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Up Side Feb 04. 2017

리서치| ③ 나의 연구원 생활은 몇 점인가요?

2년차, 그룹 인터뷰

- 참고 -
① 리서치 회사, 뭐하는 곳이야? 
:https://brunch.co.kr/@upside/88
② 빅데이터와 기술의 발전, 리서치의 미래는? :https://brunch.co.kr/@upside/89


  그럼 이제 좀 더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듣고 싶어요~ 이번주 하루 일과가 어땠는지 들려주실 수 있으세요?

  
H: 집이 근처라 30분 전에 일어나 9시에 맞춰 출근을 했어요. 11시 30분까지 인터뷰이 추가리스트를 정리하고, 바로 부서 회식에 갔습니다. 계약직 인턴 분 마지막 출근 날이었거든요~ 1시부터 오후 근무를 다시 시작했는데, 동기가 클라이언트사에서 음료수를 받았다고, 와서 가져가라네요. 100개(7박스)를 줍니다. 그래서 같은 층 3개 부서에 나눠주고, 실사부서와도 협업을 자주 하기 때문에 음료수를 같이 나눠 마셨어요^^ 


 간 김에 제 조사를 담당하시는 전화조사부 팀장님과 못다 채운 표본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자리에 돌아와서 아까 협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전산팀에 리스트 재업로드를 요청했습니다.그런데 내일 오전이나 되어야 반영 된다고 하네요. 그 와중에 전산팀 다른 사원한테 제가 담당하는 다른 조사 문의가 들어왔어요. 왜 실사가 지행되지 않냐고 하네요. 거기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그러다 또 부서 다른 팀장님께서 보고서를 제본해 어디에 보내라고 하시네요. 책 표지도 만들어야 해서 부서 제작 사원 분에게 부탁드렸습니다. 그러고 나니, 경영지원실에서 제가 올렸던 지불 결의서를 다시 쓰라고 하네요.

 이런 식으로 한 번에 수 가지 일을 하다보니 정신 없이 오후 근무가 끝나고 벌써 6시 30분입니다. 회사 식당에서 동기와 밥을 먹고, 커피 한 잔 하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 관련해 팀장님께 보고를 드렸어요. 7시 30분에 업무가 끝났습니다. 함께 맥주 한 잔 하자고 차장님 전화가 옵니다. 잠깐 뵙고, 집가서 집안일 하고 여자친구도 보고 하면 1시쯤 됩니다. 그러고 잠들면 다음날도 출근이죠..!

 J: 출근을 하면서 메일을 확인해요. 왜냐하면 제 고객은 해외에도 많거든요. 영국과는 시차가 정말 많이 차이 나기 때문에 간밤에 쌓인 메일이 많아요. 그럼 이제 아침부터 일이 터진 걸 발견하죠. 아침부터 기분이 매우 우울합니다..

 제가 맡은 프로젝트의 개수는 동시에 3개 정도 됩니다. 하나는 프로젝트 실사가 진행되고 있고, 하나는 이제 막 데이터가 수집이 되었어요. 그리고 이제 또다른 프로젝트의 일정을 잡고 있어요. 다행히도 보고서가 걸려 있는 일정이 없네요. 그러면 빼박 야근이거든요. 실사가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는 고객의 요청을 모두 받아야 하고 응대해야 하기 때문에 보고서를 쓸 시간이 없어요. 그리고 계속 중간 중간에 처리해야 할 일들이 생기죠. H님처럼요.


 오늘은 고객쪽에서 일정을 마음대로 바꾸다가 번역본 전달 건이 취소 되었어요. 번역가한테 일정이 취소되었다고 말하는데 욕 좀 먹었죠. 번역 일정을 계속 바꾸는데, 제가 그걸 일일이 언제 확인해서 전달하나요. 제가 콜센터 된 느낌입니다. 정말 답답해요.

  이제 퇴근 전에 인터뷰가 잡혀있어요.. 주로 인터뷰 대상자가 있는 곳에 직접 가요. 이동시간을 고려해서 미리 출발해야해요. 할 것도 많은데, 빨리 끝내놓고 늦지 않게 출발해야 해요. ㅠㅠ 이번 인터뷰는 집과도 회사와도 너무 거리가 먼 곳이네요. 그나마 다행인 건 인터뷰를 끝내고 바로 집으로 가면 된다는 거죠!!^^


 ㅋㅋ웃어도 될 지 모르겠지만, 재밌네요. 일은 달라도 대부분의 회사원들이 공감할 만한 하루 일과인 걸요? 실제로 일을 하면서 힘들다고 느낄 때가 많나요?

 H&J: 네.. 정말..! 거의 매일 그래요..!


 
 아..! 다시 돌아가서 다른 질문을 해볼게요! 처음에 어떤 계기로 이 쪽 업계에 들어오셨나요?

 
 J: 제가 리서치 회사에서 인턴을 했거든요. 제가 사회학과 전공생인데, 현장 실습 차 리서치 회사에 오게 되었어요. 새로운 사람들 만나는 것도 신나고, 데이터를 보면서 '결론'을 도출해내는 게 특히 재미있었어요~ 업계 특성 상 개개인의 일이 중요하다 보니, 회식도 많지 않았고 그런 게 좋았죠! 그래서 이 쪽에 오게 된 거구요.

 H: 저도 비슷하게, 인턴으로 회사에 들어오게 되었어요. 제가 대학에서 '전공'한 분야의 연구원을 뽑는다고 해서, 우연히 지원한 거였죠. 매력을 느꼈던 부분이라면, 매 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거에요!

 예를 들어, 이번 고객사가 커피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어 한다면, 저는 그 프로젝트의 리서치를 시작하기 전부터 '커피'에 관한 다양한 지식을 얻어야 해요. 커피 생산과정부터 유명한 커피 브랜드는 어디인지, 제품별로 어떻게 맛이 다른지, 커피를 구매하는 주요 고객층은 누구인지 등등이요. 기획을 하는 사람으로써 그 분야에 무지하면 제대로 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할테니까 말이죠~

 휴! 그런데 그 장점이 또 절 힘들게 하는 포인트이기도 해요..!


 왜요? 그게 '힘들다'고 느끼는 주요 이유인가요?

 
H: 맞아요! 우선 한 가지 프로젝트만 하는 경우가 드물어요. 아까 J님도 3개 프로젝트를 동시에 하고 있다고 했었잖아요~ 각 프로젝트의 주제에 대해 전문가가 되어야 하니... 처음에는 호기심과 재미로 출발하지만, 곧 체력적으로 버틸 수 있는 임계점에 다다른 느낌이 들죠.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그냥 인터넷 검색만 하는 게 아니고, 실제 그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기타 관련자들을 인터뷰하러 이곳 저곳 방문하기도 하구요.

 J: 비슷하게 생각해요. 지금도 힘들지만, 더 문제는 '연차'가 쌓여도 그 상황이 지속될 거 같다는 게 더더욱 절 힘들게 하죠! 연차가 쌓이면서 느는 건, 비슷한 양의 업무를 보다 쉽게 하는 노하우, 그리고 힘듬을 견디는 방법 정도인 것 같아요.


 그 것 말고도 힘든 점이 있다면?

 
J: 진짜.. 그냥 많은 정도가 아니라 상상을 초월해요. 야근 한 번 하면 밤 12시 넘기는 건 기본이니까..

 H: 그래도 대우라도 해주면 어딘가요.. 업계가 어려워지면서 연봉이 줄어들었어요. 그래서 제 윗 분들이랑 저와도 연봉 차이가 많이 나죠. 다른 기업들은 신입이 더 받아서 문제라던데, 저희는 그 반대에요. 그러면서 똑같은 결과물을 내야하니까 괴리감도 들고...


그럼 좋은 점은요?

 
J: 음..! 아까 말했던 것처럼 재미있는 부분은 분명히 있어요. 새로운 걸 계속 배우니까.

 H: ㅋㅋ 저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이제 어떤 일을 해도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고객들과 커뮤니케이션도 하고 보고서 작성에.. 외근도 정말 많이 해봤고!


 이럴 때 뿌듯하더라! 하는 때는? 없으면 없다고 해도 됩니다^^

 
H: 제가 맡은 프로젝트 보고회를 했어요. 클라이언트 사의 전체 관리직 앞에서 부장님이 발표를 시작하죠. 저는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데, 앞에 보이는 발표용 보고서는 제가 작성한 거에요. 발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어요. 클라이언트사에서 밥을 먹고 가라고 하네요. 저희 자료를 토대로 이런 저런 회사의 정책이나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 클라이언트사 사장님이 부장님과 이야기를 나누세요. 저도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죠. 그렇게 식사 자리가 끝날 때쯤,

담당자가 세금계산서 발행은 언제 하라고 말씀하세요. 이 때 제일 뿌듯해요.


부장님께 "그렇게 고생하셨는데 잘 끝나니 기분이 좋습니다."라고 하니 "이 맛에 하는 거다!"라고 하셨죠.

 J: 길가다가 제가 맡았던 상품이 광고를 하고 있었어요. 그 때 제가 엄청 아팠는데.. 그 광고를 보고, 사진 찍는 제 모습을 발견했죠. 그리고 프로젝트가 끝났을 때, 팀장님께서 고생했으니 몇 일 쉬라고 토닥여주시는데 정말 뿌듯!
 아, 그리고 신기한 게, 프로젝트가 하나 끝나고 나면 진짜 뿌듯해요! 내가 한 제품의 마스터가 된 느낌!



 리서치 회사에 다니다가 이직을 하는 경우도 더러 있나요?

 
H: 이직 많이 하죠. 늘 화두에요. 누가 어디 갔다더라, 누군 어디서 왔다더라. 이직이 미덕이라는 분도 있었어요. 이직하는 사람이 유능한 사람이라고. 고객사 쪽으로 가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없었고, 대부분 리서치사나 컨설팅사 같은 동종 업계로 가시더라구요. 아직 퇴사하신 분들을 많이 못 보긴 했어요.


고객사 쪽으로 이직했다가 다시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 왜 일까요?

 
H: 저는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돌아온다면 딱 한 가지 이유인 것 같아요. 매번 새로운 것을 배우는 리서치의 재미 때문이 아닐까요?


 회사 분위기는 어떠한가요?

 J: 부서마다 다르겠죠? 비교적 자유롭고 수평적이라고 하던데, 나름 규칙이 있어요. 어떤 분은 좀 더 수직적인 관계를 지향하시기도 하죠.

 H: 맞아요. 부서마다 팀마다 달라요. 그런데 대체적으로 자유로운 것 같아요. 제가 리서치를 목표로 했던 이유이기도 하죠. 개인주의적이고, 자유롭고, 회식 없고. 저는 회식 할 바에 야근하는 게 좋아요. 아직 제가 어려서..? 상사들 눈치를 안 보는 것도 있긴 한데..! 평생 여기에서 일할 생각이 없어서일까요...? ㅋㅋㅋㅋㅋㅋ


 마지막 질문입니다^^ 내 직업에 대한 나의 '솔직한 평가!'. 영화 평점처럼 숫자를 매겨주시면 됩니다! 5점 척도로요!



그래도 전 나름 운동도 꾸준히 하니까요!
보고서 시즌 때만 아니면 일찍 끝나요!
단지 그날 그날 언제 끝날 지 예측 불가라는 게..!
그리고 프로젝트 일정을 제가 정할 수 없어서 계획된 휴가 같은 건 없어요.
이 정도 규모 회사에서는 좋은 편인 듯해요!



  '솔직한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끝-


Disclaimer

Up Side의 인터뷰는 개인적 경험 및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특정 회사의 상황이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리서치| ② 빅데이터와 기술의 발전, 리서치의 미래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