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마케팅, 여자, 2년차
근데 언니가 이전에 했던 카드사 인턴 같은 경우에도 언니가 관심이 많은 빅데이터 쪽이랑 연관성이 높은 산업이잖아? 근데 취업 준비하면서 그쪽은 따로 고려 안해봤어?
사실 고려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 마케팅을 잘하는 회사도 많고, 카드 회사 자체가 B2C 산업이라 사람들한테 카드 상품에 가입하도록 유도해야 하는 일이니까 재밌을 것 같기도 했고?
그래도 이 회사를 선택했던 것은 기술 베이스의 회사였기 때문이야. 내가 지금 있는 회사는 직접 솔루션을 개발하기도 하잖아, 이런 쪽에서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서 아무래도 여기에 더 많이 비중을 뒀지.
결과적으로 아무래도 이 회사에서 내가 기술 면에서 배울게 더 많을 것 같다는 판단 때문에 이쪽을 선택했던 것 같아.
기술적으로 배운다는 면에서 궁금한 게, 언니는 코딩 지식 없이 회사에 입사한 거잖아. 그럼 회사에서는 완벽히 익숙해질 때까지 코딩 교육을 계속 시켜준 거야? 배우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어?
응, 우리 회사는 입사하고 나서 코딩 교육 커리큘럼이 있어. 물론 스태프처럼 직무에 따라 교육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전부 코딩 교육을 받아. 완벽하게 익숙해질 때까지 교육해주는 건 아니고, 회사에서 정한 커리큘럼에 따라 받는 거지 컴팩트하게!
배우면서 어려운 점은 엄청 많았어. 사실 난 모바일 앱이나 웹사이트를 주구장창 이용하면서도 누가 어떻게 만드는지 1도 몰랐고 관심도 없었던 사람이었어. 초, 중, 고, 대학교 다니면서 코딩의 코자도 모르고 살았는데, 난생 처음하는 걸 단기간에 배우자니 스트레스도 받고 벅차기도 했지. 나를 포함해서 문과 동기들은 코딩의 생소한 개념부터 익히느라고 고생 많이 했어ㅎㅎ
그래도 어떻게든 되긴 되더라구.
그러면 팀에 문과 출신 사람들도 많아? 그렇게 교육까지 받는다니...나 같은 경우에는 약간 SI회사들은 범접할 수 없는 범위에 있는 분야 같은데!
일단 질문에 대답하자면 옛날에는 뽑는 사람의 약 30% 정도가 문과 출신 사람들이었다고 해. 그런데 회사가 막상 뽑아보니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는지, 나 때에는 컨설팅 쪽 맡은 경영학과 친구를 제외하면 15% 정도만 문과였어. 나머지는 다 관련 전공자(컴퓨터)였어.
그 다음 기수는 또 좀 다르긴 했지만, 비율로 따지면 약 80% 이상의 사람들이 나같은 통계나 컴공과 같은 관련 전공 졸업자들이고 나머지 20% 정도의 사람들만이 비 관련 문과 쪽 사람들인거야. 그런데 문과 사람들이 전문적인 기술에 대한 이해는 부족하더라도 고객사가 요구한 사항에 대해 정리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고객사랑 소통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하거든. 만약 거기다가 코딩 실력까지 뛰어나면? 정말 경쟁력이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거지. 그래서 난 꼭 문과냐 이과냐 이런 것에 지원자들이 연연하지 않았으면 해!
오, 그래도 문과 출신 졸업자들에게는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언니는 어떻게 들어간거야?
나는 통계학과잖아? 이걸 회사쪽에서는 관련 전공이라고 보더라고. 우리 과가 우리학교에서는 문과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이과 학생들이 가는 과잖아? 그러다 보니까 인사팀을 제외한 우리 부서 사람들은 내가 이과고, 이런 관련 경험들이 있는 줄 알았던 것 같기도 해.
내가 보기에는 정말 완전히 문과쪽인 과들 있잖아, 국문이나 영문같은 어문 계열이나 사회과학 계열은 사실 잘 안뽑는 것 같아. 뽑으면 주로 상경계열 사람들을 뽑는 거 같고. 아니면 컴공, 전전, 기계 이런 과들?
이런 면에서 문과쪽에는 확실히 허들이 있다고 봐.
확실히 코딩을 모르는 문과는 많이 어렵겠지? 언니가 이 회사에 들어와서 겪어보니까 어떤 점들이 어려웠던 것 같아?
어쩔 수 없는 것같아. 우리 같은 특화된 산업 군의 경우에는 코딩이 필수적이고, 들어오면 코딩 교육을 받아야 한단 말이야? 그러니까 코딩을 해본 사람이나 그와 관련된 베이스가 있는 사람들이 잘 할거라고 생각하는 거지.
실제로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와서 적응 못해서 교육받을 때 울고 이런 경우도 있거든. 비전공자라고 회사 교육에서 편의를 봐주는 것은 거의 없으니까. 교육 받을 때 우리는 전공자와 비전공자들이 동일한 교육을 같은 클래스에서 받는단 말이야? 그런데 과제도 같고, 제한 시간도 똑같고, 점수 매기는 기준도 똑같아. 그래서 어떻게든 해야 하는데 비전공자들은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나같은 경우에는 따라가느라 고생 많이 했거든. 이게 교육 통과를 못하면 다시 받아야 하기 때문에 부담도 크고. 아니면 아예 스태프 부서로 빠져야 하는데 알다시피 스태프 부서는 사람이 적잖아? 그래서 사실 내가 가고 싶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야.
이 회사에서 잘하려면 코딩 교육을 무조건 패스해야 하는데 그 때가 가장 많이 힘든 시기인거 같아.
뭐 물론 그런데 비전공자라고 해서 코딩을 못하는 건 아니야! 비전공자라도 코딩이랑 잘 맞는 사람들은 금방 배우고 또 금방 좋은 성적을 내더라고!
나같은 경우에도 코딩을 원래 할 줄 알았던 사람도 아니었고. 코딩에 대해 내 업으로 생각해 본 적도 없었거든. 코딩같은건 주커버그같은 사람들이나 하는 거라고 생각했어ㅎㅎ
그래서 사실 나는 지원할 때 지금 있는 부서같은 경우에는 다 코딩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을 뽑는다고 하기도 하고 내 과를 생각해서 1지망을 빅데이터로 썼었어. 우리 회사에는 빅데이터 센터도 따로 있거든. 이쪽에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략을 짜거나 기획을 하는 일들을 하고. 그런데 그 쪽 부서에 TO가 없어서 인턴 때 다른 팀에 배치 받았어.
왜냐면 그 부서는 실무자들이 산업군이나 회사 업무에 대해 기본적으로 뭘 알아야 기획을 하고 전략을 짜는데 그런 면에서 사원이 오자마자 할 수 있는게 아니잖아. 그래서 대리 쯤 될 때 넘어오는 게 괜찮다고 하더라고.
그러면 언니는 인턴을 하고 전환된 거잖아, 그러면 인턴으로 일하는 과정에 있어서 어려운 것은 없었어? 교육 말고는.
아무래도 처음에 눈치가 보였지. 근데 난 운이 좋았던 편이었던 것 같아. 팀 사람들이 정말 좋았어. 또 소속된 팀 내에 인턴들을 교육시키는 프로그램들도 잘 구축이 되어 있었고. 그래서 사회 생활을 처음 하는 사람 입장에서 뭘 입어야 하지, 점심 먹을 때는 친구들이랑 먹어도 되나? 팀 사람들이랑 먹어야 하는 건가? 와 같은 다소 사소한 주제에 대해 고민했던 게 많았지, 이외 회사 사람들과 친해지는 거나 적응하는 면에서의 문제는 별로 없었던 것 같아.
특히 우리 회사 인턴 같은 경우에는 전환률이 꽤 높은 편이라서 특별히 모난 행동을 하지 않는 이상 떨어질 일이 없었거든. 그래서 동기들 간 경쟁도 심하지 않았고, 팀 내에서도 큰 부담 없이 잘 지낼 수 있었던 것 같아.
특히, 내가 간 부서는 개발을 맡은 SI팀이 아니었고 유지 보수를 맡은 SM팀이었던 데다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도 장기에 안정적으로 진행되던 프로젝트였거든. 그래서 우리는 실무 관련 과제를 받지는 않았고, 그리고 우리 팀 사람들이 인턴들한테 기대했던 것들은 우리가 새로운 사람이고 젊은 사람이잖아? 그러니까 팀을 활력있게 만들어주는 존재가 되길 바랬어. 그래서 그 팀에 파견된 나랑 내 동기는 외부인의 눈으로, 팀내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보다 돈독한 관계가 될 수 있을지 제안하는 과제를 받았었는데 그래서 부서 사람들이랑 인터뷰도 많이 했었어. 그리고 그 이외에는 우리 고객사들 가서 지금 우리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공부하는게 주였어. 뭔가 성과를 내야하는 일을 부여받았다기 보다는 주로 공부하는 것에 가까웠지.
그런데 이건 부서마다 좀 달랐던거 같기도 해. 다른 개발 쪽으로 갔던 동기들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그 친구는 아예 개발 프로젝트에 투입되서 계속 개발하는 실무에 참여했었다고 말하더라고.
언니가 했던 경험 중에 해당 직무로 회사에 입사, 그리고 일을 하는 데에 가장 크게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는 경험은 뭐가 있을까? 전공 공부가 입사 과정에서 도움이 된 부분이 있어?
글쎄..그보다 입사하기까지 가장 큰 도움이 됐던 경험은 인턴이었던 것 같아. 사실 회사 공식 사이트에서 회사에 대한 정보를 얻고 공부하는데에는 한계가 있잖아? 밖에서 보는것과 안에서 경험하는 건 정말 하늘과 땅 차이이고. 난 IT에 정말 문외한 이었지만, 인턴을 하면서, IT산업 자체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고, 일하는데에 필요한 스킬들을 익힐 수 있었던 것 같아.
물론 통계학 전공 공부가 입사과정에서 도움이 된 부분이 있었지. 데이터분석설계, 데이터마이닝 수업에서 했던 실제 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면접 시에 데이터 분석/활용 능력을 어필한게 잘 먹힌 것 같아.
역량 외적으로 어필했던 점? 인격적인 면 같은 것도 있잖아. 일을 하는 데에 있어서 어떤 성격을 가진게 도움이 될 것같다 하는 부분은 따로 없나?
역량 외적으로 어필했던 점은 '협동심' 그리고 '좋은게 좋다'는 식의 인간적인 면이었어. 사실 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잘 이어나가는 편이야. 낯을 가리는 편도 아니고, 사교적인 성격이어서 다른 사람과 '함께' 협업하는 데에 능하거든. 그래서 이런 면을 어필했지. 말했다시피, SI기업에서는 프로젝트 단위로, 정해진 due date 안에 협업해서 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모나지 않고, 협업을 잘하는 성격이 도움이 될 것 같아. 물론 책임감있게 맡은 바 업무를 마무리 하고자 하는 의지도 필요하고ㅎㅎ
오 그런면에서 학회 활동이나 동아리 활동이 꽤 도움이 됐었겠네? 아닌가!! 요즘 대학생들은 동아리나 학회같은 것 점점 안하는 추세라고 하던데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나름 우리 동아리 생활 열심히 했었잖아ㅎㅎ
난 도움 많이 된거 같아. 진심으로. 자소서만 생각해봐도 항상 나오는 항목이 ‘다른 사람들이랑 협업해서 좋은 성과를 낸 경험이 있는지’ 잖아.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프로젝트나 공모전, 팀플 경험을 많이 적는데 나는 항상 동아리 활동 했던 것을 적었거든. 별거 아닌 거 같아 보여도 이런 동아리 활동과 관련해서 풀어낼 이야기가 정말 많은 것 같아. 특히 내가 했던 동아리 같은 경우에는 나 혼자 뭔가 하는게 아니라 하나로 맞춰서 해내는 것이 많다 보니까. 그래서 동아리 활동 관련해서 면접에서 질문도 굉장히 많이 받았던 것 같아. 아무래도 일반 조모임이나 팀플같은 경우보다 좀 더 튀는 경험이어서 그랬던 게 아닐까 싶네. 회사에서도 그런 활동적인 경험에 대해서 좋아하기도 하는 것 같고.
그리고, 동아리 활동같은 거 하면서 사람들도 정말 많이 만나잖아, 이런 경험들이 모여서 회사 생활할 때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대할 때, 의외로 도움이 많이 돼.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 글을 읽는 대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요즘 취업이 힘들다 힘들다 하잖아. 조급한 마음에 놓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아서 조언을 해주고 싶은 부분이 있어. 지금 많이 불안하고, 내 앞날이 걱정될 수도 있겠지만 전쟁같은 취준 과정에서도 다른 사람이 봤을때 멋있어 보이는 그런 회사를 맹목적으로 지원하는게 아니라 앞으로 내가 되고 싶은 미래의 내 모습을 그려보고, 꼭 원하는 회사로 취업하길 바래. 기회가 되면 인턴도 많이해보고,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한지 생각해보면 좋겠어. 다른 사람을 위해 사는 삶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 살았으면 좋겠고 항상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랄게.
긴 인터뷰 읽어줘서 고마워.
Thanks to..
우선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임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솔직하게 답변해주고 싶어 했던 그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특히, SI 업계에 대해 거의 문외한이었던 내가 정말 기초적인 질문부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상세하게 하나하나 대답해줬다. 답답했을 것 같은데 참고 대답해준 것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사실 그녀와 지금껏 '커리어'에 대한 주제로는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인터뷰를 기회로 다양한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어떻게 보면 '완벽한 대학생활'을 보낸 '똑부러진 상대 여성'이었던 언니도 본인의 커리어에 대해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고, 또 힘든 길을 걸어왔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었다.
모순적일 수 있겠지만, 오히려 용기를 얻었다. 나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커리어를 계획하는 일은 힘들고 어려운 노력과 선택의 연속이지만, 그 과정을 통해 우리 모두 계속 성장해 나가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5년, 그리고 10년 뒤의 그녀가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다. 화이팅.
(편집자주 https://www.facebook.com/downtoupside/ 로 가시면 차후 인터뷰어 프로필을 보고 질문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또한 페이지 좋아요를 통해 브런치 외적인 정기 구독이 가능합니다)
Disclaimer
Up Side의 인터뷰는 개인적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특정 회사의 상황이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