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여자
'아는만큼 보인다.'
취업할 때만큼 이 구절에 동감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업'에 대한 지식이 많아지고, 시야가 넓어지면서, 새롭게 다시 보이는 기업 공고들이 많다.
그만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기회도 많아질 수 있다.
오늘은 평소 쉽게 접하기 힘든 일을 하고 있는 친구를 만나, 그녀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탐색해 보고자 한다.
안녕! 일단 간단하게 네가 하는 업무에 대해 소개해줘!
내가 하는 일은 중개업무라고 보면되는데, 중개 업무라는 게 많은 사람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일인거 같아. 국내에도 외국계까지 다 포함하면 회사가 한 10개 남짓 정도밖에 없어서 더 그런가 싶기도 해.
나도 사실 회사에 입사하기 전까지 정확히 어떤 업무인지 잘 와닿지 않더라구. 아직까지도 내가 완벽히 이 업무에 대해 설명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 쉽지 않고 말이야. 그래서 좀더 설명을 해보자면, 큰 범주에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영업 업무랑 비슷한 점이 많아.
하지만 일반 영업직 사람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는 고객들에게 특정 상품을 파는게 아니라, 고객들과의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만든다고 보면 좋을 것 같아.
그러게 진짜 흔히 접하는 분야는 아닌 것 같아. 아까 네가 ‘중개 업무’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정확히 어떤 니즈를 가진 사람과 사람을연결해 주는거야?
음..일단 일반적으로 내가 하는 일은 금융권에서는 브로커라고 불려. 그리고 주된 고객들은 국내 혹은 외국계 은행, 그리고 증권사, 자산운용사 에서 트레이딩 하시는 분들이고. 그분들이 다루는 상품들은 정말 다양한데, 예를 들면, 외환(FX), 머니, 파생상품, 이자율 등이 있어.
그런데 그 분들 중 일부는 이런 상품을 사고 싶어 하는 입장인거고, 또 일부는 상품을 팔고 싶어 하는 입장인거야. 우리는 이들이 서로가 원하는 가격에 상품을 사고 팔 수 있도록 매칭해주고, 거래 진행을 도와주는 일을 해주고, 대신 거래가 성사되면 수수료를 받는 거라고 보면 돼.
그 과정에서 단순히 가격만이 매칭 기준이 되는 게 아니라, 기관마다 신용도가 다르기 때문에 리스크도 거래 상대자를 선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되는 경우도 많거든? 우리는 그런 다양한 기준들에 맞춰서 상품을 거래하기에 가장 적합한 거래 상대자를 찾아서 제시해주는거야!
그럼 그 다양한 상품들을 다 너가 중개하는 거야? 아니면 그 중에서도 네가 담당하고 있는 상품 종류가 따로 있어?
내가 지금 속해 있는 부서는 달러 머니야.
그래서 내 주된 고객들은 은행 자금 부서에 계신 분들이구. 예를 들어 그들이 있는 은행에 달러 예금이 들어왔을 때, 그들은 그 돈을 운용을 해서 수익을 내야 하는 거잖아? 그러니까 수익을 내는 한가지 방법으로 그들의 달러를 다른 은행에 빌려주고 싶어 하는거지.
반대로 은행 중에 달러를 빌리고 싶어하는 은행이 있을 수 있겠지? 그런데 이 사람들은 빌릴 때 이자를 내야 하잖아? 그럼 그들은 나는 몇 % 까지 이자를 낼 수 있으니까 그에 맞는 곳을 찾고 싶어 하는거지.
그러면 우리가 니즈가 맞는 기관끼리 매칭을 시켜주는 거야. 내가 있는 부서는 주로 단기 시장,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일년까지 빌려주고 빌리는 거래를 중개해.
달러 이외의 엔화나 유로 같은 경우도 가끔 다룰 때가 있기는 한데. 거래가 잘 일어나지는 않아. 그래서 수요가 있을 때만 단발성으로이뤄지는 경우가 많고.
그러면 아까 네가 하는 일이 ‘영업 업무에 가깝다’고 말 했는데, 어떤 점에서 그렇게 말했던 거야?
내가 아까 말했듯이 이 시장에는 약 10개 정도의 경쟁사가 있어. 즉, 트레이딩하는 한 분한테 10개 회사에서 다 가격을 제시하는 거야. 그럼 그 트레이더는 10개 사 중 하나를 골라서 자금을 빌려주는 거구. 그러다보니 중개사들 사이에서 고객들을 조금 더 자신 쪽으로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발생할 수 밖에 없지.
예를 들면, 회사에 대한 신뢰나 우리가 항상 좋은 가격을 제시한다는 믿음같은 게 있어야 하니까. 혹은 적어도 개인적인 친분이라도있으면 좀더 유리할거 아냐? 그렇기 때문에 고객들에 대한 영업은 필수적이지.
그럼 어떻게 영업하는데? 꾸준히 전화를 해서 관리를 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일단 기본적으로는 우리는 고객들과 메신저를 통해 이야기를 많이 해. 왜냐면 메신저를 통해 가격을 제공하거든. 물론 전화도 있어. 고객들과 직통으로 전화할 수 있는 핫라인이 있지.
그런데 우리팀 같은 경우에는 한번에 줘야 할 가격이 좀 많은 편이야. 그래서 전화로 하기보다 메신저가 우리나 고객들에게 더 편리해서 메신저를 더 사용하는 편이야.
때문에 나는 아침에 출근하면 바로 고객들한테 메신저로 아침 인사를 돌려. 일부 메신저를 잘 안하거나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직접 전화를 해서 아침 인사를 하기도 하고.
그 외에 나는 점심이나 저녁 시간에 고객들을 만나서 밥을 같이 먹으려고 하지. 이런 것들이 가장 기본적인 영업 활동이라고 보면 돼.
아니면 최근에 다른 팀은 고객들이랑 같이 쿠킹클래스도 진행했어! 아니면 운동경기도 같이 많이 해~ 트레이딩 부서에도 남자 분들이많아서 그런지 그런 활동들도 활성화 되어 있더라구!
아무래도 그런 기회가 있으면 내가 우리 팀원들의 고객들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고, 고객들도 같은 산업에 종사하는 다른 고객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라서 인기가 많은 거 같아. 이외에도 영화라든지 주최하는 사람마음대로 다양하게 활동들을 구성할 수 있지!
우리 분야만의 일종의 특별한 마케팅 전략이라고 보면 될 듯!
주로 업무 외적인 부분과 관련된 영업 방식이 많네?
그렇지, 고객들과 친해지는 게 우선이니 외적인 부분이 많은 것 같아. 하지만 하루에 거래가 어떻게 되는지를 보면서 시장상황을 요약해서 고객들에게 제공하기도 해. 그 외에는 이벤트 성이지만 외부강사를 초청하여 2017년 전망 세미나 같은 것을 할 수도 있겠지?
그럼 업무 시간에 어떤 일을 하는지도 알려줘!
일단 나는 고객으로부터 가격이 언제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업무 시간엔 외부 미팅보다는 되도록이면 자리를 지키는 편이야. 국내외에서 나오는 가격을 정리해서 니즈가 있는 고객을 찾는거지. 일반적으로는 다들 높은 금리에 돈을 빌려주기를 바라기 때문에 금리를높게 제시한 고객들을 먼저 찾아서 매칭해주는 편이야.
아니면 선호하는 기관이 정해져 있으면 그들에게 연락해서 수요가 있는지 직접 확인하기도 해. 만약 상대방이 수요가 있으면 그때부터 빌려주려는 기관, 나, 빌리려는 기관이 함께 가격은 어떻게 할지, 또 기간은어떻게 할지 정해 나가는 거지.
음..그런데 가격이 ‘나온다’는 게 정확히 어떤 의미야?
아하, 설명해줄게. 일반적으로 돈을 빌리려고 하는 쪽이 더 급하잖아? 그럼 돈을 빌리려는 기관에서 예를 들면 ‘나는 3개월 간 1.6%의 금리로 돈을 빌리고 싶어요.’라고 우리한테 연락하는 거지.
이런 은행들이 국내에 있는 은행 말고도 국내 은행의 해외 브랜치, 예를 들면 ‘우리 은행의 뉴욕 지점’이나 아예 해외 은행, 뭐 홍콩 베이스의 은행이라든지? 이렇게 다양하게 있을거야.
이게 권역 별로 달러를 빌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가격이 좀 다르거든. 즉, 돈을 빌려주는 사람들이 이런 가격이나 조건을 보고 선택할 수 있게 되는거야.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빌려주는 기관에서 보다 편리하게 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빌리고자 하는 기관들이 제시한가격과 조건들을 정리하고 알려주는 일을 하는거지.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해외 베이스의 은행들은 우리가 컨택하기 쉽지 않을거 아니야? 그럼 이런 경우에는 그 나라에도 이런 일을 하는중개인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 사람들과 연락해서 업무를 진행하지. 즉, 해외 은행이 그 나라에 있는 중개인에게 가격을 주면 그들이 우리에게 가격을 넘기고, 우리는 우리 나라에 있는 고객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거지.
그러면 하루 종일 이런 과정이 반복되는 거라고 보면 되겠네?
응, 그런 셈이지. 다른 금융 상품 같은건 장이 9시에 시작해서 3-4시 면 끝나니까 그 때 이런 일이 진행된다고 보면 되는데, 사실 이런달러 거래 같은건 그런게 없어서 업무 시간 내내 하게 되는거야. 해외 시장들이 열리고 닫히는 시간까지 고려하다보니 다른 부서보다조금 일과가 길어지는 것 같기도 해.
헉 그렇구나...그럼 우리나라 시장 말고 해외 시장 동향도 잘 알아야 하는건가?
그럼 업무 외적인 시간에 꾸준히 시장이나 관련 공부를 꾸준히 해야 할거 같은데.. 어때?
당연히 금융 시장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좋지. 하지만 엄청나게 많은 지식을 갖춰야만 이 일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야! 나도 아직 지식면에서는 부족한 점이 많은걸?
하지만 금융 시장에 대해서 잘 알면 현재 시장 상황에 맞춰서 내 영업 전략을 짤 수 있으니까 좋겠지? 우리 고객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봤을 때, 그들도 금리 변화같은 시장 요인에 따라 달러를 우리를 통해 빌릴 수도 있지만, 스왑같은 상품을 이용할 수도 있고 그러니까..?
그런데 듣다 보니까 막 옛날에 영화에서 봤던 주식 시장 모습 생각 나면서 업무시간 동안 엄청 많은 일들을 급박하게 처리해야 할거같고 그렇다!!ㅎㅎ 실제로는 어때?
아무래도 확실히 아까 말했던 9시부터 3-4시에 장이 열리는 상품을 다루는 부서들은 조금 바쁜거 같기도 해.
근데 내가 있는 팀은 조금 달라.
내 고객들 대부분에게 자금은 약간 ‘맞추는 업무’에 가깝더라구. 왜,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자금이 어느 수준 이하면 더 채워야 하고 그렇잖아. 그래서 그 분들은 이런 자금 거래를 통해 엄청나게 수익을 내기를 기대하지는 않아. 아무래도 다른 상품보다 자금 시장은 덜 급박한 편이지. 하지만 자금 거래도 꾸준히 수요가 나오고, 나는 그 거래를 중개해 줘야 하기 때문에 쉽게 자리를 비울 수는 없어. 언제 고객들한테 연락이 올지 모르잖아.
그럼 일 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은 뭐였어?
나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고객 관리가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구. 처음 만난 사람들과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 나가야 하는 거. 고객들 각각에게 나와 같은 사람들이 9명은 더 있는 거잖아.
새롭게 안 고객이라면 이미 그 사람에게는 친한 9명의 사람이 있는거고, 나는마지막 진입자인건데, 내가 어떻게 해야 이 사람의 신뢰와 호감을 얻어서 거래를 끌어낼 수 있을지, 이런 것에 대한 고민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야.
관련해서 너만의 노하우가 있다면?ㅎㅎㅎ
아직 나도 노하우라고 할만한 것들은 못찾았어..그런데 주변에 이 업계에 오래 계셨던 분들을 보니까 본인만의 강점이나 특이한 점? 을 어필을 하시는 것 같더라고.
많은 고민이 필요한 과정인 것 같다. 그런데 아까 해외 은행들과도 업무를 한다고 이야기 했는데, 그럼 해외로 출장 가거나 하는 일이많은거야?
음..우리 고객들이 해외에 있는 경우가 많긴 한데, 해외로 출장을 가는 경우는 많지는 않은 것 같네? 아무래도 내가 자리를 비우면 그시간동안 나의 다른 팀원들이 내 고객들의 거래를 도와줘야 하다보니 쉽게 자리를 비우지 못하게 돼.
그래도 우리가 그렇게 한번 씩 출장을
가서 해외 고객들을 만나고 관계를 돈독히 하면 그만큼 우리와 거래를 하는 경우가 늘어날 수있으니, 가끔 가긴 하지.
그럼 네가 팀을 한번 옮긴 걸로 아는데, 이전 팀에서는 어떤 일을 했어?
뒷 내용은 Part 2. 에서 이어집니다!!
Disclaimer
Up(業) Side의 인터뷰는 개인적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특정 회사의 상황이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