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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개발/연구소 | ② 대기업 연구소는 어떻게 연구할까

R&D연구소, 6년차, 남자

by Up Side

어떤데서 일했는데?

하나는 무선 통신 관련 공부를 해서, 영상 압축 기술 관련된 곳에서.

네가 여기서 스트리밍으로 영상을 보면, 영상이 나한테 넘어와서 플레이 되는거잖아. 이걸 효율화 하려고 저 쪽에서부터 압축을 해. 큰 화면을 보내면 작게 압축해서 전송을 하는거야. 그럼 되게 적은 데이터로 날아오는 거지. 그리고 재생 시에는 다시 개인 기기에서 압축을 풀어서 다시말해서 복원을 해서 크게 보여주고.

드라마 실리콘밸리! 파이드 파이퍼!! 그거 아니야?

그렇지 그런거랑 비슷한거지 ㅎㅎㅎ 그 당시 그 회사 리더가 이런 기술을 연구하다가 특허를 되게 좋은걸 발견해서 사업을 막 시작하던, 그런 회사였어. 알고리즘 이런걸 만들어서 들고 나와서 막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

그런데 그분은 교수님이었으니까, 이론만 있고 실제가 없는 상태였지. 그래서 나는 그걸 실제화하는 레벨로 들어가서 같이 일을 하다가 나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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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잼! 미드계의 페이스북!

오호.. 진짜 드라마 생각하니까 이해가 너무 잘된다. 그런데 오빠도 한 명의 개발자로써, 개발자들 사이에 특징같은 걸로 그룹이 지어져? 다 같은 개발자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더라고 같이 일하다 보면.

그치 일단 뭐든 빨리빨리 뚝딱 만들어 내는 스타일이 있어. 듣는 순간 막~ 만들어 내는 사람들. 음악으로 치면 즉흥연주에 능한 사람들. 그리고 굉장히 자료 엄청 꼼꼼하게 리뷰하고 천천히 만들어 가는 스타일도 있지. 그리고 일 안하고 시키는 걸 잘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렇지.

듣자하니, '회사' 연구소라고 하면 그 세 종류의 사람이 다 있어야 할 것 같긴 하다.

그렇지. 다 있어야지. 너무 빨리 하는 사람만 있어도 문제가 될 수 있고, 너무 천천히 하면 타겟 데이트에 결과가 안나오니까 문제. 그리고 자잘한 일도 많아서 그걸 하는 사람, 위에서 리딩하는 사람 다 필요하지. 팀은 어디나 비슷한거 같아.

어떤 자잘한 일?

문서를 만들어서 보고하는 일들. 대기업이니까 어쩔 수가 없어. 중간 중간 보고 자료 가져와라, 막 3월에 CEO보고, 4월에 뭐뭐 이런거 너도 알잖아 ㅎㅎ 일정이 쫙 있으면 그거에 맞춰서 같은 연구를 하면서도 그거에 맡게 보고자료를 계속 내야해. 다 같은 이야기 하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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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도 회사원이다

내가 봤을 땐 회사 다니는 사람의 숙명인거 같아 ㅋㅋ 어쩔 수 없어.. 오빠 이런건 안힘들었어?
‘난 개발할려고 연구원으로 들어왔는데 보고서 계속 쓰라고 하니까 짜증…난다’고 해야하나?

짜증 났지. 그래서 좋은 팀장은 아까처럼 팀장 밑에 부팀장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어. 그 레벨에서 다 막아줘. 연구원들은 계속 연구에 집중할 수 있고.

예를 들면, 부팀장이 랩에 내려와서 실제로 어느 정도로 돌아가고 있는지 어떤 상황인지 보고는, 순식간에 보고 자료 써서 알아서 처리해주시는 식인거야. 그 둘이 워낙 베테랑들이니까.

그럼 밑에 애들이 부담이 없어. 이런걸 잘 해주는 팀장이 제일 좋은 팀장이라고 생각해. ㅎㅎ 물론 많지 않지만 있긴 있어. 이런 팀장 밑에서 일하면 편하지.

보고 관련해서는 진짜 별짓 다했어.. 예전엔 어떤 포맷같은게 있어가지고, 그거 다 맞춰서 써내느라 고생하고. 그러다가 중간에 이런거 다 없애라 실리콘밸리처럼 하자. 이래서 막 백지에 내고.

그래도 많은 시도를 했네.
신입 시절을 떠올려 보면 처음 프로젝트를 할때 다섯명 이렇게 되나? 개발 프로세스에 어떻게 적응했어?

하고 있는 걸 하고 있는 경우엔 한참 공부를 해야지. 책을 엄청나게 줘. 스터디 계속 하고. 기본적으로 그래서 석박사를 뽑는게, 논문 봐야하고, 이런거 잘 따라가는 애들 뽑는거지.

그리고 새로 시작하는 건 편해. 같이 공부하는 거지. 보통 연구는 셋업하면 다같이 스터디를 해. 서로 지식레벨 맞추고, 같은 부분 읽고 논의 하고 질문 서로 해보고 어느 정도 지식 레벨이 올라 갔을 때, 연구를 시작하는거지.

그래서 전 단계가 길어. 스터디 하는 기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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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상상이 안가는데 예를 한번 들어줄 수 있어?

음 영상 압축이야기를 해보면, 영상을 압축률을 높일 수록 좋은거잖아. 좀 더 압축된 영상은 전송되는데 더 적은 데이터가 필요로 하고, 이에 따라 통신 비용이 적게 들어가니까. 원래 용량 대비 70프로까지 압축할 수 있는 기술이 있으면 우린 60까지 압축하는 걸 목표로 하지. 더 좋은 걸 만들어야 하니까.

그러면 70프로까지 어떻게 줄였는지에 관한 자료를 찾아봐. 그런 것들은 논문이랑 이런데 다 나와. 그걸 다 익히고 나면 나머지 10을 어떻게 줄일까에 대한 논의를 하는거야. 다들 전공자니까,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이런건 어떨까? 하는 식으로. 그리고 같이 해보고, 1-2프로씩 줄이고.

컨퍼런스 같은데도 가서 전문가 만나고, 어떻게 만드나 이야기 하고 보고 하면서 다 습득해서 줄여 나가는거지. 항상 목표를 이런식으로 잡아. 압축률 10프로 개선 이런 식으로.

오 생각보다 구체적이고 확실한 목표다. 근데 모든 목표가 그렇게 설정되진 않지?

그치. 이런 경우는 수치적인 목표고 플랫폼 개발 같은 경우도 API 몇 개 개발 이런식으로 나와. 그리고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경우엔 완성도? 로 만드나. 그런데 이게 굉장히 애매해. 갯수가 또 의미가 없는 경우도 많아서. 그러면 이상한 것 까지 생각하는거야. 불필요한 api 막 만들고.

그래서 숫자로 나오는 목표가 좋기도 한데, 뼈를 깎는 고통이 필요하지. 남들이 60까지 줄일 수 있었으면 벌써 다 줄였겠지.. 그런데 10프로를 만들어 내야하니까.

과제마다 분위기가 다르겠구나?

그렇지 그리고 위에서 어디에 관심이 있느냐에 따라 (위에서 과제를 대하는 태도도) 굉장히 달라.

이를테면 배터리 같은 거. 이런 이슈들은 바로바로 밖에 홍보가 가능하잖아. 우리 핸드폰 배터리 오래가는거 얼마나 많이 따져. 이런건 위에서도 관심이 엄청나지.

그런데 인터페이스 이런건 별로 관심이 없어. 그게 뭔데? 왜필요 한데? 이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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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주니어와 3년차 되었을 때 뭐가 가장 달랐어? 보통 회사 다니면 대리달고 많이 변하니까.

보통 사업부에서는 자신이 하는 일의 범위가 달라지는데, 여기도 마찬가진거 같아. 조금 시간이 지나면 더 맡겨 준다고 해야하나? 주니어때는 프로젝트에서도 굉장히 작은 모듈을 맡았다면 대리급이 되면 큰 뭉텅이를 받아서 일을 하니까.

그래도 가장 크게 변하는건, 6년차 쯤인거 같아. 회사로 치면 과장급이 시작되는거니까, 큰 덩치의 일을 하는거야. 그 안에서 리더가 되는 경우도 있고. 또, 주니어들을 데리고 일하기도 하구.

그럼 이제 그 때부턴 다른 능력들이 요구 되겠네?

그치. 외부랑 같이 하는 연구도 있고 그러니까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굉장히 중요하지. 유관 부서도 굉장히 많고, 사업부, 외부 연구 하청업체들 매니징 능력도 중요해져. 컨퍼런스 가서 만나는 업체들 네트워킹 관리도 해야하고.

그리고 팀원 퍼포먼스 조정하는 것도 굉장히 일이 많아. 모두가 같은 레벨로 실력을 내는게 아니니까. 이런 것 관리도 해야하지.

이정도 레벨 되면, 개발을 직접 못한다고 봐야야해. 그런데 이 사람들도 엔지니어라서 뭐 만드는 거 좋아한단 말이야. 바쁘니까 연구를 못하게 되지.

그래서 다들 "아 나도 개발하고 싶은데 어쩔 수가 없네..." 이런 이야기를 하셔.

이렇게 되면 굉장히 불안해지는거야. 내가 개발을 손을 몇년동안 놔버리면, 소위 말하는 손이 굳어버리는 일이 있을 수 있으니까. 이 회사 나가면 내가 어떤 위치일지도 모르는데 내 실력을 계속 키울 수 없는 상황이 되고.

그 시기에 굉장히 힘들고, 퇴사가 많을 거 같아. 관리자 레벨로 가버리면 관리자가 되버리는거니까. 게다가 요즘은 개발 분야도 엄청나게 빠르게 발전하고.

그렇지. 올라가면 올라갈 수록 고민이 많아져.

오빠가 퇴사를 하게 된 것도 비슷한 고민이 시작되었기 때문이야?


퇴사의 이유는 Part 3 [ 아쉽지만 대기업 연구소를 나온 이유 ] 에서 밝혀집니다.

Disclaimer

Up Side의 인터뷰는 개인적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특정 회사의 상황이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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