마음껏 놀아보지 언제 놀아보겠어 하는 마음도 들지만, 그냥 내버려두고도 싶다.
봄은 나를 무한정 여유롭게 만들고 아이들에게 쓰는 인심도 팍팍 늘어나고 있다.
아이들이 놀면서 해낸 것들을 보면서... 노느라 수고했다는 말이 아니
나올 수가 없다. 잘 놀라고 더 열심히 놀라고 밥도 더 잘 챙겨줘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인형 만드느라 밤잠을 거르고 몰입 중인 아이들은
종이 관절 인형 만들기에 요즘 탐닉 중이다.
나는 옆에서 병든 닭처럼 까딱까딱 고개가 떨어지다가 늘 '엄마 먼저 잘게'한다.
아침에 일어나 보면 새로 태어난 인형들만이 나를 반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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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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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스트
내 삶에 알맞은 걸음으로
저자
아인잠은 독일어로 외롭다는 뜻으로 '고독','자기 자신과 하나되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들어있다. 자기안에서 평온해지는 사람. 외로움과 일상의 감정들을 글로 표현하는 아인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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