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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p Side Jul 04. 2017

회사 권력의 핵심..? 기획실

4년차, 여자 (퇴사)


쉽게 빠져나가는 방법은 없다. 있었다면 그 방법을 썼을 거다. 정말이지, 그런 방법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일 거다! (There's no easy way out. If there were, I would have bought it. And believe me, it would be one of my favorite things!)- 오프라 윈프리
 
작년 말 전략기획 부서 내의 경영기획실과 미팅을 한 적이 있었다.
예산을 받기 위해 우리 나름대로 전략을 짜서 왔는데, 정말이지 철벽방어를 해서 곤혹을 치뤘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수많은 팀들이 예산을 받기 위해 경영기획실에 찾아간다. 부서가 바뀌어 옆 자리에 앉게 되며, 많은 부서들이 처참히 깨지는 것을 지켜본다. 경영 기획실은 야신과도 같은 곳이다. 정말이지 쉽게 빠져나갈 수 없는 곳이다..
 
내가 만약 결혼을 한다면 경영기획실 같은 여자와 결혼을 하고 싶다. 적어도 망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우리 회사 경영기획실 화이팅!
 

야신 사진을 넣고 싶었지만, 사실은 올리버 칸



 
같은 회사 옆자리에서 일을 하며 너네 팀이 어떤 일을 하는가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주어져서 다행이다!!

우선!! 보통 드라마에서 전략기획실이라고들 묶어서 얘기 하잖아,  그런데 우리 회사는 전략기획 부서를 경영전략실과 경영기획실로 나누어서 구성하는데, 뭐가 맞는거야? 

뭐가 맞고 틀리고의 정답은 없어. 그냥 회사마다 다른 것 같아. 하지만 전략기획의 역할을 두개로 나누어서 보면 경영전략과 경영기획으로 나눌 수 있는데, 내가 말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우리 회사내에서 둘은 확연히 달러. 
 
왜냐하면 조직의 명칭과 편제는 회사마다 다르거든. 
그래서 우리 회사에만 적용 될 수도 있다는 얘기를 시작하기 전에 하고 싶어 ㅎㅎ 
 
경영 기획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손익 목표 달성 및 resource 관리를 하는 조직’ 으로 보면 될 것 같아. 조금 더 업무가 숫자와 연관되어 있다는 느낌이 올라나? 너가 물어본 경영전략은 회사의 전랴적 방향성을 만드는 곳이고! 
 
 
들어보니 약간 다른 것 같은데, 왜 보통 전략기획실/ 전략기획부서라고 인식하지?? 
 
기능적으로 봤을 때 같이 가야하는게 맞기 때문에 그러지 않을까? 조직이 너무 커서 비효율성이 발생하거나 현실적인 요소들, 가령 해당 부서에 임원 자리를 두개를 만들어야 해서 나뉘는 경우가 아니면 보통 붙어 있지. 그래서 사실상 전략기획실이라고 보고 그 안에 두개의 기능이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아.

우리 회사도 얼마전까지 합쳐져 있었어. 손익목표를 달성하는데, 숫자만 가지고 논할 수 없고, 장기적 전략적 방향에 부합하는지 봐야 하잖아? 당장의 손실이 먼 미래의 큰 효용으로 다가올 수도 있고. 
 
사실 숫자만 봐서 기업 가치를 제고 시킨다는 것은 말이 안되기 때문에 전략과 기획 (숫자) 양 측면에서 봐야 해. 그래서 전략기획이라고 하는 거라고 생각해!

덧붙여 우리 회사 같은 경우는 조직 편제에 따라 매일 달라져~
 


 
무튼 나는 기획이라고 해서 뭔가를 만들어나가고 하는 줄 알았는데, 손익 관리를 하는 조직이었구나. 바로 앞자리에 있으면서도 잘 몰랐었네. 그러면 경영기획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해주세요!

우리 회사에서 경영기획실이 어떤 일을 하느냐고? 크게 세가지 인 것 같아.

 
크게 세가지.. 역시 기획실 사람..하..

ㅋㅋㅋ 첫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일은 이미 언급했다시피 회사의 손익 목표를 달성하는 일이야. 회사 규모가 커지고 실행하는 사업이 많다보니 이것을 중앙에서 컨트롤할 조직이 필요해지는데, 경영기획실의 가장 큰 역할이 바로 이 ‘손익 목표 달성 컨트롤’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

예를 들어, 매출을 15조 하고, 영업이익을 2-3조 한다는 경영 계획을 연초에 세우고, 각 사업 조직이 자기 알아서 사업을 하게 두면 목표 달성에 실패할 수도 있잖아. 그래서 우리가 경영 계획 달성 여부에 대한 주도권을 손에 쥐고 현재 경영 계획이 잘 실행되고 있는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을 해. 
 
계획되지 않은 리소스를 써야할 때 어디에, 얼마만큼 쓸지 판단하거나 지금 사업 현황이 어찌되고 있는지 수시로 체크해서 무엇이 문제인지 빠르게 파악하기도 하고. 내가 세가지라고 말을 하였는데, 사실 모든 경영기획실의 일은 회사의 손익목표 달성 여부를 체킹하는 것에서 파생돼.
 
참고로 손익 관리하는 것 중에, 차년도 경영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야. 차년도 경영 계획을 세워서 내년도 매출 목표 얼마, 비용 얼마 그래서 손익 얼마 이렇게. 그리고 이런 손익이 정량적 지표로 KPI에 들어가. 그런데 너도 알다시피 정량적 지표가 중요하기 때문에 KPI 외적으로 별도의 큰 단위로 따로 관리하고 있어.
 


너무 꼼꼼해..




두번째로 넘어가면 KPI (Key Performance Index; 평가 지표)라는 것을 만들고, 각 조직들이 제대로 성과를 내는지 판단을 해. 참고로 다른 그룹은 모르겠는데, 우리 그룹은 정량적 지표와 정성적 지표를 모두 활용하고 있어~ 
 
KPI는 만들 때 관련 부서와 협의해서 만드는데 엄청 싸워. 평가 받는 쪽은 낮은 KPI를 설정하고 싶어하고, 우리는 높은 KPI를 설정해서 좀 더 높은 성과를 달성하도록 푸쉬하고 싶어하니까 ㅠㅠ

마지막으로 내가 주로 속해있던 파트야. 우리가 개별회사로써 잘 운영되고 있는지 파악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상장사이고, 국제회계법에 따라 연결 재무제표로 회사 실적이 공표되기 때문에 우리 지분이 있는 회사들의 실적 관리도 중요해. 나는 경영기획실 내 투자회사를 관리하는 팀에 속해서 투자회사 관련 업무를 맡았었어.

특히나 너도 알다시피 우리 본 사업이 슬로우데스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투자를 발굴하고, 그들이 성과를 잘 내는 일도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데 나름의 중요성을 띄었지.

즉, KPI를 만들고, 현재 회사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그리고 시시때때로 발생하는 이슈들을 점검하고, 분석하는 일들을 한다고 보면 될 것 같아.

보통 전략기획실 또는 경영기획실의 힘이 세다고 하는데, 이것은 앞서 말한 손익 달성 때문이야. 무언가를 하고자 하면 리소스가 수반되게 되어있는데, 우리 실에서 돈을 안주면 못하잖아? 내부살림을 전체적으로 관리하며 각 부서의 활동에 대해 왈가왈부 할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레 힘이 세질 수 밖에 없지.

우리 팀이 얼룩말이라면 경영기획실은 사자




맞어.. 우리도 지난번에 예산 딸 때 엄청 고생했었다고 ㅠㅠ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니 재미는 있었던 것 같아?

다른 곳이랑 JV (Joint Venture: 서로 다른 회사가 지분을 투자하여 만든 합작회사)도 만들어보고, 우리 내부 부서도 분할 (Spinoff) 시켜보고 다양한 경험을 했던 것 같아. JV, 분할 등을 할 때 회사에 미칠 영향이 어떨지 판단해야 하고, 실제 JV, 분할이 이루어지더라도 후속 분석을 했어야 했는데, 그 과정에서 재미도 느끼고 많이 배울 수 있었거든. 


Part2 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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