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서비스, 남자, 6년차
Part 1 - 팀장으로서의 삶 http://up-side.tistory.com/37
Part 2 - 스타트업 그리고 직업으로서의 개발자 http://up-side.tistory.com/38
Part. 3
개발자의 커리어패스 그리고 전하고 싶은 말
그럼 개발자로 산지 이제 10년 정도 된건데, 그 전부터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던거야?
우선 컴퓨터 그 자체에 관심이 있었고, 개발 자체를 전문적으로 배운건 대학교 때부터야.
그 동안 그럼 뭐가 젤 보람찼던 것 같아?
음…. 내가 제일 행복했던 순간은 내가 만든 것이 너무너무 잘 돼서 사람들이 좋아해주고 그래서 그걸로 내가 돈을 많이 벌었을 때 제일 행복했어. 자면서 이렇게 죽어도 되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지.
그정도였어? (ㅋㅋㅋㅋㅋㅋ)
응 불현듯 ‘아…나는 행복한 사람이다.’이런 느낌이 들었어.
그럼 회사 생활은 이제 6년 정도 하고 나온거네?
음.. 사실 회사 생활은 더 길지. 그 전에 병역특례로 일도 했었으니까. 그 회사도 안드로이드 회사였어. 처음에는 인터넷을 열심히 보다가, 안드로이드라는 게 잘 된다는거야? 그래서 안드로이드를 하는 회사를 찾아보다가 간 게 대구에 있는 회사였어.
뭐 하는 회사였는데?
모바일 솔루션 쪽. 핸드폰에 들어가는 프로그램들 만드는 회사였는데, 안드로이드를 이제 하려고 하는 찰나였지. 그래서 그 때 대구를 간 게 참 이상했어. 다른 데 붙은 곳들이 있었거든. 그래가지고 ‘내가 대구까지 가야 하나?’ 이런 생각도 했었지.
근데 그날 면접에 늦은거야. 너무 게으르게 굴다가. 그래서 면접에 늦었는데 갈까요 말까요 물어봤는데 오라고 해서 그래서 가서 면접을 보고 그 회사에서도 좋아해서 일하게 되었어. 그런데 그게 내 인생의 조그마한 chance ? 였던 것 같아.
그래서 아무리 작은 것도 진지하고 조심스럽게 해야 하겠다 하는 생각을 했지.
그 때 다른 회사를 갔으면…?
뭐 그냥 있었겠지. 열심히 회사 다니고, 시키는 거 하구. 그때가 스물 다섯 정도였는데. 와.. 세월 많이 지났다.
인연이었네. 어찌 보면. 그리고 아마 선배의 호기심도 한 몫 했을 거야. 그러고 보면 선배도 어른 치고는 정말 호기심이 많아. 생각도 많고.
어른이 되면 호기심이 없어지나?
아무래도 신경 쓸게 더 많아서 그런거 아닐까. 직장이 될 수도 있고, 특히 육아…
오.. 그런 것 같긴 하다. 나도 사실 마지막에 하고 나왔던 아이템도 그냥 놀다가 떠오른 거였거든. 미국에서 했던 구글 I/O 컨퍼런스 가서 이야기 하다가, “어? 이런 것 잘된다는데 왜 너넨 이런거 안해?”라고 누군가 말해서 그걸 고민하다가 해보기 시작했던 거였거든. 그래서 머리가 좀 비어있어야 새로운 것을 할 수 있는 것 맞긴 한거 같다.
그래서 많이 보고, 생각하고 하는게 좋은 것 같아. 물론 하고 싶은게 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정말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고 하면, 아이에게 집중해도 나쁘지 않지.
구글 I/O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그런 컨퍼런스를 가면 어떤 걸 배워오는 것 같아?
우선 구글 product를 쓰고 있는 개발자라면 평생에 한번은 가 볼만 한 것 같고. 거길 가면 세상에 있는 모든 대단한 개발자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서, 가면 재미있는 이야기도 정말 많이 하고 교류할 수 있으니까.
거길 가면 ‘fire side chat’이라는 게 있는데, 어렸을 때 캠핑이나 학교 수련회 같은 거 가면 횃불을 놓고 주변에서 이야기하는 그런 느낌? 거기서는 진짜 불은 아니지만 그렇게 모여서 쉽게 이야기 나누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줘. 그래서 소소한 이야기들, 구글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들이 샌프란에는 굉장히 많기 때문에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행사 규모도 규모지만 모이는 사람들의 생각의 깊이, 지식 이런 것들은 놀랄만 하지. 거기 오는 사람들이 보통 사람들은 아니거든.. 진짜 미친 사람들이 많다고 해야 하나. (웃음) 그래서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한번 더 배울 수 있지.
그리고 꼭 개발 뿐만 아니라, 다른 컨퍼런스 들도 가면 배울 수 있는게 많은 것 같아. 개발자 컨퍼런스 자체도 개발자뿐만 아니라 기획자, 디자이너 등등에게도 참 좋은 행사인 것 같아.
맞아. 나도 작년 샌프란 갔을 때 Salesforce가 여는 행사인 Dreamforce week였거든. 온 동네가 다 세일즈포스랑 관련 된 사람들로 가득 찼었어. 규모가 어마어마 하더라.
그치 한번쯤 봐볼만 하다니까. 그래서 그런 곳에 가면 평생 모르고 지냈을, 한번도 만날일 없을 사람들도 알게 되고, 이야기 나누다 보면 친해지고 거기서 글로벌 인맥이 생기는거지. 물론 내가 아무것도 없는 사람인데 그런 일이 일어나진 않겠지만. 그래서 뭔가 열심히 하고 있어야 해. 막상 가보면 언어가 중요한게 아니더라구. 서로 원하는게 있고 듣고 싶은게 있으면 누구든지 친해지더라.
근데 생각보다 얻는 것이 아주 많지는 않은데, 그 분위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좋은 것 같아.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회사는 왜 그만 둔거야?
회사 다니는 것도 좋긴 했어. 좋은 월급쟁이가 될 수 있는 기회였고. 근데 회사를 안 다니면 새로운 나만의 것을 할 수 있게 되잖아.
그리고 나는 조기 은퇴가 꿈인데, 그러려면 돈을 많이 벌어야 하고. 돈을 많이 벌려면, 사업을 하는게 답이니까.
월급쟁이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아무리 연봉을 1억을 받던, 2억을 받던 똑 같은 것 같아. 그래서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면, 원래 개발자였든 뭐든 일단 길 앞에서 장사를 하건, 고기를 굽건, 쇼핑몰을 하건 사업을 하는 게 답인 것 같아. 돈에는 귀천이 없거든 (웃음)
정승처럼 쓰면 돼. 돈은. 고상하게 돈 버는 사람이 어디 있어. 근데 사업이라는 게 쉽지가 않아서 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있는 거 같아. 또 많은 사람이 해보지 않아서, 자기가 사업이랑 맞는지 안 맞는지 모르는 분야이기도 하구.
그리고 나 아직 아무것도 책임질게 없잖아. 사업을 하려면 이때 하는 것이 시기적으로 맞기도 했어.
그래서 나는 대학생들이 사업 해보는 게 찬성이야. 사회 나와서 책임이 생기면 쉽게 못 벌리고, 망하면 리스크도 커지니까. 얼른 해보고 망하는게 제일 좋지. 데미지도 작고.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서 찬성이야? 많이 배운다는 점에서?
음….생각해보니까 모르겠다. 찬성인지 아닌지. (웃음) 물론 똑똑한 대학생이 한다면 두 손 두 발 다 들고 찬성이지. 스스로 똑똑하지 않다고 생각이 들면 빨리 포기를 하는게 좋을 것 같아. 아니면 최소한 나를 갈고 닦은 상태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 같고. 만약에 학교에서 나를 갈고 닦지 않았다면 회사에서 그렇게 배워서 나올 생각을 하면 되는 것 같구.
아무것도 없이 게다가 심지어 자본도 없이 시작하는 사업이 될 가능성은 정말 없잖아.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자본이 없기 때문에 더 마음껏 시도해 볼 수 있는 것 같기도 하구. 시도 많이 하고, 정부 지원금 많이 타고, 말 잘하는 친구들이 많긴 한데 그러다가 성공한 친구들도 있고 그러다가 망한 친구들도 있잖아. 그래서 어떤 방식이 옳다 그르다 말하기가 조금 애매한 것 같아.
물론 시도를 한다는 것 자체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응 난 적어도 자기 몸에 맞는 일인지 아닌지 확인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개인적으로는 도움이 될만한 경험이라고 생각해. 개인에 포커스를 두었을 때 말이야. 사업 말구.
맞아. 근데 사업은 그게 나한테 맞는지 안 맞는지 판단하기 참 어려워. 왜냐면 확률이 1/1000라고 했을 때, 내가 100번을 시도해서 그 확률이 얻어 걸릴지 아닐지는 모르는 거니까. 그런데 망해가다가 잘 되는 케이스가 더러 있기 때문에 해보았다고 해서 무조건 길이다 아니다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거 같아.
내가 생각했을 때 제일 중요한건 집요함? 집요함은 꼭 필요한 것 같아. 헬렐레~ 하다가 성공하는 경우는 없고, 집요하게 하다가 성공하는 경우는 있거든. 끝까지 집요하게 하는 게 참 중요해.
안 되는 것도 되게 하는 거 말이지?
응~ 그렇게 할 수 있거든. Airbnb가 딱 그 케이스잖아. 사업 모델 자체는 처음에 사람들이 그걸로 돈을 어떻게 버냐고 했을 BM이었지. ‘남의 집에서 잘 거에요’ 이걸 처음 듣고 누가 말이 된다고 생각했겠어. 그런데 그냥 집요하게 하다보니 모양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거겠지. 대부분의 사업이 이런 것 같아. 지금도 어떤 사업이건 상관 없이 죽어라고 하면 어느 정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
그렇지. Uber도 비슷한 것 같아. 그리고 Uber는 결국 트렌드까지 만들어버렸고.
그치. 시대적인 흐름도 필요하고, 여러 상황들이 맞물려야 하지만 결국 집요함과 믿음이 필요해. 물론 정신 못 차리는 친구들도 있지. 너무 믿음과 집요함이 커가지고. (웃음)
그래서 그 믿음과 집요함 다음에는 분석을 해야 해. 이게 될지 안될지 따져보는 거야. 어떻게 해야 될지. 아까도 말했듯이 사업이라는 건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는데, 당장 지금 어떤 일을 먼저 하느나갸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니까.
그럼 선배는 혹시 실리콘 밸리에서 개발자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
음.. 일해보고 싶어. 뭐 여러 가지 상황이 있긴 하겠지만,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해. 지금 당장 그러고 싶진 않지만. 경험은 무조건 중요하니까. 생각보다 무조건 경험해보는게 참 중요한 것 같아. ‘Google I/O 가서 봤더니 새로운 이런 걸 해보고 싶다’ 이랬던 것처럼 배우면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니까.
그리고 뭐든 할 때 겁을 내면 안되는 것 같아. 근데 나이들면 겁이 나는 것 같아. 책임질 게 많아지니까. 이 때문에 결혼하면 안되겠다는 생각도 종종 들어. 하지만 중요한 것은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그게 젊음이든 열정이든 내 삶이든, 지금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지금의 행복도 끝이 날 거야 (웃음) 긴장 해야 해…(웃음)
그럼 이제 마지막 질문이야. 개발자 선배로써, 조언을 부탁해도 될까?
음… 우선 최근에 Google I/O Extend 라는 것을 했었어. 그게 뭐냐면, 미국에 가서 보지 못하는 친구들끼리 모여서 한국에서 보는 거야. 거기서 대학생 친구들을 만나봤는데, 음… 어떻게 말해야 할까.
조금 더, 노는 일도 노는 일이 이지만, 자기가 하는 일에 불태워 봤으면 좋겠어. 개발 쪽은 다른 일들에 비해 그렇게 불태워서 해보기 좋은 것 같구. 개발만 파보는 것. 그래서 그렇게 해보고, 그 안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
거기서 만난 많은 SW하는 친구들이 ‘이거 재미 없어요.’, ‘2학년인데 이런 거 안배웠어요.’이런 친구들이 많더라구.
예를 들어 “코딩하기 싫어요, 개발이 적성이 아닌 것 같아요.” 이런 케이스들이 더러 있다는 거지?
응응. 그니까 직장인이 됐던, 대학생이 됐던 자기 하는 일에 좀 더 프라이드를 가졌으면 좋겠고. 나는 내가 자식을 낳아도 개발 시키고 싶고, 나도 개발 자체가 너무 좋고 이런 걸 느껴봐야 할 것 같아.
어떤 직업을 가지던 마찬가지겠지만.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프라이드를 가졌으면 좋겠다. 이건 자존심이 걸린 문제잖아.
맞아. 일을 하면서 느끼는 자부심은 참 중요하지. 그런데 학생들이 그런 걸 경험할 수 있는 순간들이 많으려나?
글쎄, 나는 사실 왜 ‘개발이 나와 맞지 않는 것 같아요.’ 라고 하는 지 잘 모르겠는데… 한번 끝까지 열심히 해보고 아니면 빨리 포기하면 되는 것 같아. 어중간히 있는게 가장 나쁘지 않을까? 물론 나도 어중간한 위치에 있었는데, 이걸 빨리 깨달을수록 좋은거지.
이게 어찌 보면 전문성의 영역이잖아. 개발을 한다는 것이. 그래서 그 트랙 위에서 쭉 깊게 파고 올라가던지, 아니면 빨리 pivot해서 할 수 있는 거 찾아보는 게 좋은 것 같아.
응응. 생각보다 시간이 많지가 않아. 어렸을 때 얼른 정하는 게 좋고, 너무 아저씨 같은 소리긴 한데 시간이 부족하다는 걸 염두에 둬야지.
그리고 개발의 길을 걷기로 했다면, 잘 하는 개발자는 정말 대우를 잘 받아. 그런 사람들이 되어야지 하는 목표로 잘 해나갔으면 좋겠어.
개발자는 티가 나나요? 잘 하면.
그치 대화 조금만 나눠보면 알지. 말 하면 ‘어느 정도 하겠구나’ 이런 건 티가 나. 근데 또 생각해보면, A급 개발자와 C급 개발자가 그렇게 큰 차이가 안 나기도 하는 것 같네.
그니까. 내 말은 명의와 일반 의사를 구분 하는 게 쉽냐는 거야. 나 보기엔 그냥 다 의사 아닌가 싶어서.
그렇네? 다 의사 선생님이니까. 물론 잘하는 의사들은 소문이 나긴 하지만 말이야. 그래도 차이가 있긴 할거야. 어떤 일이든.
그래도 이야기를 해보면 그 깊이에 따라 티가 나는 것 같다. 이야기를 해보면 예전에 했던 프로젝트 같은 것들이 나오잖아. 거기서 추측을 해볼 수 있으니까. 보통 커리어 보고 아는 것이지.
그래서 초반 커리어 정하는 게 좀 중요하고. 그리고 그 위에는 아무 거나 해도 사실 상관 없어.
흠.. 개발이라는 게 일반적인 직장들이랑은 조금 달라서 내 이야기가 잘 전달 될런지는 모르겠다. (웃음)
그러게 나도 개발자가 아니다 보니까, 인터뷰 준비하면서 주변 친구들한테 조금 물어봤었어. 어떤 게 궁금한지. (웃음)
흠.. 요즘 회사들이 신입을 잘 안 뽑잖아. 개발도 그래. 경력직을 선호하는 편이고.. 왜냐면 가르치고 하기엔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요즘 시장은 빨리 만들어서 뭔가를 해야 하거든. 이런 상황에서 애들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잘 안 나와. 진짜 대기업이 아니면. 다른 직업들도 마찬가지 일거야.
그런데 개발 같은 경우에는 미리 경력을 쌓지 않아도, 잘 하는 친구들은 정말 잘 하기 때문에 그리고 그게 티가 나니까 이런걸 미리 깨닫고 잘 배워서 잘 하면 회사 들어가는 게 어렵진 않을 거야.
(웃음) 직업 이야기 하다가 여기까지 왔는데, 결국엔 하고 싶은 것 많이 하는 게 최고인 것 같아. 계속 망해도, 또 사업 하는 것도 이해가 되고. 사업은 똑똑하면 무조건 성공하는 게 또 아니란 말이지.
인터뷰를 마치고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이야기는 "난 자식을 낳아도, 개발을 꼭 시키고 싶어. 물론 걔가 원하면 말이야." 였다.
그만큼 본인 스스로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확신이 있다는 이야기겠지.
어쩌면 일본의 우동장인처럼 미래에는 대를 이어 코딩을 하는 코딩장인이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바쁜 시간, 회사 근처까지 와서 인터뷰에 응해준 선배에게 감사의 인사를 정한다.
그리고 그날 마신 맥주가 참 달았다.
(편집자주 https://www.facebook.com/downtoupside/ 로 가시면 차후 인터뷰어 프로필을 보고 질문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또한 페이지 좋아요를 통해 브런치 외적인 정기 구독이 가능합니다)
Disclaimer
Up Side의 인터뷰는 개인적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특정 회사의 상황이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