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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p Side Jun 21. 2017

방송국 두 여자의 솔직담백한 10문 10답 (2)

Part2!


https://brunch.co.kr/@upside/126



인터뷰 Part 2


[회사 생활]

5. 회식 문화는 어때? 방송국만의 독특한 문화가 있나?

S양 : 우린 일단 술을 강권하는 문화가 아니다보니, 술보다는 ‘맛집’에 집착해. 회사가 상암이다보니까, 가까운 곳에 연남동, 망원동, 합정, 상수가 있지. 특히나 팀 회식은 어디서 ‘무엇을’ 먹느냐가 가장 중요해. 힙한 동네에서 핫한 맛집을 검색하는 건 막내의 역할이지.


K양 : 맞아 ㅋㅋㅋ 결국엔 부서 바이 부서인 것 같지만 전반적으로 스탭쪽에는 여성 비율이 많이 높아. 우리 부서도 팀장님 외 9명의 팀원이 다 여자야 ㅎㅎ 그래서 우리 부서는 회식을 1~2달에 한번 정도 밖에 안하고, 회식을 하더라도 1차는 각자 마시고 싶은 술을, 마시고 싶은 만큼만 마셔. 그리고 2차부터는 분위기 좋은 곳에서 와인을 마실때도 있고 피곤하면 카페가서 차를 마실 때도 있어!
그때 그때 가보고 싶은 맛집, 주종 등을 찾아 다니지! 최근에는 난지캠핑장에 가서 고기를 구워 먹고 10시 전에 다들 집에 갔어.


S양 : 덧붙이자면.... 동기 회식은 노래방을 가면 정말 큰일나는데, 다들 굉장히 강도 높은 수준으로 놀기 때문이야. ㅋㅋㅋ 그래서 다음날 한두명 나이 많은 동기들은 목이 쉬거나 허리가 아프지. 설명 되었으려나? 


이런 분위기는 아니라는 거군요 ㅋㅋㅋㅋㅋ



6. 선후배 관계는 어때? 수평적인지 수직적인지, 사수-부사수 관계가 있는지 궁금해.

K양 : 이 부분도 부서 바이 부서 그리고 선배 바이 선배인것 같아. 수직적인 선배들도 계시고 수평적인 선배들도 계시고. 근데 우리 부서는 프로그램 담당자들이 정해져 있어서 신입 때 사수한테 일을 배우고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부터는 거의 혼자서 일을 해. 종종 내가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사수 또는 다른 선배들한테 물어보면 다들 잘 알려주시는 편이고.

대신 공동개발 같은 프로젝트를 할때에는 같이 일을 하기 때문에 그럴때는 수직적인 관계를 보이는 것 같아. 결국 케바케 (case by case) 인거지. 수직적인 선배들도 계시고 수평적인 선배들도 계시고. 근데 우리 부서는 프로그램 담당자들이 정해져 있어서 신입 때 사수한테 일을 배우고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부터는 거의 혼자서 일을 해. 종종 내가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사수 또는 다른 선배들한테 물어보면 다들 잘 알려주시는 편이고. 대신 공동개발 같은 프로젝트를 할때에는 같이 일을 하기 때문에 그럴때는 수직적인 관계를 보이는 것 같아.


내가 기대한 방송국 분위기 (훈훈)



S양 : 음.... 완전한 수평적 관계가 있는 회사는 없지 않나? 선부배 문화는 팀마다 다른데, 영업쪽이나 스탭 쪽은 정말로 다른 대기업과 유사해. 우리팀 이야기를 해보자면, 우리 팀은 기본적으로 경영진을 서포트 하는 역할이어서 다른 부서에 비해서는 수직적인 편이야. 일을 빨리, 그리고 신속하게 처리해야 하니까.

그치만 꼰대가 있다면 눈에 띄는 건 어쩔 수 없어. 꼰대의 비중에 0.2정도 된다고 생각하면 돼. 후배 성과 가로채기나 밥 심부름 시키기 같은건 발생하는 일이지만 당연하진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래도 많은 편이야. 

아 참고로 우리 회사는 ‘님’ 문화를 지향하기 때문에 타부서 선배들은 웬만하면 ‘000님’이라고 부르지. 근데 그 호칭이 놀랍게도 문화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요소인 것 같아. 나같이 타부서와 의사소통을 많이 하는 팀은 조금 더 서로가 협조적이게 되고 또 서로 나이스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하지만 여전히 회사는 회사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이런 문화를 싫어하시는 분도 있어. 점차 변해가야 하는 점이라고 생각해. 



7. 지금 맡고 있는 업무 중 가장 힘들고 까다로운 일은 어떤 거야?


S양 : 정량적으로 힘든 일은 경영계획. 가을부터 시즌이 시작되는데 보통 9월부터 시작해. 산업 특성상 원가 요소중 가장 큰 게 인건비인 산업이고, 제조업이 아니다 보니까 모든게 일련번호로 정해져 있지 않아. 다른 말로, 수작업이 많이 들어가고 변칙성이 많지. 예를들어 <프듀>를 하다가 <쇼미>을 하는데 그 라인업이 1년 전에 예측되기 힘들어. 그리고 매 촬영 때마다 들어가는 비용이 다른거지. 촬영에 투입되는 사람들도 다르고, 촬영 장소도 다르니까.

또 방송업이라는게 제조업처럼 '휴대폰 1개를 팔면 00원의 영업이익이 나겠다'라는 로직이 없어. 시청률이 5% 넘었다고 가정해도 우리는 거기에 바로 매출이 발생하는 게 아니라, 방송 프로그램 앞에 붙는 광고와 중간에 들어가는 PPL의 가격이 우리 매출이니까. 모든 요소가 직관적으로 매칭이 안되는 점은 예측을 더 까다롭게 만들지. 근데 우리 팀은 이런 예측을 혼자 하지 않고, 다른 현업 부서로부터 데이터를 받아서 재가공해. 이 과정에서 우리가 관리하는 60여개의 팀들의 데이터를 다 받고 조율하는 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해. 그래서 9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는 쉴 틈 없이 바빠. 


K양 : 나 같은 경우엔, 해외에서 자사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제작하기 위해 프로그램 노하우를 전달해야 하는데 그렇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에 대해서 다방면으로 가장 잘 알아야해. 그래서 다양한 유관부서들한테 이러한 노하우들을 내려 받아야하지, 피디한테는 프로그램 제작에 대해, 마케팅 담당한테는 마케팅 전략, 협찬 담당한테는 협찬 관련 등. 다들 업무가 바쁘시니깐 짧은 시간안에 효과적으로 소통해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어야하는데 다양한 직무에 대한 전문 지식이 실무자에 비해 부족하니깐 정보를 얻어도 내껄로 만드는게 가장 힘들고 까다로운 것 같아.



[출퇴근 및 라이프 스타일]

8. 출퇴근 시간은 어때? 만족하는 편이야? 평소에 어떤 일상을 사는지 궁금해.

S양 : 우리 회사는 팀마다 출퇴근 시간이 달라. 우리 팀은 칼로 9시 30분인데 어떤 팀은 10시 언저리지. 지각해도 아무 터치를 안 한다고 하더라구. 난 사실 이것에 대해 상대적 박탈감이 좀 있어. ㅠㅠ 정시 퇴근이 6시 30분이지만 일을 하다보면 다른 팀과 맞추다 7시에 퇴근하게 되거든.

음... 또 우리팀의 경우 점심시간이 명확하게 1시까지라고 정해져 있지만, 다른 여유로운 팀들은 2시간씩 점심을 먹기도 해. 그래서 다른 팀들과 점심을 먹다 보면 미안해지는 경우가 많지. 일찍 들어가야 하니까. 퇴근의 경우, 정말 바쁜 시즌 때에는 새벽 2시까지 있기도 해. 그치만 웬만하면 12-1시 전에는 끝내려고 하지. 어차피 퇴근교통비가 많이 나오는 편이 아니어서. ㅋㅋㅋㅋ


K양 : 나는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나는 아침형 인간이라 사실 조금 더 일찍 출근하고 일찍 퇴근하고 싶지만 칼퇴를 하고 있어서 아주 만족하는 편이야! 출근이 늦기 때문에 오전에는 중국어 수업도 듣고 수영도 하는 등 최대한 아침을 활용하려고 해.

퇴근 후에는 집에 가서 저녁 먹고 내가 보고 싶은 콘텐츠 찾아보면서 쉬고. 올해부터 사내 동호회도 시작해서 수요일 저녁에는 회사사람들이랑 테니스도 치고 있어.




9. 작년에 휴가는 몇일이나 썼어? 자유로운 편인가? 휴가는 잘 쓸 수 있나, 눈치를 주는지, 정해진 기간이 있는지 전부 궁금해!


S양 :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휴가는 15일이고, 여름휴가는 별도로 없어. 휴가를 쓰는건 팀장 스타일마다 다른데, 우리팀은 그래도 나름 쓸 수는 있어.

그치만 우리 팀의 경우 한 달에 2주 정도는 바쁜 시즌이야. 한 달이 끝나면 다음달 초에 실적을 정리하고 분석해서 우리 회사가 매출이 어떤지 영업이익이 어떤지 분석하지. 그리고 매달 20일 쯤에는 해당 달의 실적에 대해 '예측'하는 시간을 가져. 작년부터 세웠던 경영계획과, 전년 동기, 전월 예측 등과 비교/분석하는거지. 그래서 이 두가지 업무를 할 때는 휴가를 갈 수 없어. 그러니까, 한달에 2번 + 한 해에 9월~다음해 1월 까지는 휴가를 못쓰는 날인거지. 


K양 : 맞아. 이것도 부서 바이 부선데 우리 부서는 매우 자유롭게 쓸 수 있어! 정해진 기간이 없고 팀내 정해진 중요한 업무 기간 그리고 개인 업무와만 겹치지만 않으면 자유롭게 쓸 수 있어! 우리 팀의 가장 큰 장점이지 ㅎㅎ 또 해외 출장가서 휴가를 붙여서 쉬다 와도 되고! 작년에는 5일 썼고 올해도 벌써 5일 썼어! (대신 병가에 대해서는 회사 제도가 이상해서 올해 초 교통 사고를 당했을 때 일주일 입원했는데 개인 연차를 사용했어야 했어 ㅠㅠ 그래서 사실 올해 벌써 10일을 썼지) 마음 같아서는 10일 쓰고 2주 동안 여행을 가고 싶지만 5일 이상을 쓰기에는 아직 신입이라 눈치가 보여 ㅋㅋ


10. 전반적인 라이프에 대한 만족도가 궁금해. 물론 연봉까지 전부 고려해 봤을 때.

S양 : 솔직하게 말하면 높진 않아. 연봉이 각자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관점이 다르겠지만 나는 내 연봉으로 삶을 영위하기 힘들다고 판단될 때가 있거든. 그럴 때면 어떡하나 싶은거지. 우린 임원을 달아도 다들 젊으니까, 평균적으로 40대 중반이면 나가거나 이직할 가능성이 높거든. 그 때까지 이 산업이 망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서 말야.

직무에 대해서는 내가 있는 부서가 승진하기 좋고 회사의 큰 그림을 보기 가장 좋은 부서인 것 같긴 해. 그치만 방송산업은 다른 제조업이나 유통업 들과 너무나도 성질이 달라서 이직하기에 한계가 있어. 내부 성장성은 높은데, 외부 성장성은 옵션이 별로 없지. 물론 광고 매출이 메인인 콘텐츠 기반 플랫폼 사업자라든지, 콘텐츠 판매업을 삼는 제작사나 방송사가 대안이 될 수는 있어. 그건 각자의 판단이겠지.

그치만 동기들이 무척 재밌고 꼰대스러운 사람들이 적은 편이라서 좋은 점은 사람 스트레스가 적다는 장점이 있는 곳이야. 우린 남녀노소 담배나 술에 대한 편견이 없는 기업이고, 또 성희롱에 대해서는 엄벌하는 문화가 있어서 그런 측면에 대해서는 괜찮은 기업문화를 가진 곳이라고 생각해.

힘내 친구들아...


K양 :  나는 워크라이프 밸런스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높아! 일도 콘텐츠 관련 일이다 보니깐 너무 재미있어! 일이 바쁜 시기에는 야근도 조금하지만 전반적으로 내 일만 효율적으로 해서 끝내면 칼퇴를 할 수 있고. 또 사내 중국어 수업을 통해 자기 개발도 하고 있다는 느낌도 들어서 좋아. 하지만 S양도 말했지만.... 연봉은 매우매우 낮아... 나는 워크라이프 밸런스가 매우 좋은 편이라 연봉이 낮아도 전반적인 만족하지만 워크라이프 밸런스가 좋지 않은 동기들을 보면...안타깝지....그만큼 연봉은 낮아... 또르르

하지만 임직원 할인과 회사에서 해외 호텔 지원 같은 혜택들은 작은 위로가 된다고 한다...ㅋㅋㅋ




Disclaimer
Up(業) Side의 인터뷰는 개인적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특정 회사의 상황이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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