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서비스, 남자, 6년차
오늘의 인터뷰는 대학 시절 개발한 서비스를 국내 IT 대기업에 매각하고, 그 회사에서 IT 서비스 개발을 했던 선배와의 인터뷰다.
스타트업, 개발자로서의 커리어패스 그리고 IT 서비스 개발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Part. 1
팀장으로서의 삶
선배 오랜만 :-) 바로 인터뷰 시작해볼게. 먼저 회사에서 맡았던 일을 간단하게 소개해줘.
음.. 나는 거기서 신사업을 기획하는 일을 했었어. 아이템을 찾고 그걸 만들어서 뭔가 사업부 같은 모양으로 사업을 실행하는 거지.
그래서 시도를 해보구, 팀을 만들고, 개발을 하고, 홍보도 하고 제휴를 하고 이런 식으로 사업을 개발하는 일을 했었어.
그럼 개발에 포커스 된 업무를 맡은 건 아니었네?
음 이쪽은 그니까 IT 쪽은 개발 중심으로 시작 되는 게 많기도 해. 왜냐면 개발 능력이 있어야지 도대체 무엇을 개발할 수 있을지 알 수 있고, 그 다음에 개발하면 되니까.
회사 내에서 아이템을 시작하는 여러 방법이 있는데 나는 개발 쪽으로 집중을 해서 시작하게 된거지.
개발 쪽으로 집중해서 시작한다는 말이 잘 이해가 안 가는데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있어?
음 어떤 사업을 개발할 때, 어떤 IT 쪽에 어떤 트렌드가 잘 될건지 미리 파악을 하고, 미리 준비를 한다 던지, 어떤 새로운 디바이스가 나왔을 때 어떤 기능이 될 지를 알면 무엇을 만들 수 있을지도 파악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사람들의 니즈를 먼저 분석해서 하는 건 아니고, 어떤게 잘 될지 예측을 해서 사업을 했었어.
아 엔지니어 관점에서 예측을 통해 비즈니스를 꾸린다는 거지? 그럼 그런 예측은 보통 리서치를 통해서 했었어?
보통은 새로운 것들의 정보를 많이 알아내고, 파보다 보면은 어떤게 되겠다 이런 식으로 대충 알 수 있지.
그런데 내 생각엔 그런건 연구소나 전략에서 하는 일 아닌가? 거기서 기술도 만들고, 새로운 발견도 하고 그런 거라고 생각해서.
근데 사실 연구소도 대단한 일을 하는 데는 아니야. 네이버에서도 연구소가 있고, 연구를 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그 연구가 실제로 수익이랑 당장 연결되기는 쉽지가 않거든.
그치. 우리 회사만 해도 그래.
그런데 그렇다 하더라도 연구를 안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꼭 해야 하는 거구. 또 연구 자체가 회사에 다양한 방법으로 도움이 되기도 하거든. 꼭 돈이 되는 게 아니라고 해도 말이야. 연구 투자를 통해 세금 감면을 받는 다던가, 그리고 실제로 외부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될 수도 있고.
예를 들어, 큰 회사에서 연구 개발을 한다고 그 기술 자체가 진짜 전문회사보다 뭔가 더 새롭거나 뛰어나거나 하진 않는데, 트렌드를 따라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는 있는거지.
그럼 선배는 처음 거기 들어갈 때부터 팀장의 역할로 들어갔던 거였네? 나는 꽤 좋은 팀장이라고 생각했는데 리더십은 어디서 생긴거지 (ㅋㅋ)
그 전에도 뭐 원하던 원하지 않던, 회사를 만들고 회사 내에서 사람들을 데리고 일을 하고 하다보니 그렇게 된 거 같아.
그럼 다시 서비스를 만드는 이야기로 돌아가서. 회사에서는 보통 어떤 프로세스로 서비스가 만들어 졌어?
보통 아이템을 잡아다가 기안을 올리고, 기안을 대표님이나 부장님 급에서 파악을 하고, 괜찮다 싶으면 진행을 시키지. 우리 회사 같은 경우엔 크지 않은 회사였고, 그런 일들이 상대적으로 편하게 이뤄졌던 거 같아.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하지 않았다고 해야 하나.
굉장히 의사결정자랑 가까이 있기 때문에 나도 여기서 그런 덕은 조금 누렸던 거 같아. 기획한 아이템을 실제로 해보는 경험들.
그럼 팀 꾸리고 이럴 때도 선배가 사람들 다 소싱을 하는거야?
음.. 그럴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지. 사업을 운영하면 사람을 데려오는 것도 위에서 데려오든 아래에서 데려오든 정치력이 조금 필요하거든. 필요한 리소스 받아다가 꾸려 가는 사업들 경우에는 팀장 급 이상의 조력이 필요하긴 해.
근데 팀장 겸 개발자였던 거 맞지? 그럼 팀원으로 개발할 때랑 팀장으로 개발할 땐 느낌이 어때? 조금 달라? 내 팀장이 개발자고 나도 개발자면 팀원 입장에서는 일하기 좋긴 할 것 같은데.
똑같어 (웃음) 개발자로서는 개발을 하는 업무를 하는거니까. 별로 다른 건 없었어. 글쎄 팀원들은 좋아 했으려나?
그럼 팀 사이즈에 따라서는 조금 달라? 업무 분위기라던가 하는 거 말이야.
상대적으로 팀 사이즈에 영향을 받기는 하는 거 같아. 대기업 같은 경우는 중간에 커뮤니케이션들이 필요하니까 보고서도 써야 하고, 매뉴얼도 만들어야 하지. 그런데 사실 그런 업무들이 위에 보고하려고 만든다기 보다는, 개발에 필요하기 때문에 하는 일이 많아. 히스토리 같은 거를 남겨놔야 여러 사람이 일하거나, 새로운 사람과 일할 때 좋으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구나? 회사를 다니면서 Paper work을 하는 건. 난 개발자는 사실 그런거 안 할 줄 알았어 (웃음)
오히려 보고서를 진짜 많이 만드는 건 기획팀이지. 디자인과 개발과 사업 사이에서 정리를 해서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진짜 paper work이 많지.
사실 개발자 같은 경우에는 개발자끼리 보기 위한 문서를 쓰는 건데, 개발자들은 사실 그런거 쓰는거 좋아해. 왜나면 내가 만든 걸 정리하고 다시 그걸 나누는게 개발 그 자체거든.
되게 신기하다. 즐거운 일이라니
그걸 통해서 코드를 전부 보지 않아도, 얘가 이걸 이렇게 만들었구나, 어떤 걸 하고 있구나, 어떤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구나 이런 걸 아는 거지. 그리고 앞으로 이게 옳은 방향인지 틀린 방향인지 알 수 있는 거기도 하니까.
굉장히.. 뭐랄까 개발자들만의 독특한 부분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근데 우리 회사 안에서 뭐 기획도 그렇고 다들 의미 없는 페이퍼를 만드는 경우는 조금 적었던 거 같아. 완전히 관료적으로 체계가 잡혀있는 곳에서는 그걸 많이 남기려고 하지만, IT 쪽에서는 그런걸 많이 안 남기려고 하니까. 왜냐면 문서를 만드는 건 책임 회피를 하고, 증거를 남기는 것에 가까운데. 그게 필요 없으면 안 만드는 거지.
다시 회사 이야기로 돌아가볼까? 회사 다닐 때 선배의 모습은 굉장히 자연스러워 보였는데, 잘 맞았던 거 아니야?
뭐?? 아니 전혀. 진짜 힘들었어. 매일 같이 팀원들은 속을 썩이고, 해야 할 것도 고민할 것도 정말 많으니까. 스트레스 엄청 받았어.
그런데 물론 회사 다니다 보면 사업부장들 중에서도 자기 커리어에만 집중하고, 월급 잘 받아가고 이런 사람들도 있어. 아니 어쩌면 대부분이지 사실. 목표가 다른거라고 생각은 해. 대표의 목표와 부장의 목표가 다른 것이라고.
선배는 그 사업을 잘되게 하는데 굉장히 열심인 사람이었던 것 같아.
그냥 뭐, 나도 회사 잘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 잘되는 것도 중요하니까 열심히 했던 거지. 회사에서 열심히 했을 때, 결과가 나온다고 하면 열심히 하는 거구. 만약에 열심히 해도 안 된다 그러면 열심히 안 하기도 하겠지? 사람이니까.
그럼 순전히 팀장 role에 국한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뭐였어? 사업의 성패랑 상관 없이.
팀원들 관리 하는 게 제일 힘들지. 팀장이 생각보다 어려운 직업이야. 물론 팀장에 따라 너무 다르긴 한데, 열심히 잘하려면 쉽지 않아.
팀원 관리만 해도, 생각보다 일이 많거든. 어떤 친구는 ‘월급이 너무 적어서 이직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러고, 또 다른 친구는 A라는 친구가 ‘같이 일하기가 쉽지 않아요.’ 이러고 B라는 친구는 일이 너무 빡세다고 이런 식으로 진짜 이슈가 끝도 없어.
그래서 이 안에서 매니징을 잘 하는 건 쉬운일이 아니지.
그렇네. 듣기만해도 머리 아프다.
그치. 근데 팀원들의 퍼포먼스가 팀의 결과로 직결되기 때문에 손을 안 쓸 수는 없어. 결국에는 주니어급들이 일은 다 하는 것이니까. 그래서 주니어들한테 잘해줘야 해. 걔네 들이 이 회사를 만든 애들이야. 그래서 주니어들을 절대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 그래서 시니어급은 많이 있을 필요가 없어. 똑똑한 주니어들이 많으면 일은 굴러가게 되어 있으니까.
나보다 더 똑똑한 생각을 해낸다니까? 난 그걸 잘 살려주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거지. 그래서 생각보다 면담도 정말 많이 해. 팀원들 보기엔 한 달에 한번씩만 면담을 하는 거겠지만, 나는 일년 내내… 계속 하는 거야.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것 저것 알아봐야 하고. 팀 내에서 갈등도 풀어야 하구. 채찍질을 할지 말지, 당근을 줄지 말지도 계속 고민해야 해. 동시에 사업적으로 시장상황도 계속 봐가면서 움직여야 하고.
물론, 편하게 하는 사람도 있지만 말이야. 방관한다던가, 갈구기만 한다던가 이런 식으로. 각자의 리더십이 달라.
그런데 선배는 내가 봤을 때 뭘 편하게 하는 스타일은 아니야. (웃음) 그냥 흘러가는 대로 두는 스타일은 더더욱 아니지.
내가? 그런가… 팀원들한테 어떤 일을 시킬 때 그 일에 대해서 ‘정당성’을 부여해 주는 건 정말 중요하더라구. 스스로 아무리 야근을 하기 싫다 하더라도, 그 일이 무척 중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해야 한다는 것이 그 사람에게 전해지면 진짜 열심히 해. 나도 마찬가지야.
근데 이런 중요성과 상황들을 일일이 설명해 주느냐, 아니면 위에서 그런 것들은 다 처리하고 “야 너 이거 해야해”라고 하느냐에 따라 팀원들의 움직임이 달라지겠지.
사람한테 명분이라고 하는 건 진짜 중요한 것 같아. 그래서 이것만 잘 하면 어렵진 않아. 물론 내가 생각한 명분이라는 것이 ‘틀리다 맞다’는 또 다른 논쟁거리가 될 수는 있어도, 그것 자체로도 도움이 되긴 하지. 이걸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에 관련이 되어 있으니까.
근데 무조건 “하기 싫어요. 월급만 받아갈래요.” 라고 하는 팀원도 있을 수 있잖아. 그럼 어떡해?
그런 사람들도 있지. 한 명 있으면 내보내기도 어렵고 진짜 피곤해 지는 거지. 소위 월급도둑이라고 부르는 종류의 사람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사람 뽑는 것도 어렵고 내보내는 것은 더더욱 어려워서 골치 중에 골치야. 제일 어려운 이슈…
맞아. 그리고 단순히 일을 안하겠다고 하면 모르겠는데, 히스테릭해서 팀 분위기 전체를 망치는 소위 말하는 싸이코 같은 사람들도 있으니까.
그치. 그런 사람이 한 명 있으면 팀 분위기 전체가 망가져서, 팀장 입장에서는 정말 소름끼치는 일이야. 해결하기 정말 정말 어려운.
그래서 그런 일이 있다 보면, 새로운 사람을 뽑기가 싫어져. 새로운 사람이 오면 팀 내의 안정된 관계가 또 한번 새로운 국면을 맞이 하는 거구, 그에 따라서 팀 분위기가 아예 달라져버리기도 하니까. 그래서 웬만하면 조직을 슬림하게 가져가려고 하는 이유가, 하등의 도움이 안돼. 팀장 입장에서는 지금 꾸려져 있는 팀원들이 조금 힘들더라도 지금 상태로 잘 일해줬으면 좋겠지, 새로운 사람을 들인다는 건 정말 중요한 의사결정이야.
반대로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Reputation이 그래서 중요한 것이기도 하구.
그렇지. 생각보다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야. 물론 개인적으로 만나면 좋은 사람일 수는 있어. 오히려 좋은 사람이 되는 건 쉽지. 일하는 것에 비해서. 왜 이렇지?
모르겠다.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만나는 인간관계는 두 가지가 얽혀서 그런거 아닐까?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면 내가 집중할 건 이 사람 한 명 뿐인데, 일로 만나면 일과 그 사람 둘 다 얻어야 하니까. 훨씬 어려운 것이겠지. 서로 상충될 때도 있고.
그렇네.. 일하다 보면 서로 상충되는 이해 관계를 풀어야 할 상황이 많이 와. 만나서 그냥 커피 마시면서 이야기 하는 건, 서로 커피, 좋은 시간, 대화 이게 둘 다의 공통된 추구 점이잖아. 서로 원하는 것도 별로 없고. 이럴 땐 문제가 안생기는데, 나는 이렇게 하고 싶은데 상대방은 다르게 일을 하고 싶다 이러면 어려워 지는 거니까.
그리고 서로 부여 된 역할이 충돌 할 수도 있고, 내가 조금 열심히 안 해도 남들이 잘 할거라는 믿음 때문일 수도 있고.
맞아. 그런 건 그래서 직급 따라 가는 게 맞는 것 같아. 중요한 결정들은 위에서 잘 해서 나눠주고, 주니어는 마음 편하게 일만 잘 하면 되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야지.
생각보다, 직급체계가 명확한 곳에서 일하는 게 더 쉬운 것 같다는 생각도 들구. 나는 내가 맡은 R&R 속에서 잘 하기만 하면 되는 그런 그림. 물론 과장이 자기 할일 다 넘기고 이러면 안 좋겠지만.
모든 사람이 자기 맡은 바를 잘 수행한다는 전제 하에서는 그렇게 편할 수가 없겠지. 문제는 그런 아름다운 그림은 잘 없다는 거구. (웃음)
인터뷰는 Part 2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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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Up Side의 인터뷰는 개인적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특정 회사의 상황이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