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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p Side Apr 03. 2017

S백화점 | ① 인턴 전원 합격의 비밀

3년차, 남자



Intro.
백화점을 떠올리면, 나에겐 각종 패션 브랜드와 코스메틱 브랜드가 떠오른다. 그리고 비싸겠지.
회사를 다니기 전까지는 백화점은 세일을 할 때나, 엄마카드를 들고 가는 곳이었다. 비싸니까!
그리고 왠지... 멋있는 언니들이 다닐 것만 같은 회사였다. 물론 백화점을 쇼핑 장소가 아닌, 직장으로 생각한 건 내가 취준을 할 때가 되어서나 였다. 주변에 백화점에서 일하는 몇몇 친구들이 있다. 그들의 라이프를 들어보면, 같은 업종이라 할지라도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한국에는 백화점 3사로 치는 롯데, 현대 그리고 신세계 백화점이 있다. (AK미안..)
오늘은 신세계 백화점에서 일했던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광화문 근처의 <나무사이로>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결혼하더니 얼굴이 핀 것 같다. 간단히 자기 소개를 해달라.

                                    

                                    

신세계 백화점에서 일을 하다가 퇴사를 했고, 지금은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어. 일이 좋아서 계속 그쪽에서 일할 생각이야.



            
            

원래 기술쪽에 관심이 많았었나?

그렇다.


하지만 첫 커리어 시작이 신세계였다. 기술이랑은 전혀 상관 없어보이는.. 그래서 신세계로 취업을 한 것을 알고 리테일이나 팬시한 것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나? 라고 생각했었다.

사실은 붙은 회사에 간 거지. 여러가지 인턴을 처음에 지원을 했었고, 인턴을 하고 전환 합격을 해서 안 갈 이유가 없었지.

            

물론 졸업 전 까지 한 학기 동안 시간이 있어서 그 때 다른 공채도 열심히 썼었어. 또 놀 이유는 없잖아. (웃음) 신세계를 엄청 가고 싶었던 것도 아니구. 그래서 다른 곳들도 많이 넣었었어. 그런데 결국에는 고민을 하다가, 신세계보다 월등히 좋았던 곳은 안되고, 그냥 비슷한 곳들이면 그냥 내가 체험해본 곳을 가자.고 생각해서 입사를 하게 되었어.

            


그럼 인턴 때 경험 했던 실무랑, 입사하고 맡게 된 보직이랑 같았나?



그건 아니었어. 전혀 달랐어.

글쎄 다른 회사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유통 쪽은 일반적으로 보직 순환이 매우 빠르다고 알고 있어. 내가 다니 던 회사도 그렇구.

왜냐면 일에 대한 Depth도 깊지 않고, 우리는 영업 조직이 굉장히 필요하거든. 

'유통 전문가를 만들자'

는 회사의 그냥 명목적인 이유인 것 같고, 

남들이 기피하는 지방이나 영업본부 (점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꼭 필요

한데, 당연히 직원들은 선호하지 않지. 주말에도 출근해야 하고, 대고객 업무도 face to face로 해야하고.


그런데 보낼 사람들이 필요한거지. 그래서 자꾸 순환을 시키는거야.




내가 나왔으니까 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신입사원 때는 꼭 매장에 나가야 하니까 별 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나중에 보니 다소 저 성과자를 보내는게 조금 있는 것 같더라. 물론 누구도 이렇게 말하진 않지. 점포도 중요하고 본사도 중요하지만 알게모르게 그런 인식이 있어. 


그럼 인턴 때는 어떤 일을 했었나? 2달 정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응. 처음 한달은 점포에서 여러가지 일을 해봤어. 직접 판매하는 것은 아니야. 보통 네가 백화점에 갔을 때 만나는 판매직원들은 하는 일은 물건을 창고에 잘 정리해 놨다가, 물건 구매가 일어나면 그걸 잘 전달해주고 잘 파는 역할을 하지. 

반면 백화점 직원들은 이런 전반적인 판매 외에 한 사업체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을 한다고 보면 돼. 점포에 독립적인 회계 처리나, 마케팅 예산을 쓰는 일, 인사, 전문적인 영업관리 등을 신세계 직원들이 하는거야.


점포마다 개별적으로 굴러간다는 말인가?

그런 셈이지. 다만 회계적으로 전혀 다른 회사라는 뜻은 아니야. 지점이라는 것이 규모가 굉장히 크니까, 결코 본사에서 일괄적으로 컨트롤 하기도 어려워. 게다가 점포마다 워낙 성격이 다르니까 지점마다 하는 업무들이 꽤 많다고 보면 돼. 

나는 인턴 당시에는 XX점에 있었는데, 그 곳의 손님들은 강남점의 손님들과 다를 거잖아? 찾는 브랜드, 원하는 프로모션 등등. 그렇지만 본사에서는 일괄적인 마케팅 같은 것들을 내릴 수 밖에 없으니까, 점포 독립적으로 하는 것들이 있어. 쉽게 보면 계열사라고 봐도 될것 같아. 운영 측면에서만 본다면.



그럼 나머지 한달은?

본사에 갔지. 본사에서는 기획팀이라는 곳을 갔는데, 보고서 쓰는 곳이었어. 비서실 스러운 기획팀이랄까? 이슈마다 경영층이 궁금해 하면, 관련 사항을 리서치 하는 일을 하더라.

내가 했던 일은 재밌는 일이긴 했어. 그 당시 저작권에 대한 이슈가 막 불거지기 시작할 때였는데, 경영층이 "혹시 백화점에서 노래 트는거 저작권료 내야해?"라고 한거야.

지금이야 너무 당연한 것이 되었지만, 그 때 당시에 나는 '설마 신세계 백화점인데'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그냥 스트리밍 같은 걸로 틀었던거야. 그래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아보라고 오더가 떨어져서, 조사해서 보고서를 쓰고, "내야 된답니다" (웃음) 하고 그 뒤로 올바른 방법으로 노래를 틀었지.

이런 일들을 했었고, 끝날 때 쯤엔 베트남에 새로 생긴 유통업체 실사 같은 걸 가고 그랬어. 다른 회사로 치면 비서실이 하는 일들 아니었을까?



우리 회사도 리서치 그룹같은게 있어서, 비슷한 일을 담당하고있다. 재미는 있었나?

음.. 너도 인턴 해봐서 알겠지만 딱히 깊이 있는 일을 시키진 않아. 그래도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재밌게 했어. (웃음)

결과적으로는 인턴이 끝났을 때, 
되게 사람 좋은 회사다 라는 것은 강력하게 느꼈어. 다만, 이 일이 너무 재미있고 앞으로도 계속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던 것 같아. 이건 물론 개인마다 전부 달라.

개인적으로 왜 그렇게 느꼈는지 궁금하다. 인턴 생활에 대해 좀 더 이야기 한 다음에 물어보겠다.




사람 좋은 회사는 돈을 안주는 회사 아닌가?! 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진 않다고 합니다.



듣기로는 신세계는 입사를 하기전에 무조건 인턴을 해야한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

그렇지. 신세계는 공채 프로그램 자체에 인턴이 포함되어 있어. 다만 인턴이 끝나자마자 바로 입사할 수도 있고, 인턴 끝나고 한학기 하고 들어올 수도 있어. 졸업예정 시기에 따라서 다르지.



합격률이랄까? 인턴하고 나서 전환되는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어떤 회사들은 절반만 붙이거나 한다고 들었는데, 신세계 공채 인턴의 
합격 비율은 굉장히 높아. 나 때는 전원 합격이었어. 사실상 면접 과정에서 합격은 이미 했고, 유통업을 경험해보고 정말 아닌 것 같으면 나갈 수 있게 하는 느낌이야. 인턴 시스템이 훌륭한 기능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제목은 낚시였습니다. 껄껄 ^^♡)

다만 혹시라도 안될 수 있으니까, 다들 당연스럽게 열심히 하지. 그렇지만 어쨌든 인턴에 합격한 것 자체가 거의 공채에 합격한 것이나 다름 없어 보여. 인턴이 끝나면 면접을 딱 한번 더 보는데, 임원 면담 스타일로 한번 만 봐.



오.. 듣고보니 괜찮은 시스템 같다. 나는 정규직 임금이 아까워서 인턴 하는 줄 알았다. 쩝
그럼 입사 후에는 어떤 일을 했었나.

일단은 점포쪽에 가서 기본적으로 무조건 영업 쪽 일을 해. 영업관리.

백화점에 가면 층에 따라 장르별로 나눠져 있잖아. 1층에 가면 항상 화장품과 명품들이, 2층 부터는 옷들, 그리고 생활용품도 있고 식품도 있지. 그게 전부 팀이야. 유사 장르까지 묶어서 팀을 만들어줘. 그 팀중에 나는 화장품 쪽에 있었어. 


완전 좋았을 것 같다. 편하고 샘플도 많이 받고 (흑심) 지점 영업하는 동안 피부가 좋아졌을 것 같다.

그치 완전 땡큐지. 엄밀히 말하면, 딱히 일이 없..었어. 다 같은 유통업이고 영업관리일 것 같지만, 어떤 상품군을 맡은 팀이냐에 따라 일이 굉장히 다르거든.

예를 들어서 옷만 해도, 대중적인 스포츠 장르와 명품 의류랑 너무 다를 거잖아? 그래서 장르마다 일이 굉장히 달라.

그 일의 다름을 결정하는 몇가지 패턴을 말해주자면, 먼저는 고객 층이겠지?

그 제품을 사는 고객층이 VIP가 될 수도 있고, 가끔 백화점에 들러서 한 두가지 사가는 고객층일 수도 있어. 아무래도 전자가 힘들어. 후자같은 경우는 우리가 강력하게 끌고 갈 수 있지만, 샤넬에서 옷을 막 3000천만원씩 사가는 사람들은 거의 우리 점포를 살리는 사람들인데, 무릎꿇으라고 하면 해야하는 상황이 오는 거지. 그래서 어떤 고객들이 오느냐가 중요해.



스미마셍...!!



그 다음으로는 행사? 백화점에 가면 어느 브랜드가 어떤 행사를 한다. 이런게 있잖아. 이벤트 홀 이런데서 매대에 깔아놓고 팔기도 하고, 런칭행사를 하기도 하고. 그래서 이런 이벤트를 
많이 안하는 장르일 수록 일하기는 편해.


그것이 바로 화장품이라는 것인가!

그렇지 화장품을 매대에 깔아서 이벤트할 일은 없으니까 (ㅋㅋㅋ) 그리고 사원들의 전문성도 차이가 커. 본사에서 채용을 해서 전문 인원을 보내는 브랜드도 있고, 그냥 알바생으로 오는 경우도 있어. 

화장품은 아모레퍼시픽 이런데서 오면, 완전 전문가가 오는 거잖아. 메이크업 브랜드들에서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들 오고. 이렇게 되면 일단 사원들의 모티베이션도 크고, 전문가적인 태도가 있어. 그들도 여기서 잘 해야 각 브랜드 본사에서 인정받고 승진도 하고 그런거니까.



내가 알기로는 샵들마다 본사에서 사람을 채용해서 보내는 것이었는데 사실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럼 그분들의 진짜 보스는 해당 브랜드 사람들일텐데, 정작 매장에서의 관리는 신세계 직원들이 하는 것인데. 일하면서 conflict는 없나?






인터뷰는 [S백화점 | ② 백화점 다니는 남자의 속사정]에서 이어집니다.


Disclaimer
Up(業) Side의 인터뷰는 개인적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특정 회사의 상황이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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