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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테디베어의 꿈

by 아인잠

‘엄마는 테디베어가 되어도 예쁠 것 같아’


초등학교 6학년 아이가 나를 보면서 말하며 웃는다. 요즘 살을 빼야겠다고 자주 얘기했더니 아이 마음에 엄마에게 무슨 말이라도 해서 위로해주고 싶었나 보다.

큰아이의 배려심은 남다르고, 항상 옆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환하게 만들어주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아이가 갖고 있는 배려심과 유쾌함, 너그럽고 부드러운 마음은 책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 책을 좋아하고, 책을 많이 읽고, 책 속에서 웃음도, 위로도, 치유도, 꿈도, 희망도, 배려도 하나씩 배워왔다.

아이는 그렇게 자라왔고, 자라고 있는 중이다.

언젠가 놀이터에서 한참 놀고 집으로 오면서 아이와 대화를 했다.

엄마 : “점심은 자장면 먹으러 갈까?”


아이 : “그럼 돈 많이 쓰는 것 아냐?”

엄마 : “쓰라고 버는 거지, 가끔 맛있는 것도 사 먹고 즐겁잖아.”


아이 : “돈보다 우리가 더 귀중해서?”


엄마 : “그렇지, 돈보다 훨씬 귀중하지!”


아이 : “그럼 우리가 백만 불짜리? 내가 넘어져서 코를 다치면 아! 내 백만 불짜리 코!

내가 넘어져서 다리를 다치면 아! 내 백만 불짜리 다리네?”


엄마 : “그렇지, 울 아이들은 엄마에게 백만 불 천만 불보다 더 귀한 존재지!”

아이 : “히히! 자장면 맛있겠다!”


그날 우리는 맛있게 자장면을 먹었다.

아이의 말대로 ‘엄마 테디베어’가 되어도 좋을 것 같다.

언제라도 넉넉히 안길 수 있는 넓은 품,

따뜻하고 폭신한 엄마의 살결,

무슨 말이라도 다 들어줄 것 같은 동그란 귀,

어느 때라도 따뜻이 감싸줄 것 같은 넉넉한 팔,

보기만 해도 사랑이 느껴지는 친근한 눈,

나는 엄마 테디베어가 되어 아기 테디베어 3마리를 안고 오늘 밤 푸근히 잠이 들 수 있겠다.

꿈속에서는 무엇이든 가능하니까. 오늘 밤 꿈속에서는 테디베어가 되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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