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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주 Jan 05. 2024

퇴근하고 장보고 집안일하는 보통의 워킹맘

소소하게 찬란하게




이른 퇴근을 한 날.


덕분에 도하하원을 빨리 할 수 있어 일찍 어린이집에 방문했다. 워킹맘 생활이 어느새 2년이 다되어가는 내가 가끔 도하를 데리러 일찍 갈 때마다 느꼈던 미안한 마음. 일이 우선이었는지 돈이 우선이었는지 모를 지난 2년간의 시간이 최근 들어 내 몸을 꽉 쪼이고 놓아주질 않는다. 부모가 가지는 죄책감이라 해야 하나.


그리고 그 죄책감을 이기지 못한 나는

전업주부의 삶을 결심하게 되었다.


이제 1달 정도 있으면 직장을 그만두는데, 

어떤 마음으로 앞으로를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큰 요즘이다. 





어쨌든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고 싶지 않아 바쁘게 움직이기로-


어린이집에서 일찍이 도하를 하원시키고 장을 보러 갔다. 마트 가자 도하야 ㅎ_ㅎ


삼촌이 작년 겨울에 사줬던 핑크색 장갑을

올해도 옹골차게 써먹고 있다.







저만큼밖에 안 샀는데 33,760원이네.





남편과 주말에 할 게 없거나

엄마랑 구경할 겸 집을 나설 땐 대형마트를 가기도 하는데,

보통 혼자 장을 볼때는 그냥 집 근처 마트에 간다.


짧은 살림 소견으로는

근처 마트나 시장에서 조금씩 장을 봐서 그때그때 음식을 하는 게 나에겐 더 맞는 것 같다.


절약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버리는 음식이 없어서 음식물 쓰레기도 많이 나오지 않는다.





오구오구 잘 먹네

간단히 도하의 저녁을 차려주고 함께 식사!




남편이 회식한다고 늦는다 하여

도하와 둘이서 오붓한 시간을 좀 더 보냈다.






저녁을 먹고

내일 아침 남편이 먹을 도시락을 간단히 싸고

설거지를 하면 오늘 집안일은 끝!







주방을 진짜 깨끗하고

아무것도 없이 유지하는 분들도 많던데,


나는 성격상 가까이 있어야 하는 것들은 가까이 있어야 편하다 생각하는 스타일이라 모든 걸 눈에 안 보이게 정리는 하지 못한다. 


그래도 여기서 뭘 더 만들려고는 하지 않고 미니멀하게 유지하려 노력한다.







집안일을 끝냈으니 이제부턴 자유시간.


도하가 타요주유소 장난감에 빠져

엄마를 찾지 않는 꿀 같은 시간 동안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꺼내 들었다.



'소소하게 찬란하게'_오지영








최근에 텀블러를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귀찮아서 잘 들고 다니지 않았었는데 기사에서 한국인 1명이 1년 동안 사용하는 플라스틱컵이 200개라는 사실을 보고, 나부터라도 줄여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래서 귀찮지만 텀블러를 들고 다니려 노력하는 중인데, 별거 아닌 이 행동이 나의 삶에 약간의 변화를 줬다. 


조금 번거롭고 불편하지만 텀블러덕분에

아침마다 내 커피를 내려마시게 되는

여유로움을 가지게 되었고, 

별거 아니라 생각했던 텀블러란 물건에 

애정도 생겼다.




이렇게 늘 소소한 것들은

날 꽤나 근사한 사람으로 만들어주고 ,

오늘을 찬란하게 만들어준다.






                     



오늘도 소소한 하루가 끝났다.

퇴근을 하고, 장을 보고, 집안일 하는 워킹맘의 하루 끝! 오늘도 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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