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이 되자마자부터 시작한 아르바이트 생활.
그 덕분에 '쉬는 건 죄'라는 생각으로,
단 한순간도 제대로 쉬지 못한 20대를 지나왔다.
중간중간 이직을 위해 일을 쉬기도 했지만
그때도 항상 아르바이트를 하며
가만히 있질 못했다.
근데 뭐 나만 그런 것도 아니라 하더라.
우리네 부모님들 세대는 우리보다 더 바쁘게 사시며 쉬지 못했다고들 이야기하더라.
'그렇구나'
'다들 그렇게 사나 보다' 하며 수긍하던 나에게
생긴 꿈같은 휴식의 시간.
사실 완전한 휴식은 아니다.
전업주부가 되어 살림을 하고 육아를 하는
주부라는 직업이 생긴 거지.
하지만 출근하지 않는 삶은
늘 상상만 해오던 삶이라 나에겐 꿈같은 시간이다.
아이의 아침을 챙겨주고
간단히 챙겨 먹는 나의 아침.
어제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체험으로
피자와 소시지를 만들러 다녀왔다.
아이가 쪼물쪼물했다는 소시지로 어제저녁은 남편의 볶음밥을 만들어줬고 남은 건 내가 아침으로 먹었다.
- 도하야 이거 도하가 만든 거야?
- 응 내가 쪼물쪼물했어!
요즘 나의 근황은 단순하다.
9시, 아이가 등원을 하면
산을 가거나 또는 요가를 한다.
그리고 아이가 오기 전까지의 시간은
나만의 시간.
최대한의 집중력을 발휘해 청소를 빠르게 끝내고
나의 시간을 길게 만들어 내려 노력한다.
꽃집에서 화분을 사 와
어디 둘까를 한참 고민하는 재미.
엄마 아빠와 점심을 먹고
산책을 하러 다니기도 하는 일상들.
특히 잘 키운 블로그를 통해
시작한 블로그 체험단 활동으로
부모님과의 낮시간을 쏠쏠히 보내고 있다.
엄마 아빠와 점심 먹으러
다니고 싶어 가계에 도움이 될것 같아 시작했는데,
요즘 이게 내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이다.
짧은 자유시간이 끝나면
하원하는 아이의 손을 잡고 다니는 산책.
주로 아파트 단지에서 노는 편이고
단지 내 놀이터를 자주 간다.
차를 타는 걸 좋아하는 도도덕에
집 근처 공원도 드라이브 겸 자주 가는데,
평일에는 사람이 많지 않아 아주 갈만하다.
나갈 때마다 쓰게 되는
소소한 간식값들이 아깝기도 하고
몸에 좋지 않는 것 같아
요즘은 과일을 씻어 챙겨가거나
미리 사놓은 아기과자들을 챙겨 나간다.
쉬는 건 어색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편하고,
하루하루가 심심할 줄 알았는데
아이와 함께하는 하루하루는 심심할 일이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ㅎㅎ
나의 노력도 있지만
내가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건
온전히 전업주부의 역할을 다할 수 있는 건
오늘도 아침 일찍 출근한 남편 덕분이다.
덕분에 얻게 된 새로운 직업. '주부'
직업이 꽤나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주부로서 내 삶을 하루하루를
소중히 채워나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