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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주 Jan 21. 2024

맞벌이 부부 데이트 일상기록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너무 바쁘다.

특히 평일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해야 할 일들로 가득 차 있어

따로 시간을 내지 않으면

하고 싶은 일들을 하기가 너무 힘들다.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하고

집에 와서 아이와 놀다 보면

내 시간은 없는 것 같은 기분.


그래서

아이를 낳고 나서

남편과 둘이서 데이트를 하려면

굳이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노래 부르는데 집중한 발



최근 조만간 아이가 옮길 어린이집 OT 때문에

연차를 쓸 일이 생겼는데,

이왕 쓰는 거 남편도 같이 써서

함께 쉬기로 했다.





남편과

평일 연차를 맞추고 오랜만에 한 데이트!!





점심으로

칼국수랑 수제비를 먹고,

동전 노래방에 가서 노래 부르고 놀다가

커피를 마시며

짧은 데이트를 끝냈다.




최근에 자주 듣는 노래.


오랜만에 같이 노래방에 간 건데,

서로 노래실력이 늘었다며

칭찬해 주고 아주 난리도 아니었음 ㅎ_ㅎ






예전엔 '시간 되면 꼭 해야지'라고 적던, 언젠가 하고 싶은 일들의 목록들을 지금은 '시간 내서 해야지'라고 적는다. '시간 되면'과 '시간 내서' 사이의 작은 차이를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시간을 내지 않으면 그럴 시간은 영영 오지 않는다는 걸.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_김신지


연애시절 우리에게 노래방이란 시간이 되면 가는 곳이었다.


영화 보러 가기 전에 시간이 남으면 가는 곳.

밥 먹고 커피 마시러 가기 전에

시간이 되면 가던 곳.


아이를 낳고 나서부터는

노래방 한번 가는 것도 시간을 만들어서 가야 하고,

시간을 내지 못하면

노래 한 곡 부르는 일도 어려워졌다.


어떻게 쓴 연차인데

고작 노래방 가는 데다가 쓰냐라고

생각하게 되어 버리면

정말 갈 수가 없는 곳.

 


시간만 되면 갈 수 있던 곳이

시간을 만들어야만 갈 수 있는 곳이 됐다.




노래방뿐만이 아니다.


친구를 만나는 것 커피 한 잔 하는 것도

시간을 만들어야만 약속을 잡을 수가 있게 되었다.


시간 되면 한번 보자라고 말하기엔

다들 바빠져 버린 32살의 나이.



그래서 더 소중해졌다.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고,

맛있는 걸 먹고,

다음 약속도 정하게 되는 시간들이 소중하다.



내가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시간을 만들어 내야 하고,

그 시간들을 날 위해 사용한다.


당연히 소중해질 수밖에 없다.




어떻게 살고 싶었어? 물어보면 지금 사는 삶의 그 어느 것도 구체적으로 떠올린 적은 없는데, 그 시절 우리가 이루고 싶었던 것은 이미 다 이룬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_김신지






아이와 함께하는 일상,

가끔 하는 데이트,

친구들과 얼굴 한번 보려면 한 달 전부터는 생각해야 하는,

출퇴근하느라 바쁜

워킹맘의 삶.


어느 것 하나 구체적으로

떠올려본 적은 없던 바쁜 삶인데,

신기하게 다 이룬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너무 바빠 쉬고 싶기도 하고

일을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고

혼자 있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지금의 내 삶이 모든 걸 이룬 것 같다.




남편과 둘이서 놀고 싶은 날은

시간을 내서 데이트를 하면 된다.


쉬고 싶은 날은 잠시 집안일을

내일로 미루고 그냥 쉬면 된다.


아이와 제대로 놀아주지 못한 날이 있으면

또 그만큼 기력을 충전해서

다음날 재밌게 놀면 된다.


그래서 모든걸 다 이룬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해결 할 수 있는,

쉬운 일들이니깐.





우리

다음 달에도

데이트하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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