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Up Side Jul 05. 2017

(경영) 기획실 주니어 이야기

4년차, 여자

https://brunch.co.kr/@upside/128





호옹오옹오옹옹 회사에 3년 좀 넘게 있었지?

응응, 3년 4개월


어서 오세요! (농담)


 
그러면 경영기획실 안에서 너가 주니어로써 어떤 일을 했었는지 구체적으로 말을 해줘!

처음 일년 반은 경영기획팀에서 손익 달성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았어. 회사에 여러 조직이 있다보니 개인별로 할당을 내주었는데, 나는 주니어였기 때문에 매출을 일으키지 않는 HR 부서를 맡아서 매니징을 했고, 나머지 일년 반은 투자관리회사 관리 모듈을 맡아서 투자회사를 관리하고, 지배구조를 바꾸어서 어떤 식으로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을까 고민하는 일을 맡았어.

 
궁금한게 있는데, 손익 달성을 관리한다고 했었잖아 그런데 HR부서에서도 손익 관리할 것이 있어? 
 
HR에서도 자기네 사업 (i.e. 교육 사업)을 가지고 손익 추정을 해. 알다시피 어쩔 수 없이 자기 조직에 유리하게 추정하고... 추정이라는 것은 많은 가정과 가설이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가정과 가설을 세우느냐에 따라 결과가 확연히 달라지거든 ㅋㅋㅋ 그래서 HR에서 손익 추정을 하더라도 경영기획실에서 회사 입장에 서서 다시 한번 추정 해보지. 
 
 
그러면 지배구조는? 내가 그쪽을 잘 몰라서 ㅠㅠ
 
분할 (Spin-off), 합병법인 (JV)설립 등 회사의 지배 (지분)구조를 바꾸는 모든 일들을 이야기해. 외부회사의 지분을 섞어서 벨류에이션을 올릴수도있고, 조금 더 가벼운 구조를 만들기 위해 분할을 하기도 하지. 
 
예를들어, 우리 자회사 A는 b, c, d 사업을 했었는데, 이 중 b가 시장에서 고평가를 받고, c,d는 그렇게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었어. 당시 우리는 자회사 A를 다른 회사와 합작법인으로 만들고 싶었었고.

그래서 우리는 자회사 A를 b, c, d 세개로 다시 나누어서 (분할하여) 외부에서 투자하기 좋은 조건으로 바꾸어놓았지. 이를 통해 b에 투자하고 싶었지만 c, d의 불확실성으로 투자를 하지 못했던 투자자들이 투자를 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 된거지!
 
 

 투자자를 홀린다




크게 내부조직을 관리하는 일과 투자회사를 관리하는 일을 했었구나?

응응 ㅋㅋ 우선 내부 조직을 관리하는 일을 말을 하면, 조직에는 보통 매출과 비용 목표가 있잖아? 내가 이 조직에 대해서, 조직의 사업에 대해서 빠삭하게 공부하여 내가 맡은 조직의 실적을 매달 추정하고, 시간이 지나 확정 실적이 나왔을 때 얼마 나왔는지를 관리해. 그걸 관리해서 회사 내 전사 손익총괄을 관리하는 분께 전송드리고.

 
그냥 조사만 하는 거야?

숫자와 함께 이슈도 같이 조사하지. 우리 조직은 손익이 얼마고, 이런 이슈 때문에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고, 그 갭은 왜 발생했는지 구체적으로 분석해.


두번째로는 사업부와 얘기를 해서 직접 예산을 내려주는 역할도 맡았었어. 최악의 경우에는 예산을 줄여서 손익 목표를 맞추기도 했어. 가령 원래 200만원을 비용으로 쓰라고 줘야하는데, 150만원만 주는 식으로 ..ㅠㅠ

정리하면 실적과 이슈 분석을 하고, 예산을 직접 배정함으로써 사업부를 회사 방향성에 맞추어 컨트롤 했어.

 
내가 회사에 있으면서 궁금한게 있는데, 왜 미리 추정을 할까? 어차피 자동으로 있으면 다 나올텐데

이슈를 빨리 받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1-2주가 별거 아닐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실제로 작은 투자회사들은 그냥 확정 실적만 받아서 작성하기도 해.
 
 
힘들었겠다. 그래서 매주 너네가 전화기를 붙잡고, 각 사업부나 투자 회사와 길고 긴 통화를 했었구나 ㅠㅠ
 
응 이것 이외에도 연초에 정하는 KPI 때문에도 길고 긴 통화를 했었지. 참고로 KPI는 연초에 각 조직과 합의해서 정해. 앞서 말했듯이 평가 받는 쪽은 낮은 KPI를 설정하고 싶어하고, 우리는 회사를 대변하는 입장에서 각 부서가 높은 목표를 달성했으면 하고…그래서 엄청 싸우지. 우리가 항상 누군가와 전화해서 싸우잖아.. 이해되지?

(필자는 앞자리입니다) 아ㅏㅏㅏㅏㅏ..






왜냐하면 조직, 임원, 직원들의 평가와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그래. 보다 현실적으로 보너스랑도 연계가 되고.

그래서 목표 수준 세팅할 때 많이 싸워. 그리고 전사차원에서 우리가 손익을 관리하니 이 갈등은 더 심해져. 예를 들어 매출이 100억인데, 이걸 달성하기 위해 보조금이 필요한 경우가 있잖아. 우리는 그 보조금을 사용하면 매출을 달성할 지 몰라도 손익 (매출-비용) 측면에서 달성이 안된다는 이유로 주지를 않아. 사업부서는 당연히 예산도 얼마 안주고 KPI달성하라고 하니 미칠 노릇이겠고.

사실 그들 입장이 이해가지 않는 것은 아닌데, 우리의 KPI가 전사 손익을 달성하는 것이어서 어쩔 수 없어.

 
너네 KPI는 누가 정해? 경영기획실에서 정하면 낮게 설정할 수도 있지 았을까?

우리는 그룹사에서 정해주는 KPI가 있어. 그룹사 내부에 우리와 같은 팀이 있고, 거기서 정해줘~
 

서로의 입장을 대변하기 때문에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었겠네..
 

응응 부분 최적화의 이슈가 항상 있었어.


고생했겠다. 그런데 너는 어렸잖아? 연차도 낮았고. 투자회사/ 담당부서를 매니징하는데 어려운 것은 없었어?

많았지. 특히 예산가지고 싸울 때 ㅎㅎ 일단 연차가 낮고, 나이도 어린 여자였잖아.





 
니까짓게 뭘 아냐 라는 생각들 하셨을려나..

그런 생각들 많이 하시지. 니가 사업에 대해 알어? 너가 비즈니스에 대해 알어? 이렇게 리소스 가지고 협상할 때 협상력에서 굉장히 많이 밀렸었어 ㅠㅠ 이거는 예산 사이드의 얘기이고, 다음은 투자 회사의 매니징 파트..

즉, JV를 만들고 Governance를 조정하는 일들을 함에 있어 이론적인 것보다 경험적인 일이 중요한 일인데 나는 경험이 없고 처음 보다보니까 따라가기 바빴지. 이런 딜 스트럭쳐링도 있구나 하면서 ㅎㅎ 허덕허덕 사실 그런 일을 케이스를 많이 접해야 하거든~

Part 3에서 이어집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