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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p Side Jun 02. 2016

회계사| ① 회계사의 시즌이 궁금해?

회계사, 여자, 3년차



"H야~ A회사, B회사, C회사 찾아서 5시까지 가져다 줄래?"


이 말을 듣자마자 가장 먼저 각 회사의 annual report를 키고, 재무제표를 찾아 본다.


기업의 언어는 회계/재무라고 하던데, 그 말이 정말 맞는 것 같다. 

해당 분야에 조예가 깊지 않은 필자가 봐도 정말 많은 정보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빛과 같은 재무제표를 만들어주는 회계사를 만나보았다. 


매번 도움을 주던 자료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 몰랐었는데, 

얘기를 듣고 나니 절로 그들에 대한 감사함이 들게 되었다.


경영대생이라면 한번쯤 고민해본다는 회계사!


회계사의 세계를 한번 알아보자.





항상 시작이 젤 어색한데,


뭔데?



간단하게 회계사로써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설명좀 해줘~


나 하고 있는 일?

나는 회계 법인에서도 감사, 택스, FAS로따졌을 때 감사 본부에 스텝으로 3년 동안 근무했어. 하고 있는 일은 우선 감사를 하지ㅎㅎㅎ


감사라는 게 뭐냐 하면, 너네가 기업 정보 찾을 때 다트(dart)를 많이 활용하잖아. 그때 너네가 다트(dart)에서 보는 감사 보고서를 만드는 작업이라 생각하며 돼. 그런데 감사 보고서가 아무래도 주주나 이해 관계자들이 보는 정보다 보니까 그 정보에 대해 신뢰성을 주기 위해 전문가가 개입을 하는 거지. 그 전문가들은 회사가 1년 간 활동을 결산해서 나온 재무제표가 적정한지 아닌지 판단해서 의견을 내주는 일을 하는 거야.


(Dart: 금융감독원 전지공시 시스템으로 상장법인들이 투자자들을 위해 공시서류를 인터넷으로 개시하는 시스템)



너가 말한 것 처럼 여러 부서가 있잖아~ 그런데 왜 그 중에 감사였어?


내가 입사할 때는 대부분 신입 사원은 감사부서로 배정이되었어. 나도 자연스럽게 감사부서로 배정 된 것이라서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어.



그렇구나~ 방금 '적정'이라고 말했는데, 단계가 뭐가 있는거야?


적정, 한정, 부적정, 의견 거절 이렇게 있어.



만약 적정이 아닌 다른 등급(한정, 부적정, 의견거절)을 맞으면 그 회사는 어떻게 되는거야?


아무래도 타격이 크지. 한정 의견 이하를 받으면 회사가 부실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이구, 부적정이나 의견 거절로 감사 의견이 나오면 즉시 상장폐지 사유가 될 수 있어. 






그런데 회계법인에서 하는 일이 클라이언트에게 돈을 받고 감사를 해주는 거잖아. 그러면 객관성이 떨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예를 들어 감사에서 적정이 아닌 부적정이라 했을 경우, 그 이후 해당 클라이언트가 딜을 안줄 것 같아서~


가이드라인에 따라 감사절차를 수행하고, 의견이 형성되기 때문에 돈을 받고 한다고 해서 말도 안되는 회사를 적정 주지는 않아~ 



OK. 하루 일과로 넘어가서, 하루 일과가 어떻게 돼? 회계사는 시즌과 비시즌으로 나뉠 만큼 생활이 극명하게 다르다고 알고 있는데..


응응 맞어. 극명하게 다르지 ㅎㅎ


이걸 알려면 시즌이 언제 인지를 알아야겠지? 시즌은 12월 31일 결산이 끝난 시점부터…그러니까 1/1일부터 감사 보고서 due date인 3/31일까지를 시즌이라 불러. 총 3개월이 시즌이라 보면 되고, 시즌이 때는 클라이언트 회사에서 주로 일해.



시즌에는 무슨일을 해?


그 회사가 만든 재무제표를 받고 그것이 맞나 아니나 판단해주는 일을 해. 큰회사의 경우 2-4주 정도 나가서 일을 하고, 작은 회사는 일주일에 2개 나가기도 하고. 그러면 회사를 나가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느냐 하면, 맨 처음 가서 재무제표, 회사 부속명세서, 세부원장을 받고, 그걸 토대로 회사가 작성한 재무제표가 맞는지 확인해주는거지.


간단히 말하면 회사가 1년동안 작성한 재무제표와 그 back data를 받아 검토하고 인터뷰하는 거야. 그걸 토대로 우리가 감사의견을 제시하는 것이고.



세부원장?


세부원장이라는 것은 각 계정별 1년(일반적회계연수) 치 내역이야.



약간 '확인'한다는게 어떤 건지 잘 감이 안오는데 예를 들어 줄 수 있어?


모든 자료들의 숫자를 하나하나 다 확인해보는 건데. 분식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게 매출이니 매출을 예로 들어 설명할게. 예를 들어 매출이 백 억이라 말하는 회사가 우리한테 자료를 주고, 세부 명세서를 줬어. 세부 거래가 100, 200만원이라 하면 그것들이 모여서 백 억이 되겠지. 그 안에 거짓 매출이 있을수 있고.


그때 회사가 준 분개 내에서 세부적으로 하나하나 보고, 회계적으로 매출로 잡으면 안되는데 매출로 잡은 게 있는지 보는 거야.





제조 업체 같은 경우 실제로 물건을 봐야 하지 않어?


응응 그건 재고 실사라는 건데, 재고자산 숫자에 대한 신뢰를 획득하려고 직접 창고에 가서 숫자도 카운트 하고, 실제로 존재하는지 확인도하는 작업이야. 감사할 때 1년에 한번 정도 해~ 



종합하면 감사라는 게 ‘한 회사가 저희 1년 동안 활동을 이렇게 했고, 이런 결과가 나왔는데 이게 맞는지 봐주세요` 하는 작업이야? 


그렇다고 볼 수 있지.



그러면 하루 일과가 시즌 때 어떻게 돼? 시즌 때 죽어 난다고 하던데.


죽어 나는 가장 큰 이유는.. 음… 궁극적으로는여러 회사의 일을 동시에 해야 하기 때문이야.


이번주 1주일간 A라는 회사로 출근을 하고 있어도 저녁에 들어와서는 저번주, 저저번주에 나갔던 B,C 회사 일이 계속 진행되고 있거든. 감사보고서가 나가기 전까지는 계속 일이 있어. 필드 업무말고도 다른 절차도 밟아야 해.


이런식으로 여러 개 회사의 감사가 동시에 진행되고, 각 회사에서 물어보는사람이 너무 많아져 정신이 없어. 



순차적으로 하면 안되는 건가?


모두가 순차적으로 기다리지 않고, due date 전에 본인 걸 먼저 끝내달라고 하는 상황이어서 일이 몰리고, 고된 것이지. 그리고 감사보고서가 나가기 전까지 계속 일이 있어. 아까 말했듯이 필드 업무 말고도 인차지 리뷰, 파트너리뷰, 내부심리 등 다른 절차도 있어서.



왜 그렇게 계약을 받지. 구성원이 저렇게 힘들어하는데..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기업이 12월말로 결산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일이 1월~3월에 몰려. 감사보고서 due date 가 3월31일이거든. 그래서 야근을 하게 되는 거고, 결과적으로 “빡세다”고 느낄 수 밖에 없는 거야..



시즌 때는 보통 몇 시 쯤 퇴근해?


극단적일 때는 아예 퇴근을 못하는 사람도 있고.. 그냥 밤을 꼴딱 세서 하루가 다시 시작되는.. 씻고만 오거나.


나 같은 경우는 그런 경우는 없었고 보통 제일 늦게 끝났을 때가 3시.. 나는 차라리 좀 더 자고 일찍 일어나서 하자는 주의여서.. 그건 유동적으로 할 수 있잖아. 저녁 시간은 내 시간이고, 내가 조절 하는 거니...





그러면 비시즌 때는 일과가 어떻게 돼?


우리는 회사에서 assign표라 해서 팀원 전체의 스케줄 표가 공유되는 시스템이있어. 그 assign표를 보면 얘가 다음 주에 어디 나가는구나 확인 할 수 있어. 비 시즌에는 일이 없는 경우도 있어~



비시즌 때 assign 되면 뭐해? 회계 감사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주로 용역을 하고, 큰 회사들은 법적으로 분기마다 나가서 검토 보고서를 만들어.



검토 보고서는 뭐야?


검토 보고서는 감사 보고서랑 동일한 성격인데, 절차가 간소화 되었고, 의견을 내지 않아. 분기마다 나가서 검토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서 3월 끝나고 4월에 일하고, 6월 끝나고 7월에 일하고...



아 저번에 4월에 바빴다는 게 그거인가? 그거는 많이 바빠?


그런 게 있었나? ㅎㅎ 아무튼!  그거는 많이 바쁘지 않아. 야근을 거의 안 하기 때문에 ㅋㅋ 이런 일들로 용역을 나가. 용역은 종류를 말해주기가 애매한 게, 내가 모르는 용역도 많고, 종류도 워낙 다양해서. 공공 기관 관련 용역도 있고 !! ㅎㅎ



용역? 뭔가 생소한데 예를 들어서 어떤 거야?


음.. 내가 했던 프로젝트로 말해주자면, 어떤 제조사 내부 회계 관리 제도를 구축하는 용역을 뛰었어. 내부 회계 관리 제도는 회사 내부의 통제 시스템이라고 보면 되는데, 회사 스스로도 재무제표 숫자가 왜곡되는 것을 방지하려고 시스템을 만들거든.


이런 식으로 시스템 구축 용역을 나가기도 해~



너네가 시스템 구축을 도와주는 거지 감사가 아니라?


응. 이런 케이스는 감사가 아니지.


그리고 Personal Accountant라 해서 감사를 받기 전에 감사인한테 제출 할 재무제표를 만들어주는 일을 해. 이거는 재무제표를 만들어주는 용역이라 해야 하지. 이제 내가 그런 것들을 만들어주면 연결 보고서, 별도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서 다른 법인에서 오는 감사 인들이 확인을 하는 작업을 거치고.



아 네가 처음에 재무제표를 회사로부터 받는다고 했을 때, 그 재무제표는 회사 자체에서도 만들어 질 수 있지만, 회계사들이 해주기도 하는 거야?


그게 바로 위에 말한 PA야.





렇구나. 네가 그동안 일하면서 느낀 그 일의 장단점이 있을 것 같은데 그것 좀 설명해줄래?


장점부터 설명 해줄게. 우선은 출퇴근의 제약이 덜하지. 특히 비 시즌에. ㅎㅎ

그리고 윗사람의 눈치를 덜 본다는 것이 있어. 이 부분은 대기업이랑 확실히달라. 왜냐하면 우리는 너도 전문가, 나도 전문가, 다만 너는 조금 더 배워야 하는 전문가! 이런 식으로 서로를 존중해주는 느낌이 있거든. 그래서 그런지 자존감도 높아.


그리고 배울 점도 많고… 그것을 단기간에 몰아쳐서 배울 수 있고. OJT(On the Job Training)라 하지. 그게 가장 극명하게 보여지는 직업 같아.


아무래도 입사한 지 얼마 안되어서 바로 일을 하니까. 나 같은 경우 12월에 입사했는데, 1월에 시즌 바로 투입 되잖아. 알지도 못하는 애들을 On the Job 으로 바로.. 그래서 혼나기도 혼나지만 단기간에 굉장히 많이 배웠어.

물론 내가 다른 회사를 안 가봤지만, 수습하는 2년 동안 다른 회사에서 했다면 배웠을 3-4년 치를 배웠다고 해야하나. 그만큼 강도가 세지만.


단점은... 시즌과 비시즌이 극명하다 보니까 삶의 질이 불규칙적이야. 그래서 한편으로는 일 년이 굉장히 routine 하게 흐르는, 매일 여섯 시 또는 매일 일곱 시에 퇴근하는 직업이 좋아 보인다라는 생각을 했었어.





야 그런 직업 가봐, 회계사가 좋다고 할걸?


안 해봤으니까~ 그렇게 안 해봤으니까 말하는 거지~


그리고 나 같은 경우 회계 팀에 갈 뜻이 없는 사람으로 감사 팀에 오래 남아있기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한계를 느끼지. 만약에 파트너까지 갈 자신이 있으면 감사 팀에 계속 있을 것 같아.


결과적으로 감사 팀의 파트너라는 것은 영업을 뛰어야 하는 입장인데, 너도 알겠지만 그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



맞어 맞어. 나도 예전에 비슷한 종류의 professional firm에서 인턴 했었을 때, 파트너들이 영업에 대해 말하는거 들어보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더라.






Part 2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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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Up Side의 인터뷰는 개인적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특정 회사의 상황이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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