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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p Side Jun 06. 2016

회계사| ② 회계사의 커리어 패스가 궁금해?

회계사, 여자, 3년차





그러면 회계사의 커리어 패스 좀 얘기해줄래?


이거는 법인의 어느 부서에 있느냐에 따라 다른데, 감사에 있으면 결과적으로 대기업 회계 팀에 많이 가. 또는 개업 하기도 하고.


Tax 쪽에 있으면 계속 남아있거나 아니면 개업을 하거나 아니면 대기업의 세무 팀으로 가지.



세무도 빡세지 않아? 


빡세지. 안 빡센데가 없어..



그리고 Tax도 남으면 파트너까지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맞아. 그런데 세무는 회계보다는 좀 더 여자가 남아 있기 좋은 곳이라 하더라고. 나도 사실 경험해보지 않아서 말하기 조심스러운데, 들은 바에 의하면그래.



FAS 는 어때.


보통 M&A나 기업 인가 같은 것들을 해. 그들은 보통 금융권으로 가지.






회계사 출신 중에 로펌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지않아?


김앤장, 광장 같이 우리가 아는 로펌으로 가는 사람들은 소수야.



어떤 사람들이 가는거야?


우선 영어를 잘해야 되는 것 같아. 영어를 잘 못하는 회계사들이 많아서, 영어를 잘하면서 KICPA 갖고 있으면 그런 곳들에서 스카우트를 많이 해가지.


그리고 자신이 어느 팀에 있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아. 파트너들의 영업력에 따라 어떤 종류의 일을 맡는지가 달라지거든~ 일의 양도 달라지는 것 같고 예를들어 주로 금융권을 감사하는 팀은 금융분야의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거야. 



아 .. 파트너가 알아서 따오는 거야?


회사에서 따와서 배분하기도 하는데, 대부분 파트너가 직접 따오는 거지. 개인의 성향에 따라 어느 본부가 더 맞느냐는 다르겠네. 



그럼 팀이나 본부는 안바뀌는거야?


전체 조직 변동으로 본부/팀이 나눠지고 합쳐질 수 있는데, 보통은 쭉 가는 편이야.



또 회계사 자격증을 따고 공기업 가는 사람도 있잖아~ 어느 정도야? 남자보다 여자가 많을 것 같긴 한데…


글쎄… 이건 남녀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 아예 CPA 붙고 나서 바로 금융공기업을 준비하는 친구들도 있긴 했는데…전체적인 비중은 나도 모르겠다. 내 주변에는 CPA 붙은 10명 중 2명 정도가 입사했었어.


그리고 요새는 금융공기업 서류전형에서 CPA 자격증에 대한 가산점제도가 없어진 걸로 알고 있어. 그니까 경력직을가려는 게 아니면 굳이 CPA 를 따고 또 공기업준비를 하고 그런 사람들이 많이 줄었겠지.



그러면 궁금한 게 있는데, 제일 일반적인 커리어 패스는 뭐야?


일반적인 것은 없는 것 같아. 진짜 부서마다 다르고, 개인의 성향에 따라 너무 달라서... 오히려 우리가 궁금하지. 회계사는 어떻다고 말을 하는데, 일반적으로 어떻게 통계를 내면 어디로 가는지 나오는 것들이.ㅎㅎ






그러면 보람찼을 때가 언제야? 일하면서.


내가 감사하는 회사의 잘못을 발견했을 때!


아무래도 감사라는 것 자체가 회사의 잘못된 회계 처리가 ‘있나 없나’를 확인 하는 거잖아. 그런데 회사의 잘못된 회계 처리를 발견하고, 수정 사항을 권고하여, 그것이 회계 재무제표에 반영되었을 때 뿌듯한것 같아.


내가 일개 스텝일 뿐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말을 함으로써 그게 회계 재무제표에 반영되기 때문에.



그런 오류 수정 케이스가 많아?


생각보다 많이 해. 막 30개씩 나오는 곳도 있어. 당연히 상장 회사는 아니고 작은 회사이긴 한데.. 



그렇구나 조심스러운 말이긴 한데, 회계사에 대한 낮은 ROI에 대한 시선들이 있잖아. 회계사 연봉은 예전과 다를 바가 없어졌고, 오히려 뽑는 인원이 1000명으로 증가하면서 시장은 점점 더 레드오션이 되어가고 있고.. 반면 직업적인 대안이라 할 수 있는 대기업들은 연봉이 많이 올랐고.

이런 말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사실 지금 받고 있는 연봉으로 보자면 2-3년 공부해서 받는 연봉 치고는 적다고 생각 해. 그런데 특히 남자보다는 여자한테 자격증이 주는 힘이 어느 정도 있어서 가질만한 자격증이라는 생각은 하고.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육아휴직있잖아~ 그것만 보더라도 우리 같은 경우 육아휴직이나 출산 후에 자리가 없어지는 사례는 지금까진 못 들어 본 것 같아. 그래서 확실히 불안감은 덜 하지. 특히나 요즘 같이 취업 안되는 시장에서는 그 가치가 여전하다고 생각하고.


그런데 빨리 붙을 자신이 없으면 안 하는게 맞는 것 같아.



그러면 반대로 여자로써 힘든 일은 없는 것 같아?


우선 감사부서는 시즌 중 업무강도가 세고, 출장이 많아. 아무래도 보통의 여자들이 남자보다 체력이 약하니까 시즌을 버티는 게 체력적으로 고되기 때문에 힘든 것 같아.  또 여자는 아무래도 숙소나 이런 부분에 남자보다 민감하잖아. 근데 출장을 가면 보통 1박에 약 5만~7만원 정도의 숙박업소에서 지내게 되는데.. 시설이나 주변 환경이 안 좋은 경우도 종종 있거든.. 근데 이런건 보통 팀 차원에서 배려해주시는 경우도 있어.





‘빨리’라는 게 어느 정도야?


2-3년은 좋은데, 그 이상 투입해서 할 만큼의 메리트는 잘 모르겠어.

그런데 나는 이 직업에 만족도가 높은 게, '상대적으로 포기한 게 적어서'일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해. 모두가 그랬겠지만 나는 빨리 붙으려 노력했고, 그만큼 빨리 붙었고…. 그리고 이 직업이, 자격증이 주는 힘이 있다고확신도 해서..

그런데 만약에 5-6년 준비해서 입사했는데, 대기업보다 돈을 덜 받으며 일하면 상대적 박탈감이 있을 수도 있지.



아니야 .. 일부 돈을 많이 준다고 알려지는 기업들이 있어서 그렇지, 대기업들도 회계사보다 많이 주는 건 아닌 거 같아.


음 내가 보기엔 물론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들도 노력은 했지만 우리처럼 20대의 2-5년을 열람 실에서만 보내지는 않았으니까 그런 생각들을 하는 것 같아.



또 다르게 회계사에 대한 안 좋은 시선으로 개인이 창의성을 발휘할 필요가 없는 직업이라 하잖아. 이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


응응. 창의성은 확실히 적어. 내가 없던 것을 만들어나가는 면은 확실히 적은데, 그렇다고 해서 이 일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아. 우리는 특정한 기준에 의거해서 일을 진행 해야 하고, 그 기준을 명확히 아는 것에서 전문가적인 특성이 나오기 때문이지.



그렇구나 그럼 회계사로써 중요한 자질은 뭐야?


꼼꼼함이 중요하겠지? 왜냐하면 내가 숫자를 하나 바꾸었을 때 그게 감사 보고서로 이어지면 그 잘못된 숫자를 보고, 이해 관계자들이 판단을 내리거든. 그래서 기준에 근거해서 꼼꼼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해. 실제 꼼꼼한 사람일수록 이 일에 더 두각을 나타내기도 하고.


아무래도 실수를 하다 보면 사람이 작아지는 것도 있고, 회사에서 신뢰를 가지고 일을 줄 수 없으니까. 그런 면에서 나는 후회를 하고 잇지. 꼼꼼하지 못해서. ㅠㅠ





너 꽤 꼼꼼한 것 같은데…그랬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른 자질은 없나? 


맞어. 꼼꼼함은 사실 어느 일을 하나 중요한 요소인 것 같고… 커뮤니케이션 능력, 숫자에 대한 감각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아.


클라이언트와 만나서 커뮤니케이션 할 일이 많기 때문에 그런 활동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아무래도 숫자를 다루는 사람이니 만큼 숫자에 대한 감각이 있으면 좋겠지? 여기에 더해서 감사 보고서에 의견을 주는 업무인 만큼 정보를 ‘꼼꼼’하게 살피고 판단할 줄 알면 더 좋고… 외근/출장이 많은 직업인데 정적인 것을 선호하면 조금 힘들 것 같기도 하고..



또 궁금한 게 회계 쪽에서 외국 유명 펌이랑 라이선스를 맺은  Big 4 (삼일, 삼정, 한영 안진)라고있잖아. 거기를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의 차이가 커?


응응 아무래도..그런 느낌이 있어. 


클라이언트는 빅펌이 주었다는 의견과 단순히 로컬이 주었다는 의견에 대해 퀄리티가 다르다 느끼고. 생각보다 네임 벨류가 주는 힘, 그게 회계 조직에서 크게 작용해. 그리고 회사 내부 교육 시스템, 지원시스템도 조금은 다른 것 같고~



그러면 그거에 따라서 커리어 패스도 달라지는 편인가?


사실 내가 로컬펌에 아시는 분이 없어서 정확한 대답은 못해주겠다 ^^;;



거의 다 끝났다~ 말하느라 목마르지? 이제 마지막 질문이야. 

마지막으로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


보통 경영학과애들이 회계사를 많이 준비하니까 경영학과 애들한테 말을 해줄게... 


그냥 경영학과를 왔다고 해서 회계사를 준비 안 했으면 좋겠어. 왜냐하면 회계사를 딴 이상, 이 자격증을 쓴다는 가정을 하면 커리어가 확 좁혀져. 그런데 나에 대한 고민 없이 이 커리어로 오면 후회할 수 있어.





중간에 커리어를 바꾸면 안돼?


하면 되지. 그런데 매몰 비용을 생각 안 할 수도 없고, 그 회계사 백그라운드를 깡그리 무시하고 뽑아줄 마케팅 부서도 없고. 그런 변화가 생각보다 쉽지 않거든.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막연하게… ‘보험 들어 놓자’라는 식으로 시작하기 보다는 회계사라는 자격증을 준비하기 전에 회계사를 하고 있는 선배라든지 관련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한테 의견을 묻고.. 이게 정말 내가 생각하는 가치관과 맞는지 파악하고 2-3년 투입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 왜냐하면 20대의 2-3년은 값진 시간이잖아.



너는 어떻게 찾았어?


나를 벤치마킹하면 안 되는게, 나는 사실 회계사 자격증을 보험처럼 생각하고 시작한 거 거든. 깊게 생각을 안 했어. 하면 2-3년 따겠지하고 시작했고, 생각보다 잘 풀려서 시간도 많이 투입 하지 않았고..  그런데 또 자기랑 성향이 안 맞으면 허송세월 보낼 수 있기도 하고...


5-6년 동안 공부해서 회계 법인 왔는데 성향이 안 맞아 하는 동기들 보니 박탈감을 크게 느끼더라고. 그런 사람들은 빠르게 나가.



어찌 됐든 숫자 다루는 곳으로 가는구나..


그치. 달리 어딜 가겠어.

그래서 뭔가 가치 있는 시간을 투자하는 거구, 내 인생에 있어 빛나는 시간을 투자하는 일이니까. 나에 대한 고민을 좀 했으면 좋겠어. 사실 우리 학교 경영학과 애들은 그런 고민 없이 준비를 많이 하잖아. 나도 편승했던 사람의 1인으로써 그런 식의 접근은 아니라 보고.



그걸 어떻게 찾으면 좋을까?


두 가지인데, 자기 자신에 대한 고민과 회계랑 맞는지 안 맞는지 보는 것.



두번째는 어떻게 알어.


수업을 들어보면 알 거야. 중급 회계나 회계 원리.. 안 맞으면 포기하면 되고..

그리고 그 ‘다음은 일을 정말 하고 있는 사람들한테 ‘내가 이런 가치관을 가진 사람인데 이 일이 맞느냐’라고 적극적으로 물어봐야겠지. 특히 나를 좀 더 아는 선배를 만나서 얘기했을 때 적어도 좀 더 가치 있는 조언을 들을 수 있을 거야.


솔직히 나 같은 경우에도 나를 좀 더 아는 선배들이 조언 주었던 게 더 와 닿고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





Thanks to..



이번 인터뷰는 연남동의 연트럴파크서 와인과 함께 진행되었다.

나는 그녀를 대학교 동아리에서 만났었었는데, 잔디 밭 위에서 와인을 마시니 학교 때 만났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 그녀는 이미 CPA에 붙은 상태였는데, 그녀는 그럼에도 끊임없이 자신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자격증 붙은 사람들이 흔히 가질 수 있는 '잰척'이 없었다.

이번 인터뷰 역시 그녀가 줄곧 그랬던 것처럼 담백하게 진행되었다. Up Side의 의도에 공감해주고, 자신의 일에 대해 담담히 말해주는 그녀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비록 일의 특성상 오픈될 수 없는 것들이 많아 편집 과정에서 많은 부분이 사라졌지만 흔쾌히 자신의 업에 대해 말을 해준 그녀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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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Up Side의 인터뷰는 개인적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특정 회사의 상황이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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