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 데이트 일상기록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너무 바쁘다.
특히 평일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해야 할 일들로 가득 차 있어
따로 시간을 내지 않으면
하고 싶은 일들을 하기가 너무 힘들다.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하고
집에 와서 아이와 놀다 보면
내 시간은 없는 것 같은 기분.
그래서
아이를 낳고 나서
남편과 둘이서 데이트를 하려면
굳이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노래 부르는데 집중한 발
최근 조만간 아이가 옮길 어린이집 OT 때문에
연차를 쓸 일이 생겼는데,
이왕 쓰는 거 남편도 같이 써서
함께 쉬기로 했다.
남편과
평일 연차를 맞추고 오랜만에 한 데이트!!
점심으로
칼국수랑 수제비를 먹고,
동전 노래방에 가서 노래 부르고 놀다가
커피를 마시며
짧은 데이트를 끝냈다.
최근에 자주 듣는 노래.
오랜만에 같이 노래방에 간 건데,
서로 노래실력이 늘었다며
칭찬해 주고 아주 난리도 아니었음 ㅎ_ㅎ
예전엔 '시간 되면 꼭 해야지'라고 적던, 언젠가 하고 싶은 일들의 목록들을 지금은 '시간 내서 해야지'라고 적는다. '시간 되면'과 '시간 내서' 사이의 작은 차이를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시간을 내지 않으면 그럴 시간은 영영 오지 않는다는 걸.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_김신지
연애시절 우리에게 노래방이란 시간이 되면 가는 곳이었다.
영화 보러 가기 전에 시간이 남으면 가는 곳.
밥 먹고 커피 마시러 가기 전에
시간이 되면 가던 곳.
아이를 낳고 나서부터는
노래방 한번 가는 것도 시간을 만들어서 가야 하고,
시간을 내지 못하면
노래 한 곡 부르는 일도 어려워졌다.
어떻게 쓴 연차인데
고작 노래방 가는 데다가 쓰냐라고
생각하게 되어 버리면
정말 갈 수가 없는 곳.
시간만 되면 갈 수 있던 곳이
시간을 만들어야만 갈 수 있는 곳이 됐다.
노래방뿐만이 아니다.
친구를 만나는 것 커피 한 잔 하는 것도
시간을 만들어야만 약속을 잡을 수가 있게 되었다.
시간 되면 한번 보자라고 말하기엔
다들 바빠져 버린 32살의 나이.
그래서 더 소중해졌다.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고,
맛있는 걸 먹고,
다음 약속도 정하게 되는 시간들이 소중하다.
내가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시간을 만들어 내야 하고,
그 시간들을 날 위해 사용한다.
당연히 소중해질 수밖에 없다.
어떻게 살고 싶었어? 물어보면 지금 사는 삶의 그 어느 것도 구체적으로 떠올린 적은 없는데, 그 시절 우리가 이루고 싶었던 것은 이미 다 이룬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_김신지
아이와 함께하는 일상,
가끔 하는 데이트,
친구들과 얼굴 한번 보려면 한 달 전부터는 생각해야 하는,
출퇴근하느라 바쁜
워킹맘의 삶.
어느 것 하나 구체적으로
떠올려본 적은 없던 바쁜 삶인데,
신기하게 다 이룬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너무 바빠 쉬고 싶기도 하고
일을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고
혼자 있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지금의 내 삶이 모든 걸 이룬 것 같다.
남편과 둘이서 놀고 싶은 날은
시간을 내서 데이트를 하면 된다.
쉬고 싶은 날은 잠시 집안일을
내일로 미루고 그냥 쉬면 된다.
아이와 제대로 놀아주지 못한 날이 있으면
또 그만큼 기력을 충전해서
다음날 재밌게 놀면 된다.
그래서 모든걸 다 이룬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해결 할 수 있는,
쉬운 일들이니깐.
우리
다음 달에도
데이트하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